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목장이 좋아요”…“목장 일은 안 시킬 거예요”<남편> |
이렇게 처음 몇 마디의 이야기만으로도 둘 부부가 어떤 자세로 신혼에 임하고 있는지 알만했다. 그래서 낙농업을 직업으로 하는 남편의 장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남편이 지금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니 장래도 밝을 것이다.” 역시 긍정적인 대답이다. 사실 이제 한국에 온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외국인에게 우리 한국 낙농에 대해 계속 이야기 하는 것은 무리다. 그렇다고 낙농 이야기를 빼면 본 기획의 의미도 없다. 때문에 다소 무리인 줄 알면서도 낙농과 관련한 질문을 이어갔다. 낙농 현장에서 소가 어떻게 사육되고 있는지, 착유는 어떻게 하는 지 늘 보고 있는데 우유의 위생이나 안전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매우 위생적입니다. 현장에서 짠 우유를 그대로 먹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우유를 바로 마시지 않고 (집유를 해서) 또 다른 처리 공정을 거쳐서 포장된 우유를 마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한 답변이다. 물론 새겨들어야겠지만 우리 우유가 위생적이고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흐뭇했다. 광대산 목장은 HACCP 인증도 받았다. 율리아 씨는 이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의미있게 평가했다. HACCP은 목장에서 일어나는 사양관리, 위생관리 등 모든 사항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것인 만큼 목장 경쟁력이 HACCP을 실시하지 않은 목장보다는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이 씨도 거들었다. “HACCP을 실시하는 목장과 그렇지 않은 목장은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매우 큽니다. HACCP은 정해진 안전관리 기준대로 평소에 늘 체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주먹구구식으로 생각나는대로 목장 안전관리에 임하는 농가와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낙농 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최근 논의되고 있는 원유가 산정체계 개선과 관련 이 씨의 생각을 살짝 엿보고 싶었다. “사실 유단백 중심의 가격체계로 가야하는 것은 맞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이 지방을 싫어하는 것은 누구나 다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새로운 가격체계가 낙농가들보다 유업계에 더 유리한 체계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현재의 가격체계에서도 낙농가들은 사실 어려움이 많습니다.” 낙농 미래를 짊어 질 젊은 낙농가이기에 우리의 높은 원유가격 문제 등에 대해 더 많은 의견을 나누고 싶었지만 인터뷰 주제가 다문화 가정과 관련한 것인 만큼 앞으로 낙농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는 것으로 인터뷰를 끝냈다. “개체별 세심한 관리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외국의 좋은 점은 그대로 받아들여 경쟁력있는 낙농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아버지로부터 낙농 노하우를 전수 받고 저 스스로 더욱 경쟁력있는 낙농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이) “빨리 한국어를 익히고, 또 한국문화에 적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낙농 현장에서 사양관리 등과 같은 일을 직접 하지 않더라도 젖소를 관찰하는 등 내 나름대로 관심을 갖고 남편과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율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