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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잇는 父子 축산인의 ‘희망 이야기’(5) / 충북 청원군 태산목장 곽한무·수영 부자

“소비자 시대 어떻게 부응할까 고민…축산인 자세가 중요”

[축산신문 장지헌 기자]
 
- 곽한무(왼쪽)·수영 부자가 수입 건초를 살피며, 요즘과 같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낙농 경영자들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부에 무엇을 해달라고 말하기 전에 내가 해야할 바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 사진·최종인
▶▶ 낙농 시작…그리고 지금은
父 상업 접고 전공살려 시작…개량으로 자부심·비전 가져
子 어려서부터 즐겨하던 일 적성에 맞아 목장일에만 전념
▶▶ 힘들었던 때…그리고 보람은
父 사료포 개간 가장 힘들어…적정규모 유지 알뜰한 경영
子 하루도 쉴 수 없는 일…그러나 목장일 천직으로 여겨
▶▶ 앞으로 계획과 서로 하고 싶은 말은
父 승마장과 함께 소비자 찾는 목장기반 조성…아들 믿어
子 자립 경영위한 이론 실기 접목 노력…지켜봐 주세요



‘우리 축산에 미래가 있는가’
사료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수입 축산물은 넘쳐나는데 ‘축산산업이 환경 오염산업’이라는 부정적인 인식마저 팽배해 있다보니 이 같은 화두가 자연스럽게 던져진다.
그러나 축산에 놓인 상황이 하나같이 힘들고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우리 축산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충북 청원군 낭성면 지산리, 태산목장의 곽한무(56)·수영(26) 부자도 우리 축산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대잇는 축산인이다.
무엇을 보고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젖소검정중앙회충북연합회장, 낙농자조금관리위원, 종축개량협회감사라는 곽한무 대표의 또 다른 직함 때문이 아니다.
그 판단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목장주의 축산에 대한 철학과 축산기반 조성을 위한 투자, 그리고 대를 이을 후계자를 보면 대충 파악된다.
그러면 태산목장은 이같은 기준에 어느정도 부합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요즘 축산 현장에서 축산이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여러가지 상황을 볼 때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축산인들이 축산현장에서 할 바를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 우선 되돌아봐야 합니다.”
곽한무 대표는 현재 축산업계에 놓인 현안과 관련, 이렇게 축산인의 자세부터 강조한다. 축산인으로서 할 바를 다해야 정부에 대한 요구도 당당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축산인으로서 해야할 바, 그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생산 기반을 다지고, 개량 등 생산성 향상에 대한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다. 특히 이제 소비자 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축산물을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 고민하고 또 실천해야 한다.”
-태산목장은 실제 어떻게 실천하고 있나.
“우선 조사료포가 4만여평 된다. 1톤 정도 납유하는 우리 목장 규모를 감안할 때 최소한의 생산 기반은 갖췄다고 본다. 개량은 그랜드챔피언 등 수차례 수상 경력을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산유량보다 체형 개량이나 소비자 요구를 감안한 유단백 중심의 젖소 사양관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처럼 곽 대표는 자신에 차 있다. 이쯤해서 대를 이을 후계자인 아들 수영씨의 이야기도 들어보지 않을 수 없다. 한국농업대학에서 낙농을 전공하고 4년째 낙농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그다.
-축산업의 대를 잇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갈등은 없었나.
“어릴 때부터 소를 보고 자라서 그런지 소를 돌보는 일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 농고를 졸업하고 농업대학에서 낙농을 전공하면서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축산 중에서 낙농을 선택한 이유는.
“타 축종보다 자금 회전이 빠르다는 것이 매력이다. 하루라도 쉬는 날 없이 목장에 묶여있다는 것이 단점이긴 하다. 그러나 낙농 현장에서 일하면서 처음 1년반 정도는 남들처럼 시내에 나가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별 도움이 되는 것도 없고, 흥미도 없었다. 그래서 목장에 틀어박혀 소를 돌보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
