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박규현 교수(강원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바이오차는 탐험가 Herbert Smith가 1879년 아마존에서 원주민이 검은 흙(terra preta)에서 사탕수수를 재배하는데 생장률이 높다고 했고, 1966년부터 그 토양을 연구한 학자들에 의해 원주민이 숯을 척박한 토양에 넣어 그 특성을 인공적으로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2006년 세계토양학회에서 탄소격리와 바이오에너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2007년 Lehmann이 네이처에 탄소 네가티브 원리를 발표하여 본격적 관심을 끌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바이오차의 관심은 그 사용 확산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월 14일, Nature 뉴스에 실린 ‘농업: 첨단 토양(Agriculture: State-of-the-art soil)’ 기사에 따르면, 중국은 쌀이나 밀짚과 같은 농업 폐기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일부 연구자들은 동물 분뇨를 활용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지만, 두 방법 모두 바이오차를 대량 생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며, 목재를 사용하는 것은 삼림 벌채나 유해한 토지 이용 관행을 부추길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바이오차가 확산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다른 토양개량제와 비교했을 때 그 생산비에 따른 높은 가격이라고 하였다.
바이오차 확산의 어려운 점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돌파구가 열렸다. 2019년 5월 8~12일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관 협의체(IPCC)는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산정하는 2006 IPCC 가이드라인’의 개정을 승인하고 발표하였다. 이 개정 내용 중 ‘바이오차 투입으로 광물토양 유기탄소 축적량 변화를 추정하는 방법: 향후 방법론 개발을 위한 기초’라는 부록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에 따라 탄소격리 양을 ‘계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정되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여전히 바이오차는 기존의 부정적 면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2022년 11월 18일, IPCC는 ‘기후변화와 토지 : 기후변화, 사막화, 토양황폐화, 지속가능한 토양 관리, 식량안보, 그리고 온실가스’라는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이 보고서의 내용 중 바이오차의 긍정적 효과로 (높은) 온실가스 감축과 (약한) 토양 황폐화 완화를 보인다고 하였으나 부정적 효과로 경작지에서 바이오차를 만들기 위한 바이오매스 생산에 따라 (높은) 식량안보 위협을 지적하였다. 또한 타 방법과 비교하여 많은 비용이 드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렇듯 바이오차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고 있고 경제적 문제 역시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이오차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점점 성장을 하고 있게 되었을까? 그것은 인식, 그리고 정책과 경제라고 요소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2020년 12월 7일,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확정·발표했다. 이 내용 중 농축수산부문은 스마트화 촉진과 청정에너지 사용 확대를 통해 친환경 농축수산업 체계를 구축하며, 농·축·수산물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중 재활용 가치가 높은 부산물은 산업의 원료로 재활용하는 새로운 신산업 육성도 추진하기로 하였다. 이를 통한 미래를 전망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2021년 10월)’를 보면 영농법 개선, 저탄소 어선 보급 등을 통해 농경지와 수산업 현장에서의 온실가스 발생을 최소화하고, 저탄소 가축 관리와 식생활 전환, 저탄소 단백질 식품개발 등을 통해 2018년 대비 배출량을 37.7% 감축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감축량을 달성하기 위해 현재 실현이 어렵지만 미래에는 달성 가능한 방법들까지 이용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2024년 8월 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탄소 고정 효과 있는 토양개량제, 바이오차 투입 농가 모집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2025년 1월 3일. 농촌진흥청 권재한 청장은 축산신문 ‘2025년 신년특집’ 신년사에서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감축을 위한 방법으로 토양에 반영구적으로 탄소를 격리하는 바이오차 적정 사용기술을 언급하였다. 이러한 정책 기조는 당연히 연구자들을 불러 모으고 새로운 사업을 찾는 경제 주체 역시 모으게 된다. 여기에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시민 의식까지 더해지니 그 힘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흐름에서 우리 축산이 찾아야 할 것이 있다. 바이오차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하지만 정책과 인식은 그 단점은 덮고 장점을 볼 수 있도록 함으로서 성장의 발판이 된다. 상대적으로 새롭게 나타난 바이오차만이 가지는 이점이라고만 생각할 것은 아니다. 우리 축산에도 시민들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1차 산업’이기 때문에 자원으로서 많은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따라서 시민들의 삶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축산 역시 장점과 단점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축산은 ‘영양’에 대한 장점만 강조하고 있다. 이러니 시민들에게는 ‘새롭지’ 않다. 따라서 요구도 없고 정책도 변하지 않고 있는다.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금 축산이 도약할 수 있을까? 바이오차의 성장에서 그 길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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