‘이태원 참사’ 여파 추모 분위기 이어져
거리 응원 금지…치킨업계 홍보 최소화[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4년 만에 월드컵이 열리게 됐지만, 닭고기업계 분위기는 조용하기만 하다.
월드컵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닭고기 업계서는 손꼽아 기다리는 대목 중 하나다. 월드컵이 시작되면 거리, 대형 호프집 등에 인파가 모이며 치킨 매출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가정으로의 배달도 늘어 통상 이 기간 치킨 매출은 두 배 가까이 뛰었었다.
하지만 닭고기 업계서는 이번 월드컵에는 이같은 특수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름에 개막하던 월드컵이 올해는 추운 날씨에 열리는데다, 이태원 참사를 위한 추모 분위기로 거리 응원도 금지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24일 목요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우루과이와 H조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28일 월요일 오후 10시 가나와 두 번째 경기를, 이어지는 12월 3일 포르투갈과의 경기는 자정이지만 다음날이 일요일이라 부담이 없다.
이렇듯 올해 한국 대표팀 경기가 황금시간대로 배정되면서 닭고기 업계서는 월드컵 특수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보고 4/4분기 마지막 반전을 기대했지만 이태원 참사 여파로 특수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돼버렸다.
한 육계 계열화업체 관계자는 “치킨프랜차이즈들이 월드컵 관련해 마케팅 활동 계획은 하고 있긴 하지만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월드컵 관련해서 개최되기로 했던 행사(온·오프라인)가 추모 분위기로 인해 모두 취소됐다. 가정에서의 소비가 월드컵 기간동안 소폭 증가하겠지만, 닭고기 업계에 영향을 주기에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기간 소폭 매출 증대가 예상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월드컵 분위기를 이끌어 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4일 현재 육계 산지가격(생계유통시세, 축산물품질평가원)은 kg당 1천745원으로 이달 초 1천900원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이달 초 가격이 올랐던 이유도 소비증가가 아닌 지난 9월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입식수수가 감소해 출하량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다.
한국육계협회(회장 김상근) 관계자는 “현재 국내 AI가 발생한 상황이라 지역적으로 일시이동중지가 발령된 상태지만 출하에 지장을 줄 만큼 영향이 크지는 않아 유통물량에는 변화가 없다. 이달 초 잠시 가격이 상승했던 이유는 9월말 입식 감소 때문”이라면서 “출하물량 부족으로 일시적인 가격 상승이 있었지만 소비가 주춤함에 따라 보합세에 그쳤고 이번 주초부터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닭고기 산지가격은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정부 차원의 수급 조절이 절실하지만 공정거래 이슈가 있어 불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