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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단>직접 해보셨나요?

직접 해보셨나요?

  • 등록 2020.08.26 10:49:33


박규현 교수(강원대학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 그에게로 가서 나도 / 그의 꽃이 되고 싶다. // 우리들은 모두 / 무엇이 되고 싶다. /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다. 이 시는 존재의 본질과 의미의 생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또한 연인들의 마음을 전할 때 좋은 시로 종종 이용된다. 내가 꽃을 꽃이라 인지하고 그 꽃에 대한 관심은 이름에 대한 궁금함을 불러일으키고 그 이름과 본질을 알게 된 후 그 꽃과 동일시된다. 나에게 소중한 것은 처음에는 무의미했지만 인지(認知, cognition)를 한 후에는 점점 그 의미가 커지고 드디어 소중한 것이 된다.

인지를 하는 방법으로는 본인이 직접 경험하는 것과 지인, 독서, 교육 등을 통해 간접 경험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인지는 사물/현상의 외면적인 면을 이야기하므로 직접적 경험이 간접적 경험보다 더 쉽게 그 사물/현상을 인지할 수 있다. 인지한 이후에는 그 사물/현상에 대한 정보획득을 통해 그 사물/현상의 본질에 점차 다가간다. 비록 직접적 경험이 사물/현상을 인지하는 면에서는 간접적 경험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 본질을 알아간다는 면에서는 과학을 포함하는 다수의 경험이 축적된 간접적 경험보다는 약할 수밖에 없다. 현장에 발생한 문제(인지)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장에 가서 그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려 할 때 많이 듣는 첫 질문은 ‘직접 해보셨나요?’, 바꿔 말하면 ‘그 문제를 인지하고 있나요?’라는 것이다. 그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을 하면 질문자와 동일화하기 쉽다. 그 이후부터는 친근하게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해결을 위한 본질을 파악하는 시간과 노력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문제를 인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경험을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것을 경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산술평균(평균, mean)은 주어진 수의 합을 그 수의 개수로 나눈 값이다. 따라서 주어진 수 중 그 평균과 같은 값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주어진 수가 그 평균에 상대적으로 가까울 수도 있고 멀 수도 있다. 예를 보자. [4, 5, 6]의 평균은 5이고 [3, 4, 8]의 평균도 5이다. 계산한 평균 5는 세 개의 수로 만들어진 두 집단의 공통점이지만 그 두 집단이 같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세 개의 수를 보여주지 않고 평균 5라는 정보만을 듣는다면 같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평균 5는 [4, 5, 6] 집단의 5라는 수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으나 다른 수와는 1만큼 차이가 생긴다. 평균 5는 [3, 4, 8] 집단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며 3과는 2만큼, 4와는 1만큼, 8과는 3만큼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어떤 집단의 수들을 크기의 순서대로 정렬했을 때 그 중앙에 위치한 값을 중앙값(median) 또는 중간값이라고 한다. [4, 5, 6]의 중앙값은 5이며 [3, 4, 8]의 중앙값은 4이다. 이 중앙값을 알 수 있다면 두 집단은 다른 집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세 번째 집단 [3, 5, 7]이 있다고 한다면 그 평균과 중앙값은 모두 5이므로 [4, 5, 6]과 그것들과 같지만 그 두 집단은 다르다. 집단의 수가 평균을 중심으로 얼마나 퍼져 있는지(변동성)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표준편차가 있다. [4, 5, 6]의 표준편차는 1이며 [3, 5, 7]의 표준편차는 2로 계산되기 때문에 두 집단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한 집단을 다른 집단과 비교하는 방법에 따라서 그 집단을 같다고도 다르다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방법들을 사용하고 또한 가장 효율적은 방법들을 사용해야만 한다. 즉, 집단을 인지 후 그 집단의 본질을 알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가능성을 분석해야만 하고 가장 낮은 가능성부터 제외해 나가는 방법을 사용해야만 한다.

어떠한 결정을 할 때 이성적으로 합리적 판단만을 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에서 발행하는 로또의 1등 당첨은 8,145,060개의 가능성 중 한 가지이며 흔히 사용하는 백분율로 계산하면 0.000012%를 약간 넘는다. 과학자들은 매년 천 명 정도가 벼락에 맞아 죽는다고 생각한다고 하니 세계 인구를 60억명이라고 한다면 1년에 벼락에 맞을 확률은 0.000016%를 약간 넘기 때문에 로또 1등 당첨은 벼락을 맞는 것보다 어렵다. 다만 로또는 총 구입량이 많이 때문에 당첨자가 많이 보일 뿐이다. 우수개소리로 당첨확률을 두 배 높이는 제일 좋은 방법은 두 장을 사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누군가는 당첨금을, 누군가는 당첨확률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고 그 중요성에 대한 기준이 로또를 구매 또는 구매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최장 장마라고 한다. 6월 말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기상청의 예보대로 8월 14일에 장마가 끝난다면 중부지방의 장마기간은 52일이 될 것이라고 한다. 긴 장마기간과 함께 국지적 호우가 내리는 특징이 있다. 8월 1일부터 8월 4일까지 춘천지역의 기상관측자료를 기상청 날씨누리 누리집(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았다. 나흘 동안 강수량은 25.0~178.7mm, 평년 강수량은 9.5~11.2 mm였고 평년 강수량보다 최대 18.5배 높았으며 그 나흘간에도 날짜별 변동성이 컸다. 올 해 평균 강수량과 평년 강수량을 비교할 경우 그 차이는 많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기간별 변동성은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변동성은 미래에 대한 예측의 불확실성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평균을 기준으로 대비할 경우 미래에 평균보다 많이 내릴 비에는 대응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변동성(또는 불확실성)을 기준으로 대비할 경우 미래에 평균보다 많이 내린 비에는 대응할 수 있을 것이지만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할 것이며,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낭비된 자원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평균보다 더 많은 비가 내렸을 때 그 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어느 기준으로 대비하느냐에 따라 그 효용성이 바뀌게 된다. 축산의 환경을 내부(사양, 번식 등)와 외부(소비자, 사회 등)로 구분할 때 내부의 환경변화 보다는 외부의 환경 변화가 더 큰 영향(변동성이 큼)을 미치고 있으며 미래에는 외부환경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가 내부적 축산환경만을 바라본다면 외부적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축산이라는 세상이 외부적인 것을 포함한다면 자원의 소비는 증가하더라도 지속가능할 수는 있다. 이제는 축산 외부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해야 할 때이다. 이제는 외부 사람을 만날 때 ‘직접 해보셨나요?’라는 질문 보다는 ‘이런 문제점이 있더군요’라는 접근이 필요할 때이다. 우리를 먼저 보여주며 문제해결을 위한 공감대를 만들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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