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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발상…화력발전소와 협약

<창조축산> 한우 뱅크 사업 ‘하동축협’

[축산신문 장지헌 기자]


■ 현장에서 길을 찾아라


발전소-지역사회 협력…펀드 형식 사육참가

미경산 비육 232두중 41두 출하…결과 기대이상

1+등급 이상 86%…소값 하락 불구 수익률 11%

투자자 6명 조합 가입·5천만원 출자로 경영 보태

소비촉진 활동 등 투자이익 이상의 협력성과도


“소 값 하락으로 내심 걱정 많이 했는데 손해보지 않고 조금이나마 이익을 봤다니 다행입니다.”

이는 남부화력발전소 인천본부 김경철 본부장이 박학규 하동축협조합장에게 건넨 말이다.

남부화력발전소하동본부(이하 발전소)와 하동축협 이야기는 지난 2011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경철 본부장이 하동솔잎한우프라자에서 식사를 하던 중 한우 농가들이 FMD를 겪으며 많이 힘들어 한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때마침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지역사회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던 발전소는 하동축협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게 됐다.

그 결과 발전소 직원들이 펀드 형식으로 한우 사육에 참여하는 방안이 구체화됐다. 즉 발전소 직원들이 송아지를 2마리 이상 구입자금을 투자하면 하동축협이 위탁관리한 다음 출하하여 정산 결과 이익이 발생하면 발전소 투자자와 하동축협이 반반씩 나누기로 한 것이다. 만약 정산 결과 손해가 발생시엔 10%까지는 투자자가 감수하고, 10%를 넘어서면 축협이 보전해주기로 했다.

이렇게 시작한 발전소와 하동축협간 한우 투자 및 위탁관리 사업에 발전소 직원들은 흔쾌히 응했다. 모두 85명이 참여했다. 위탁 암송아지는 232두였다. 당시 송아지 가격은 마리당 160만원이었다. 하동축협은 이렇게 위탁된 소를 조합 생축장에서 22개월간 비육했다. 미경산 한우 비육이었던 것이다.

하동축협은 위탁 관리가 진행되는 도중 투자자를 초청, 자기 소 찾기 이벤트를 통해 한우 관리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등 한우 투자에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소값 하락이었다. 암송아지 한 마리 가격이 투자 당시 160만원하던 것이 100만원까지 하락한 것이다.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불안하기는 하동축협도 마찬가지였다.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하루 아침에 적자 사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하동축협은 232두중 41두를 출하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미경산우 임에도 1+등급 이상이 86%나 됐다. 최고가를 받은 소는 1천만원이 넘었다. 도체중 393kg에 1++등급을 받아 2만6천850원에 경매됨으로써 1천55만원을 기록한 것이다.

조철수 상무는 “사실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이 외로 등급이 잘 나와 한 숨 돌렸다”며 그동아 노심초사했던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 출하한 41두만 놓고 볼때는 투자 수익률이 10.06%라는 계산이다. 투자치곤 꽤 괜찮은 투자인 셈이다.

그런데 더욱 주목되는 것은 발전소와 하동축협의 이 같은 협력사업 성과가 얼마간의 투자이익이 발생한 그 이상이라는 것이다.

발전소 임직원들이 명절이 되면 하동솔잎한우를 선물로 구입하는가 하면(3천만원 정도), 평소 하동솔잎한우프라자의 주요 고객이 됨으로써 한우 소비 촉진에 앞장 섰다는 것이다.

조철수 상무는 축석을 앞둔 지난 달 29일 발전소 하동본부에서 인천본부로 자리를 옮긴 김경철 본부장을 찾아가 미경산한우 판매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며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발전소와 하동축협간 협력 사업의 또 하나 성과는 투자자 85명중 6명이 조합원으로 가입, 5천만원의 출자까지 함으로써 조합 경영에도 보탬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하동축협은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했던 사업을 통해 조합사업의 수익을 내는가 하면 축산물 판매 확대에도 기여하게 됐다. 

창조축산의 전형적인 사례라 할 만하다.

하동축협은 이 사업 외에도 하동의 스토리가 가득 담긴 하동솔잎한우프라자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가 하면 왕따 학생 치유 체험 프로그램운영, 한우와 코스모스가 있는 풍경을 주제로 한 그림그리기 대회 등으로 축산물 생산 가공 판매는 물론 문화 교육까지 어울어진 융복합사업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해 냈다.


■ 인터뷰 / 박학규 하동축협장


축협이 살아남을 길, 경제사업에 있습니다


시대 맞춤 경영…문화 교육과도 연계 사업발굴 

경제사업 비중 금융사업 대비 조수익 7:3 앞서 


“축협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역시 경제 사업을 잘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냥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시대 변화에 맞게 혁신해야 합니다.”

박학규 하동축협조합장은 초선 때 가졌던 이 생각이 지금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사업 환경 악화로 금융 사업으로 인한 손익 개선에 한계가 있음을 감안할 때 박 조합장의 이 같은 말은 더욱 의미있게 들린다.

실제 박 조합장 취임 이후 하동축협은 단순한 축산물 생산과 판매 또는 구매 사업에 머물지 않고 하동이라는 지역의 문화적 이미지를 접목시키는가 하면 교육 과도 연계된 사업 아이템으로 축협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북촌 코스모스 공원에서 한우 그림그리기로 축산이 어린이, 소비자와 더욱 가까워진 계기를 만들었는가 하면, 청소년 대상 왕따 닭 체험교육 프로그램으로 지역 교육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특히 남부발전하동화력본부와 한우 위탁사업은 축산 환경이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길은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

박 조합장은 그러나 이 같은 사업의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저는 사실 한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두 직원들이 열심히 한 덕 분입니다.”

이에 옆에 있던 조철수 상무의 답변 또한 그 조합장에 그 직원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조합장님 취임 당시 경제사업과 금융사업의 조수익 비중이 3:7이던 것이, 이제는 거꾸로 7:3으로 경제사업 비중이 커졌습니다. 이는 조합장님의 경영 철학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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