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PED, 저온에 강해…겨울 돼지 분변 좋은 생존 환경 제공
유행주기 단축·사시사철 발생경향도…백신만으로 부족
인공감염 사용 신중해야…나부터 실천, 축산업 지키는 길
지난 겨울 PED 피해는 유난히 컸다. 양돈현장에서는 자돈 폐사 등 생산성 하락과 경제적 손실에 몸살을 앓았다. 이번 겨울도 비상이다. 이제 막 초겨울에 접어들었는데, 벌써부터 PED가 기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PED 굴레를 반드시 떨쳐내야 한다. PED 백신을 개발, 민간업체에 전수하는 등 PED 방역에 힘써 온 안동준 농림축산검역본부 바이러스질병과 연구관으로부터 효율적 PED 대응방안 등을 들어봤다.
-현장에서는 PED가 구제역, ASF보다 더 무섭다고 하던데.
구제역(FMD)이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경우 발생 건수가 많지 않습니다. 또한 1종 가축전염병이기 때문에 살처분 등 빠른 조치를 통해 추가 발생 또는 확산을 막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PED는 흔합니다. 여전히 많은 양돈장에서는 PED에 고생하고 있습니다.
피해도 큽니다. 감염될 경우, 대다수 자돈이 폐사합니다. 살았다고 해도 위축, 성장지연 등에 시달릴 수 밖에 없습니다. 높은 경제적 손실을 일으킵니다.
더욱이 PED는 겨울철에 다발하는 만큼 일정시기, 특정구간 자돈 부족 사태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돼지고기 수급, 가격 등에 영향을 줍니다.
3종 가축전염병인 PED를 1종 가축전염병 구제역, ASF와 직접 비교하기는 다소 부적절합니다.
-PED는 왜 겨울에 많이 발생하나요.
우선 PED 바이러스 특성에 기인합니다. PED 바이러스는 저온 환경에 아주 강합니다. 특히 겨울철 돼지 분변은 PED 바이러스에 좋은 생존환경을 제공합니다.
한켠에서는 추운 날씨 탓에 겨울철 돼지 면역력이 떨어집니다. 환기불량, 밀집사육 등 양돈장 환경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또한 겨울철에는 아무래도 물청소를 덜하게 됩니다. 전파요인으로 꼽히는 분변을 씻어내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PED를 겨울철 질병이라고 단정해서는 안됩니다.
최근에는 10~11월 늦가을부터 다음해 4~5월 봄까지 쭉 이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오히려 사시사철 질병이라고 봐야 합니다.
-지난 겨울(올 초) PED 피해가 더 컸던 것 같아요. 이유가 있다면.
예 맞습니다. 가축방역시스템(KAHIS)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PED 255건이 확인됐습니다.
신고된 것만 그렇습니다. 벌써 역대최고치에 근접해 있습니다. 실제로는 훨씬 더 많습니다.
국내 유행 주기 역시, 3~5년에서 2~3년으로 단축되고 있습니다. 이제 매년 PED에 대비해야 합니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2013년 말 이후에는 G2b 타입이 국내 유행하고 있습니다. G2b 타입은 기존 G1 타입보다 병원성이 훨씬 강합니다.
하지만 이를 막아줄 면역력, 즉 모돈 방어항체 보유율, 자돈 모체이행항체 형성 등은 낮은 상황입니다.
여기에다 여전히 횡행하고 있는 인공감염이 바이러스를 잔존시키고, 반복 재발을 불러옵니다.
-인공감염을 피해야 하나요.
인공감염 활용에는 정말 신중해야 합니다.
인공감염이 자칫 질병 온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웃, 다른 지역에 질병을 전파할 수 있습니다.
농장 내부에서는 PED 뿐 아니라 다른 질병 감염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짧은 기간 질병을 클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여전히 양돈장에서는 빈번히 인공감염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공감염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부득이 인공감염해야 한다면 수의사 조언을 받고, 검증된 병성검정기관, 연구시설 등을 이용해야 합니다. 특히 자가감정은 금물입니다.
-면역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요.
PED 백신은 모돈에 항체를 형성하고 초유를 통해 그 항체를 자돈에 전달하는 작용기전을 갖고 있습니다. 모체이행항체입니다.
백신 항체형성에는 보통 10일 이상 걸립니다. 새끼돼지에 직접 PED 백신을 접종하면 늦습니다.
이에 따라 백신접종을 통해 모돈 항체가를 충분히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후에는 자돈들이 골고루 초유를 섭취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유행 타입과 맞지 않는 백신 접종, 그리고 적합하지 않은 백신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 면역력 저하를 야기합니다. 적정 백신 선택과 백신 프로그램이 요구됩니다.
-G2b 백신이 더 효과적인가요. 백신 프로그램은.
당연히 현유행 바이러스를 탑재한 백신이 현유행 PED를 잘 막아냅니다.
실험 결과, G2b 백신이 자돈 생존율, 증체율 등에서 더 높은 효과를 가져다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기존 G1 타입 백신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관납수요도 적지 않습니다.
G2b 타입 백신 접종을 늘려가야 합니다. 홍보도 필요하고요.
백신 제조 업체 역시, G2b 타입 백신 공급에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G2b 타입 백신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생독백신은 면역력을 만들어주고, 사독백신은 그 면역력을 유지시켜주는 등 역할이 다릅니다.
생독백신만을 접종하거나 사독백신을 접종해서는 항체형성 등에서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G2b와 G1 백신을 섞어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생생사사, 생사사 등 모돈 백신접종 프로그램을 권장합니다.
-백신접종했는데, PED에 걸렸다고 토로합니다.
대다수 질병이 그렇듯이 PED 역시 백신만으로는 완전히 예방할 수 없습니다. 보조적, 피해경감 수단으로 백신을 바라봐야 합니다.
또한 PED 백신은 모체이행에 따른 항체형성 어려움이 있습니다.
모돈 항체가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모돈 항체가가 높다고 해도 새끼돼지마다 초유 섭취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독 등 차단방역을 통해 바이러스 유입을 막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백신은 그 이후, 피해 최소화 방안입니다.
-결국 차단방역이네요.
PED는 분변에 의해 전파되는 3종 가축전염병입니다. PED 유입, 전파 여부는 분변 관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분변 속에는 PED 바이러스가 숨어있습니다.
도축장, 거점소독장. 타양돈장으로부터 차량 등이 들어올 때 철저한 분변 소독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겨울철에는 높은 농도 희석배수 소독이 필요합니다.
백신접종도 결코 소홀해서는 안됩니다.
나부터 실천이 내 농장은 물론, 이웃, 우리나라 전체 양돈산업을 지킨다는 사명감을 갖고, PED 등 질병방역에 최선을 다해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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