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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종돈개량과 규모

  • 등록 2018.09.21 11:28:43

[축산신문 기자]


김 성 훈 대표(피그진코리아)


#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한돈농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비를 낮추고 판매단가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생산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이 있으나 단일 항목으로 산자수만큼 생산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없을 것이다. 산자수가 1두 증가하면 약 4%의 생산비 감소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자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종돈으로 사용되는 암퇘지이다. 암퇘지의 능력에 따라 산자수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껴 알고 있다. 또한 돼지고기의 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에 하나가 수퇘지로 볼 수 있다. 도축전후의 품질관리와 가공형태 등도 영향을 미치지만 단일 요인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수퇘지이다. 결국 한돈농가가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생산비를 낮추고 판매단가를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종돈이다. 한돈산업에서 종돈은 매우 중요하다.


#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종돈은 올해 상반기 동안 849두가 수입되었다. 지난해의 4천409두에 비하면 많이 감소했지만 평균적으로 매년 2천여두의 종돈이 수입(2013년(2천65두), 2014(1천525), 2015(1천873), 2016(3천076))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종돈이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지난 6월말 통계청 가축동향조사에 의하면 6천195농가에서 약 1천130만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한돈농가에 종돈을 공급하는 국내 종돈장 수는 지난해보다 17개소가 증가한 132개소이며, 이 중 단독으로 GGP 역할을 수행하는 종돈장만 22개소로 조사되었다. 또한 종돈장 중에 GGP역할을 일부라도 감당하고 있는 종돈장 73개소에서 개량을 위해 순종을 생산하는 모돈이 1만6천두인 것으로 조사되었다(한국종축개량협회). 이것은 18년 2/4분기에 조사된 후보돈을 포함한 전국의 모돈 107만두의 1.5%로, 경쟁력 있는 육종피라미드의 0.7%보다 2배 이상의 순종모돈을 더 가지고 있지만 73개 종돈장의 평균 순종보유 두수는 219두로 매우 규모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종돈장의 규모화와 전문화이다. 지난 30년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던 많은 종돈장들이 연합하거나 다른 종돈장에 흡수되어 규모를 늘리게 되었으며 현재는 PIC, 덴브래드, 톱픽스-노스빈, 하이포 등 다국적 종돈기업과 프랑스의 누클레우스, 엑시옴(진플러스와 ADN 연합), 캐나다의 제네수스 등이 세계종돈시장을 분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캐나다의 얼라이언스나 미국의 베스트제네틱스 등은 여러 개의 작은 종돈장이 연합으로 종돈을 마케팅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또한, 지역적으로는 나름대로 몇 몇 작은 종돈장이 명목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 우리나라 종돈장이 종돈개량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규모화와 전문화가 필연적이다. 국내에 등록된 종돈장이 132개소나 있고 순종을 생산하는 종돈장 또한 73개소가 있지만 거대한 다국적 종돈회사와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전문화는 차치하고 이들 종돈회사를 규모로 보면, 모계의 경우 한 품종에 적게는 3천두에서 많게는 1만두 이상의 종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 종돈장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규모를 늘리기는 어렵지만 협력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골든씨드프로젝트(GSP; Golden Seed Project)에 참여하는 5개의 주요 종돈회사(다비, 농협, 선진, 가야, 금보)에서 개량에 사용되는 요크셔 종돈을 모두 합치면 3천500두 정도이다. GSP의 기본 개념이 참여하는 종돈장의 종돈군을 합하여 규모를 확보하고, 개량에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제경쟁력확보에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더구나 부계인 두록은 지난 10년 동안 돼지개량네트워크 사업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규모를 확보하는 일을 추진해 왔다.


# 여러 개의 종돈장이 모여서 종돈을 같이 개량한다고 해도 각 종돈장이 개별적으로 특성을 유지하고 개량할 수 있어야 한다. 산자수와 같이 큰 방향은 모두 같이 통합해서 개량하고 각 종돈장들은 마블링이나 모돈의 포육능력, 성장률 등 다른 종돈회사와 차별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개별적인 개량을 병행해야 한다. 산자수와 같이 유전력이 낮은 형질은 개별적으로 개량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같이 힘을 합쳐야 하지만 시장에서 요구하는 여러 특징을 각자의 종돈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 여러 개의 종돈장이 모여서 유전자원을 공유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주던 사람이 받을 수도 있고 받던 사람이 줄 수도 있어도 입장이 명료하지 않은데, 줄곧 받을 수 밖에 없는 경우 불균형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돼지개량네트워크에서 참여종돈장과 협력종돈장으로 구분하고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규정해 놓은 것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종돈장들과 어깨를 겨루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규모이다. 종돈의 개량은 규모화와 전문화가 필수적이다. 최근의 가축개량은 이전에 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규모도 커지고 전문적인 산업으로 발전되고 있다. 세계의 주요 가축의 경우 손에 꼽을 정도의 대규모 종축개량회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규모화와 전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들만큼 규모화하거나 전문화하기는 어렵겠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규모화와 전문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협력과 이해가 필요하다. 이익과 노선에 따라 모이고 헤어지는 이합집산이나 합종연횡과는 다른 형태의 참여가 필요하다. 캐나다의 얼라이언스나 미국의 베스트제네틱스 같이 무늬만 합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일을 성실히 수행하고 장기적인 계획으로 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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