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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유전체 선발과 한우 암소 개량

  • 등록 2018.09.19 10:09:39


최 봉 환 농업연구사(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유전체과)


한우는 우리나라 역사와 더불어 오랫동안 한민족의 사랑을 받아온 귀중한 가축이다. 1970년대에는 자녀 대학등록금과 하숙비, 책값을 대는 데 활용하며 든든한 농가 재산목록 1호로 여겨지기도 했다. 한우 중에서도 암소는 더 애지중지하며 키웠다. 송아지를 낳는 소로 값어치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현재 한우산업은 한 해 보증 씨수소 30마리를 선발해 그 정액을 전국 한우 농가에 보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우개량에서 씨수소의 아비소 또는 어미소에 대한 선발의 기여도는 각각 61%, 39%이다. 아비소 선발 시 개량의 효과가 매우 크고, 개량 속도도 빨라서 그간 우리나라는 수소 개량에 집중해왔다. 이에 반해 번식우로서의 암소는 송아지를 평균 3번까지 낳고서 단순한 경제 원리를 통해 고기소로 판매되고 있다. 최근 한우암소검정사업을 통하여 한우암소의 개량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지만, 지금까지의 한우개량은 온전히 씨수소 위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의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슈퍼 한우 송아지일지라도 세포 속에 존재하는 DNA는 아비 수소와 어미 암소의 것을 각각 50%씩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암소에 의해서만 어미(모계) 유전하는 물질이 있는데, 그게 바로 ‘미토콘드리아 DNA’이다. 한우 수소 정자의 중간부에 위치하며 활동에너지를 공급하는 미토콘드리아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수정이 이루어질 때 탈락되고 수정란 안에서는 암수의 핵 DNA와 오직 암소의 미토콘드리아 DNA만 남게 된다. 암소가 수소보다 더 많은 유전정보를 주관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 소기관 중 하나로서 여러 가지 유기물질을 아데노신3인산 형태로 변환하기 때문에 생명활동의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의 발전소라고 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수는 세포 종류와 기능별로 다양하다. 예를 들어, 근육세포의 세포질 용적의 25%까지 차지하는 미토콘드리아는 운동을 많이 하게 되면 그 수가 늘어나고, 운동을 줄이면 그 수도 줄어든다. 이러한 미토콘드리아 개수의 변화는 핵 DNA 내에 있는 다른 유전자들에 의해 조절된다는 보고가 있다. 자신의 생명유지를 위해 미토콘드리아 DNA는 핵  DNA와의 유전정보를 끊임없이 교류한다고 할 수 있겠다.
미국축산학회지에서 ‘일본 화우’에 대해 발행한 논문 중에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 소의 미토콘드리아 DNA 영역 내에는 다른 영역보다 개체 간 변이가 많은 조절 영역이 있는데, 일본 화우는 이 영역이 5가지의 염기서열형태로 분류가 돼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형태에 따라서 등심단면적과 근내지방도(마블링) 점수의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미토콘드리아 DNA의 유전적 효과가 일본 화우의 고기 형질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최근 미토콘드리아 DNA 내의 유전자 중 1개의 염기서열이 바뀌면서 아미노산이 치환되어 근내지방도 점수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관찰했다. 한우 암소가 가지고 있는 미토콘드리아 DNA의 염기서열이 바뀌거나 특정 유전자의 발현량 변화는 암소의 능력치를 개선시킬 수 있고, 어미유전 되는 송아지의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한우 유전체 전반에 걸쳐 핵 DNA와 미토콘드리아 DNA 유전정보를 꾸준히 분석·평가하여 유전체 선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우의 육량, 육질, 질병과 연관이 있는 유전자 마커를 발굴하여 활용하면 한우의 개량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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