우리는 흔히 그 일을 타고났다는 의미에서 천직(天職)이란 말을 한다. 아들이 이렇듯 낙농을 천직으로 여기며 묵묵히 일하고 있으니 아버지는 그 아들이 얼마나 든든하고 기특할까. 곽 대표가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이유가 이것으로 충분히 증명됐다할 것이다.
하지만 태산목장이 이렇게 낙농기반을 다지고 아들이 대를 이어 목장을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 결코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곽 대표는 청주농고를 졸업하고 3년 정도 상업에 종사할때까지만 해도 인생의 큰 비전을 갖지 못하다가 1982년 전공을 살려 낙농을 시작한 것이 오늘을 있게 한 밑바탕이 됐다. 그러나 처음부터 낙농이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어서 소를 몰라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래서 관심을 가진 것이 개량이었는데 1984년 목장을 청주 근교에서 현재의 이곳으로 옮기면서 본격적인 낙농을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남의 소를 구입해서 사육하다가 ‘내 소는 내가 만든다’는 일념으로 개량에 심혈을 기울이다보니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자부심을 갖게 됐고 아울러 낙농비전을 스스로 갖게 됐다는 것이다. 85년 이후 충북도 최우수 10회, 95년의 중앙대회 챔피언, 99년 그랜드 챔피언 등의 수상 기록이 그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조사료 기반이었다. 고능력 젖소 사육을 위해서는 일정규모의 조사료 기반 확보가 필수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았는데, 특히 사료포 개간에 따른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에 봉착,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때 그 일이 얼마나 어려웠던지 “그동안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 무엇이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료 기반 확보”라고 대답할 정도였다. 이어 “우유가 남아돌아 낙농가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은 시절이 있지 않았느냐”고 다시 묻자, “그동안 내 힘에 맞게 목장 규모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그런 어려움은 없었다”며, 앞으로도 욕심내지 않는 적정 규모의 낙농 경영이 긴요함을 강조했다.
현재 태산목장의 낙농 규모는 착유우 33~34두 규모다. 20년 넘게 낙농을 하면서 개량선도농가로서 지역 낙농을 이끈 목장치고 규모가 적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욕심내지 않는 적정 규모의 낙농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태산목장은 요즘 우유 생산량을 늘리는 일보다 더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 있다. 그것은 소비자 시대를 겨냥한 친환경 체험목장이다. 소비자들이 목장을 찾아 우유가 얼마나 안전하고 깨끗하게 생산되는 지를 체험하도록 함은 물론 목장에서 직접 만든 치즈 등을 시식케 함으로써 그동안 그릇된 낙농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는 일이 그것이다. 특히 태산목장은 체험목장 프로그램에다 승마 프로그램을 도입, 보고 즐길 거리를 보탬으로써 더욱 경쟁력있는 목장을 꿈꾸고 있다. 그 승마장은 큰 아들인 오영씨(28세)에게 맡기고 있으니 삼부자가 목장을 가꾸고 있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부자간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1톤 규모의 목장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이 즐겨찾는 목장으로 가꿨으면 한다. 물론 아들이 잘 하리라 믿는다.”
“아직은 부족한 것이 너무 많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이론이 아버지의 경험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혼자 알아서 경영할 수준에 이르기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잘 지켜 봐 주십시오.”
이렇게 부자(父子)의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니 해가 서쪽 하늘 중간쯤 가 있다. 목장 위치가 북향이다보니 그렇지 않아도 추운 겨울 날씨가 더욱 춥게 느껴진다. 거기다 우사 규모에 비해 소가 적어 더욱 쓸쓸한 느낌이다.
‘이런 입지 조건에서 어떻게 체험목장이며, 승마장을 운영할까’ 싶어 의아해 하던 참인데, 곽 대표는 우리를 차에 테우고 목장 뒤편 언덕길을 올라간다. 그런데, 그 위에 펼쳐지는 사료포는 전혀 딴판이었다. 잘 가꾸면 체험목장으로서 승마장과 어울려 소비자들이 즐겨 찾을 만한 그런 입지였다. 그저 우사만 보고 품었던 의문이 저절로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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