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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강우 한우협회장의 삭발과 단식

  • 등록 2013.08.06 15:57:31

 

한우인들의 절박한 심정은 지난 달 24일 한우협회 임원들의 삭발에 이은 단식으로 알고도 남음이 있다.
특히 이강우 한우협회장의 삭발과 단식을 바라보면 눈물 난다. 팔순을 바라보고 있는 노(老) 회장의 머리를 자르기 위해 이발기, 소위 바리캉을 머리에 댄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어쩌다 우리 한우업계가 이렇게 됐나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꼭 이렇게 하는 방법 밖에 없나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이강우 회장이 단식으로 지난 달 30일 농협 음성 공판장 앞 집회를 앞둔 시점에서는 말할 힘조차 없을 지경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고 더욱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
한우업계가 그동안 사료값 부담과 가격 폭락에 따른 경영 압박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이 자리에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다. 적어도 2년 가까이 계속된 불황이다 보니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데 공감이 이뤄지고 급기야 농장에서 나와 길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삭발이 안타깝고 단식이 가슴 아픈 것은 한우 업계가 현재 놓인 사태를 호전시킬 뚜렷한 정책적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삭발로 사료값 부담을 해소할 수 있었다면 전국의 모든 축산농가들이 삭발을 했을 것이다. 공판장 출하두수를 줄이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면 공판장의 손해가 대수이겠는가. 쇠고기 시장이 개방된 상황에서 소 수매는 결국 수입 쇠고기 시장을 늘려주게 될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소를 수매해야 겠는가.
그렇다고 넋 놓고 앉아 있을 수 만은 없다. 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여기서 축산물 수급 안정협의회의 역할에 주목하고자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개 축종을 대상으로 축종별 민간자율 수급조절협의회를 출범시키고, 축종별 의견 수렴과 소통의 기구로서 역할을 하도록 했다. 한육우 분야는 박종수 충남대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한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 농협, 한우협회, 낙농육우협회 등 생산자단체와 외식업중앙회 등 유통업계, 소비자단체, 학계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수급조절협의회를 출범시켰다.
따라서 이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음성공판장 출하 물량 축소와 암소 수매 등의 장·단기적 효과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출하예약제도 개선 방안이 있다면 찾아야 할 것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한우 소비 확대를 위한 대책이 다시 한 번 논의되고 그 속에서 새로운 방안이 있는지 찾아봐야 할 것이다.
우리 축산 수준도 이제는 좀 더 높아져야 한다. 농민과 정부가 현안이 있을 때마다 거리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언제든지 현안을 놓고 각계 전문가들이나 현장 축산인이 깊이 있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축산물 수급조절협의회는 그런 시스템의 하나로서 제 기능을 해야 한다.
한우산업을 살리고 죽이는 것은 결국 소비자들이다. 그 소비자들도 좀 더 성숙된 한우인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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