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농식품부 ‘한국판 뉴딜사업’ 포함 시범사업 추진
시범사업자 선정 완료…온라인플랫폼 구축 착수
질병발생 따른 경매 중단·축산물 유통차질 없게
돼지도매시장의 온라인(비대면)전문 경매가 가시화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일 생산자단체, 도매시장, 관계기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 경매 시범사업을 위한 화상 회의를 갖고 지금까지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향후 세부 추진방향 및 이해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경매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시장반응 긍정적
현재 14개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오프라인(대면)경매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ASF 등 가축전염병 발생시 도매시장 폐쇄 등으로 인해 축산물 유통체계의 혼선은 물론 농가와 유통업계의 경제적 피해가 잇따랐던 게 현실이다.
이는 곧 안정적인 축산물유통을 위한 비대면 경매시스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배경이 돼 왔다. 더구나 최근의 팬데믹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축산물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는 그 설득력을 더하고 있는 상황.
비용절감을 통한 유통경쟁력 강화는 물론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도매시장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온라인 경매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온라인 경매 도입시 참여의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도매인과 매참인의 경우 응답자의 43.2%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보통이라는 대답도 27.3% 였다. 부정적인 응답자는 29.5%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출하자와 구매자 등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조사 역시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20년 7월14일 발표된 한국판 뉴딜 사업에 축산물 온라인경매 플랫폼 구축사업을 포함시키는 한편 축산물품질평가원을 통해 관련 연구사업을 착수토록 하는 등 ‘드라이브’ 를 걸기 시작했다.
모바일 원격경매 현실로
온라인 경매는 소와 돼지 등 축산물의 영상과 등급판정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 중도매인 등 실구매자가 온라인으로 경매에 참여하는 시스템이다.
구매자들은 한곳에서 모이지 않고, 원거리에서도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영상과 품질정보 등을 확인해 가며 PC나 모바일을 통해 원하는 축산물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구매자가 축산물의 품질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도록 영상 외에 기계 등급판정 정보 등을 포함한 52개 항목을 추가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금년 중 온라인경매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시범사업을 통해 온라인 기반 경매 활성화의 가능성 및 효과검증 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확대키로 하고 내년에 1개소, 2년후에는 2~3개소까지 시범사업 도매시장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시범사업은 품질확인이 비교적 용이한 돼지 도매시장부터 우선 적용키로 했다.
돼지도매시장의 경우 전광판 정보와 지육실물 확인 후 단가를 응찰하는 단순 현장경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온라인 경매도입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반면 소는 화상을 통한 품질확인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고 현물과 함께 거래대금이 큰 특성을 감안, 시범기간 동안 추가적인 품질정보를 발굴해 가며 온라인 경매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다만 온라인경매 시범사업이 본격화 된다고 해도 도입 초기임을 감안할 때 기존의 오프라인 경매 시스템 역시 당분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기계등급판정장비 우선 지원
농식품부는 올해 2월 플랫폼 구축을 포함한 온라인경매 시범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지난 4월에는 내년에 첫 온라인경매를 실시할 시범사업장으로 공모를 통해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나주축산물공판장을 선정했다. 나주공판장에는 온라인경매 인프라 구축을 위해 영상 촬영장비와 전광판은 물론 돼지등급판정 기계가 우선 지원될 예정이다.
출하자 정보와 등급, 영상정보 등의 관리 제공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관리 및 보안시스템과 모니터링 등 온라인경매 플랫폼 구축도 본격화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정보화사업 관련 부처인 행안부 등과 관계기관 사전 검토 및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 축산물품질평가원을 시행기관으로 지난달에는 플랫폼 구축 사업체 선정을 위한 조달청 입찰공고까지 마친 상황. 따라서 이달 중에는 사업착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통해 시범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지속적으로 도출,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는 한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개발하는 등 온라인 경매 도입이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한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정상적인 시범사업이 착수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이 보다 앞서 시스템이 어느 정도 갖춰지는 대로 준비성격의 온라인경매 운영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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