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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을 더이상 홀대하지 마라


요즘 축산인들은 “내가 왜 축산을 해야 하는가”하는 회의에 빠질 때가 많다고 한다. 이럴 때 축산 전문가들이나 지도자들은 축산이 갖고 있는 정말 소중한 가치-생명산업 역군으로서 국민 건강을 지키는 일임을 강조하며 자긍심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그럼에도 축산농가들에겐 그런 소리가 공허하게 들린다. 축산업에 종사하는 사실에 자긍심을 가져도 좋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다. 마음을 다잡고 축산에 전념해 보려 하지만 처처(處處)에서 목격되는 축산 홀대를 생각하면 자긍심을 가질래야 가질 수 없다. 

우선 FTA만 해도 그렇다. 한 EU FTA나 한미 FTA나 처음 시작할 때는 FTA로 가장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축산업 지원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막상 FTA가 체결되고 나서는 언제 그랬느냐는 식이다. 

피해 지원 예산 문제가 아니다. FTA에 축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대화된 시설을 할 수 있는 입지가 필요하지만 정부는 환경 문제를 들어 입지를 더욱 제한시킴으로써 FTA피해를 비켜가기 어렵다. 무허가 축사가 문제인데 축산인들이 무허가 축사에서 마냥 축산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무허가 축사를 일소하고 제대로된 축산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그런 축산인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지 않다. 특히 최근 환경부의 축산 규제를 보면 축산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마치 이땅에 있어서는 안될 ‘귀찮은’ 산업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이런 홀대에 어떻게 축산인들이 축산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겠는가.

물가 정책과 관련한 돈육 할당관세 운영은 어떤가. 정말 한 치 앞만 내다봐도 돼지고기가 남아돌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할당 관세 5만톤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이는 축산 홀대 수준을 넘어 국내 축산을 아예 무시하는 것이다.

축산인들은 이 같은 정책적인 문제가 아니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생산 분야에선 사료값 인상 등 경영 악화 요인과 싸워야 하며, 소비 분야에선 일부 극단적인 채식주의자들의 ‘육식 유해론’이 축산인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축산인들이 기댈 곳은 정부의 축산관련 조직이다. 그러나 그 축산관련 조직도 홀대받고 있다. 

올해 농식품부 예산은 15조4천억원이다. 그 중 축산부문은 1조2천억원으로 7.8%에 불과하다. 농업생산액에서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2%를 차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축산홀대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 

농식품부의 축산조직 또한 초라하기 짝이 없다. 농식품부 전체 14국 50과 중 축산은 겨우 1국 4과에 불과하다.  

축산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조직이 이렇게 초라하고, 예산이 이렇게 제 가치의 20%도 안 되는데 다른 것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축산이 정말 이 땅에서 필요 없는, ‘귀찮은’ 산업인가. 정부에 묻고 싶다. 이 사회에 묻고 싶다. 축산업이 우리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에 꼭 필요한 산업이라면 더 이상 축산을 홀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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