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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한국농축수산대학교’로 부르는 게 맞다

  • 등록 2018.03.21 10:56:11


남 성 우 박사(前 농협대학교 총장)


세상의 모든 사물에는 이름이 있다. 사물을 지칭해 보편적으로 붙이는 이름을 보통명사라고 하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대상이나 특정한 대상을 가리키는 이름을 고유명사라고 한다. 이름은 일반인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 번에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도록’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교의 이름도 예외가 아니다.
전라북도 전주에 가면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가 있다. 이 대학의 설립목적은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농업·농촌의 발전을 주도할 정예 농업 인력의 필요성에 부응하여, 미래 농업 CEO를 양성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 대학은 1997년 3월에 3년제 국립전문대학으로 개교할 때 명칭을 ‘한국농수산전문대학’으로 했고, 2006년 ‘한국농업대학’으로 변경했다. 2009년에는 인력 양성의 범위를 농업, 임업, 수산업, 식품 분야 등으로 확대하면서 ‘한국농수산대학교’로 이름을 바꾸고, 소속은 농촌진흥청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직속으로 바뀌었다. 대부분의 대학은 교육부 관할이지만, 이 대학은 농업·농촌 분야의 전문교육기관이라는 점을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 산하에 둔 것이 특징이다.
이 대학은 개교 이래 2017년까지 총 4천360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농수축산분야의 산업 발전과 농업·농촌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함으로써 설립목적에 부응하면서 본연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이 대학 졸업생들은 후계인력이 부족한 농업·농촌에서 지도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농축산물 생산을 뛰어넘어 가공, 유통, 서비스 분야까지 나래를 펼치고 있다. 농업이 1차 산업에 그치지 않고 2차, 3차 산업까지 아우러진 6차 산업으로 진화하는데 이들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이 대학의 강점은 농업여건의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서 농어업경영을 희망하는 지망생들이 많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또 수업연한의 2배 기간 동안은 농어업에 종사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학비를 국비로 전액 지원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대학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에서 부담한다는 것도 다른 대학보다 유리한 점이다.
한국농수산대학교의 2018년도 모집 정원은 총 18개 학과 550명으로 설립 이후 꾸준히 늘어났다. 전공분야별 모집 인원을 보면 작물계열 100명(식량작물학과 40명, 특용작물학과 30명, 버섯학과 30명)이고, 원예계열 150명(채소학과 40명, 과수학과 40명, 화훼학과 30명, 원예시설시스템학과 40명), 산림계열 50명(산림학과 25명, 조경학과 25명)이다.
축산계열은 160명으로 모집 인원이 가장 많다. 축종별로 보면 한우학과 40명, 낙농학과 20명, 양돈학과 25명, 가금학과 25명, 말산업학과 25명, 산업곤충학과 25명으로 전공이 세분화되어 있다. 농수산융복합계열은 60명(농수산가공학과 30명, 농수산비즈니스학과 30명)이다. 수산계열은 수산양식학과 30명으로 2010년 3월에 개설된 이후 한 개 과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필자는 ‘한국농수산대학교’의 명칭에 ‘축산’을 넣어서 ‘한국농축수산대학교’로 바꾸는 게 마땅하다는 제안을 하고자 한다. 계열별 모집 정원도 가장 많고 전공도 세분화되어 있는 만큼 ‘축산’을 부각시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축산을 전공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도 ‘축’자가 들어가면 훨씬 긍지를 갖게 될 것이 아닌가. 혹자는 축산도 농업의 일부인데 무슨 그런 제안을 하느냐고 반론을 할 수도 있겠지만 모르는 소리다. 농업은 식물을 재배하는 분야이고 축산은 동물을 사육하는 분야로서 학문의 바탕이 전혀 다르다. 같은 축산분야라도 축종별로 공부해야 하는 내용이 다르다. 그래서 이 대학의 축산계열 전공학과가 과거 대가축학과에서 한우학과와 낙농학과로 세분되었고 중소가축학과는 양돈학과와 가금학과로 나눠진 것이다.
산업적인 면에서 보더라도 축산업 생산액은 농업 생산액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2013년 정부조직법 개정 시 축산인들의 건의를 받아들인 정부가 농림축산식품분야를 총괄하는 부처의 명칭을 ‘농림축산식품부’로 바꾼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될 것이다.
무슨 일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안 될 게 없다. 학교 이름에 ‘축’자 한 글자를 넣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국농수산대학과 농림축산식품부의 긍정적인 배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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