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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축협의 의미있는 도전

  • 등록 2012.11.19 14:46:28

  

포항축협이 러시아 연해주에서 조사료자원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은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식량자원의 작황부진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매우 의미 있는 도전이 아닐 수 없다.
포항축협은 올해 포항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연해주에 520ha의 농지를 임차해 귀리를 비롯한 조사료를 재배해 수확한 물량을 지난달 말 영일만항을 통해 반입했으며, 일부 물량은 연해주 현지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조합측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도에는 현지에 투자법인과 영농법인을 설립하고 파종면적도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항축협이 결행한 ‘의미있는 도전’ 의 첫 해 성적표는 겉모습만 본다면 참담한 실패라고 할 수도 있다. 조합측이 연해주에서 반입한 물량은 귀리 60톤이며, 현지에서 판매한 물량은 한화 6,000만원 어치로서 수치상으로 실패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역사를 돌아 볼 때 이는 어쩌면 당연히 겪어야 할 시행착오로서 소중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포항축협 관계자들이 이처럼 초라한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것도 올해 성적표가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성공의 이면에는 ‘실패’로 불리는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다.
사료를 포함한 식량자원의 해외개발은 그동안 여러 차례 시도가 있었지만 뚜렷하게 성공한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만큼 여러 가지 변수가 많고, 그에 따른 리스크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자원개발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식량생산이 감소하는데 따른 가격폭등과 자원민족주의가 거세질 것이 불 보듯 뻔한 현실 때문이다. 더욱이 식량자급율이 30%에도 못미치는 우리 현실에서 해외자원개발은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도전할 수밖에 없는 대안인 것이다.
문제는 정부 조차 자원개발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막상 자원개발에 수반되는 위험부담은 지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자원개발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범정부적 노력을 경주해야 하지만 정부차원의 실질질적인 지원책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자원개발은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지역의 도로나 항만 등 인프라확충 부담까지 안아야 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는 것이며 초기 투자는 물론 전단계에 걸쳐 정책적인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한 위험부담을 덜어줄 때 포항축협과 같은 의미있는 도전이 계속 이어질 것이고, 제 2, 제 3의 포항축협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포항축협이 도전에 나서고 있는 러시아 연해주지역은 여러 가지 가능성 때문에 사료자원개발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연해주지역은 자원확보에 혈안이 된 중국이 대규모 경작지를 확보하는 등 개발열풍이 불고 있으며,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는 중국인들의 대량 유입을 내심 불안해 하고 있다. 이러한 현지 정서는 우리에게 기회임이 분명하다. 더욱이 현지에서 생산된 조사료를 자유롭게 반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고, 도로여건이 좋은 블라디보스톡에서 300km 이내 지역에 경작지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포항축협의 도전은 지역단위 조합으로서 무모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의미 있고 용감한 도전인 것이다.
포항축협의 이러한 도전이 열매를 맺고, 제 2, 제 3의 도전이 이어질 수 있도록 박수를 보내는 동시에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책이 반드시 강구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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