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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축분 퇴비화의 재조명

  • 등록 2020.04.08 10:53:22


오 인 환 명예교수( 건국대학교 과학기술대학)


축분 퇴비의 부숙도 검사의무에 대하여 축산생산자단체에서 요구한 3년간의 유예기간이 정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1년간의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아무튼 과잉규제라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렵다. 차제에 퇴비 부숙도 검사의무를 통하여 퇴비화를 다시 조명해보고자 한다. 1990년대에 사회적으로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축분에 대한 퇴비화 기술도 광범위하게 논의되었으며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었다. 허가대상규모의 축산농가 중에서도 양돈, 양계농가들은 각기 농가에 적합한 기술을 적용하여 왔다. 로타리 또는 에스켈레이터 교반방식, 퇴적송풍식, 수직 밀폐형 등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신고대상 농가들은 규모가 작은 관계로 경제성을 고려하여 단순한 퇴적방식이 주로 행하여졌다. 한우, 젖소사육 농가도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때 퇴비사의 면적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퇴비사 건폐율을 축사면적의 20%에 맞추도록 되어있는데,  건폐율을 20% 이상으로 할 수 있도록 수정고시를 하여야 한다. 특히 퇴비더미를 주기적으로 뒤집어 주어야 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기계가 굴삭기와 스키드 로더 등이다. 기계가 이동하면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퇴비사 면적이 더 많이 요구된다. 또한 트랙터 부착형 교반기도 소개되고 있는데, 이때 퇴적높이를 따져보아야 한다. 높이가 적어도 1.5m 정도는 되어야 용적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바람직하기는 교반 전용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면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간략하게 퇴비화의 원리를 살펴보고자 한다. 퇴비화는 호기성 처리방법이다. 즉 산소를 퇴비더미에 공급해주어야 한다. 적정 수분함량 60~70%를 해주고 공기를 공급해주면 축분의 유기물이 분해된다. 처음 1~2주 동안에 열이 발생하면서 온도가 70℃ 정도로 올라간다. 다량의 이산화탄소(CO2)가 생기며 수증기는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암모니아, 초산 등도 발생한다. 이 단계가 지나면 온도가 서서히 내려가면서 상온에 이르게 되며 안정화된다. 유기물은 현장 상태에 따라 20~50%가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탄소와 질소의 비율(탄질비 C/N)을  약 30으로 맞추어 주어야 한다. 이것을 어떻게 맞추느냐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축분에 수분조절재를 혼합하면 일반적으로 적정 C/N비 범위에 들어간다. 이때 탄소는 미생물의 먹이가 되며, 질소는 미생물이 세포를 형성해 나가는데 필요하다. 그러나 축분 내에 질소가 과다하면 암모니아 형태 또는 아산화질소 형태로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냄새를 유발한다.
공기를 넣어주기 위한 교반은 계절에 따라서 달라져야 한다. 여름철에는 자주해주고 겨울철에는 퇴비더미의 온도유지를 위하여 좀 덜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여름철에 주 1~2회를 한다면, 겨울철에는 주에 한번 해주는 식이다. 이 교반횟수는 퇴비사의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퇴비사의 지붕이 햇빛 투과성 재료인가, 찬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가 등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다. 퇴적송풍식은 퇴비사 바닥에 공기배관을 깔아주고, 그 위에 퇴비더미를 쌓아서 외부에 있는 송풍기로 바람을 불어넣어주는 방식이다. 기계적인 교반방식 또는 퇴적송풍식은 각기 특징이 있다. 어느 방식을 택하느냐는 취급의 용이성, 응급조치의 편이성, 퇴비의 균질화, 암모니아의 휘산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퇴적송풍식이 시중에 보급되었다가 대부분 없어졌고, 현재는 종종 후숙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부숙도를 검사하는 방법으로는 퇴적물의 온도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온도가 70℃ 정도까지 올라갔는지, 그리고 점차 상온으로 내려와 더 이상 큰 변동은 없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이다. 온도센서와 데이터로거를 이용하여 확인할 수 있다. 유기물 잔존율을 측정하는 방법도 있다. 왕성하게 유기물이 분해되다가 그 후 일정하게 유지되는지를 본다. 산소 소모율측정, 이산화탄소 발생률 측정, 생분해열 측정, 암모니아 이온측정법, 종자발아법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양이온교환용량(CEC) 측정, 초산태질소 검출(우분퇴비) 등이 있다. 종자발아법은 식물에 대한 생육저해물질을 직접적으로 알고자 하는 방법이다. 육안으로 검사하는 방법으로는 색깔의 변화, 즉 암갈색에서 흑갈색으로 변하였는지, 냄새를 맡았을 때 원래의 분냄새가 나지는 않는지, 손으로 쥐어보았을 때 덩어리가 잘 으스러지며 손바닥에 붙지는 않는지 등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신고대상, 즉 중간규모의 축산농가에서는 주로 장비를 이용하여 뒤집기를 하며, 그 이동반경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퇴비사의 면적이 커야 한다. 따라서 건폐율을 20% 이상으로 해주어야 한다. 기존에 나와 있는 장비 외에 전용 교반기를 개발할 필요도 있다. 앞서 살펴본바와 같이 퇴비는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지며, 여러 가지 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에 어느 한 물질을 기준으로 삼아 부숙도를 판정하는 것은 정확도에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육안으로 식별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 자가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여서 축산농가가 손쉽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종국에는 부숙도 검사를 축산농가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맡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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