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기술지원과 김창한 농촌지도사
기후 변화로 인해 4월부터 30℃에 가까운 날씨가 나타나는 등 초여름과 같은 더위가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지구온난화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며, 올여름 역시 극심한 고온이 예상된다. 가축이 고온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음수량은 늘어나지만 사료 섭취량은 줄어들고 체내 대사 불균형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며 생산성 저하나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 폭염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적극적인 사양 및 시설 관리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한우는 반추위에서 사료가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는 과정에서 다량의 열이 발생하므로 고온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료 급여 횟수를 늘리고 풀사료는 5cm 내외로 짧게 절단해 급여하며, 양질의 사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물이 사료보다 더 중요하므로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급수조는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우사는 바람이 잘 통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송풍팬 가동, 지붕 단열 보강, 차광막 설치, 지붕 위 살수 등으로 체감 온도를 낮춰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번식우는 더위로 인해 발정 징후가 미약해지므로, 새벽 시간대를 활용해 발정을 관찰하고 수정 타이밍을 조정해야 한다. 이 때 수태율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더위 스트레스 완화 대책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젖소의 경우 추위는 비교적 잘 견디나 더위는 취약하다. 한우와 마찬가지로 발효열이 발생해 고온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다. 더위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유 생산량이 10~20% 줄고, 우유 내 단백질 함량은 0.2~0.4%P 떨어져 생산성이 낮아질 수 있다. 또한 땀이나 침을 흘리면 칼륨과 나트륨, 비타민 등 손실이 크기 때문에 평소보다 4%~7%정도 더 공급해야 한다.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환기팬 가동, 차광막 설치, 지붕 위 물 뿌리기, 안개분무 등을 실시한다. 안개분무는 송풍팬과 함께 사용해 습기를 바로 증발시켜 습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젖소는 하루에 150~200L 정도의 물을 마시기 때문에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돼지는 땀샘이 발달하지 않았으며, 두꺼운 지방층으로 인해 체내에서 발생한 대사열을 체외로 방출하는 능력이 낮다. 온도가 30℃를 넘으면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고 증체량도 급감하며, 번식장애나 폐사 위험도 높아진다. 이를 예방하려면 충분한 환기로 돈사 내 열과 습기를 제거해야 하며, 복사열에 대한 대책으로 천장의 단열을 보강하고 지붕에 복사열 차단재가 혼합된 희색 도료(페인트)를 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기화열냉풍기(쿨링패드)를 설치하면 외기온도 대비 4~5℃정도 낮출 수 있다. 사료는 같은 양을 주더라도 급여 횟수를 늘려주면 먹는 양을 10~15% 증가시킬 수 있으며, 사료조는 청결하게 유지하고 신선한 물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 사료빈의 관리도 특히 신경써야 할 부분인데 사료빈에 차광막을 설치하거나 복사열을 차단할 수 있는 흰색 페인트를 칠하는 것이 좋다. 또한 돼지의 출하, 이동 등은 아침이나 저녁에 실시하고 축사 주변은 위생적으로 관리한다.
닭은 체온이 41℃로 높고 깃털로 덮여 있으며, 땀샘이 없어 고온에 매우 취약하다. 더위가 지속되면 사료 섭취량이 줄고 음수량이 4~8배까지 증가해 대사 불균형, 면역 저하,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 여름철에는 신선한 물을 충분히 공급하고 음수 소독으로 세균‧곰팡이 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계사 내 풍속을 높이면 체감 온도가 5℃ 이상 낮아지며 터널식 환기와 쿨링패드 병용, 지붕 물 뿌리기, 사육 밀도 감소 등이 효과적이다.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사전 준비와 적절한 사양‧환경 관리로 충분히 완화할 수 있다. 축종별 생리 특성을 이해하고, 급수‧급이‧환기‧차광 등 기본 요소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고온기 피해 최소화의 핵심이다. 농가에서는 이상기후 시대에 대응하는 스마트한 사양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고온기 피해 예방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