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조용횐 기자]
‘따로 똑같이’…인공수정소·동물병원 각각 병행
20년간 목장 수익 전액 재투자…역할분담 착착
시설·환경 개선 심혈…직원 복지환경도 최고로
행복지수 업…자연스레 원유 성적 향상 뒤따라
중학교 5년 선후배가 4반세기가 넘도록 말다툼 한번 하지 않고 이익금은 집에 가져가지 않고 재투자와 함께 직원 복리증진에 나서는 동시에 봉사활동을 꾸준히 전개하는 ‘서울우유 나100%’ 목장이 있다.
화제의 현장은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문두골길 84-31(지번 장안리 198-1) 영농조합법인 장안농산<공동대표 한길우(61세)·권순균(56세)>이다.
이 둘은 발안중학교 5년 선후배 사이다. 한길우 대표는 한국방송통신대학 농학과를 거쳐 국립한경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80년 12월 발안농고 축산과에서 가축인공수정사 면허를 취득하고 4년 뒤 낙원가축인공수정소를 개업했다. 2004년 경기도 농업CEO에 선정되고 2018년부터는 국립농수산대학 낙농학부 현장교수에 위촉되어 배출한 제자는 12명.
권순균 대표는 서울 배문고를 거쳐 건국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3월 홍익동물병원을 개원했다. 2019년 한국로타리 3750지구 조암로타리클럽회장을 역임하고, 건국대학교 겸임교수로 위촉돼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한길우·권순균 공동대표는 1996년 7월 18일 4명과 함께 영농조합법인 장안농산을 설립했다. 이듬해 3월 화성시 고품질 청정우유 시범단지 5호로 선정돼 도비와 시비 각각 1억5천만원씩과 자담 3억원을 들여 축사와 퇴비사, 관리사를 준공하고 수송아지를 비육했다.
▲변함없는 파트너십…역경 극복
1999년 5월 수원시 곡선동에 육우전문점을 내어 육우고기 소비촉진에 나섰다. 그러나 IMF와 구제역 파동까지 겹치고, 창립멤버 6명 중 그릇된 시각을 지닌 일부이사들이 사임함에 따라 같은 해 10월 육우전문점을 닫으면서 한길우·권순균 공동대표로 사업자를 변경했다. 10월 12일에는 서울우유협동조합에 조합원(번호 14298)으로 가입하면서 원유 200kg을 냈다.
그런데 우정면 화수리 목장에서 구입한 젖소 5두에서 2001년 10월 2일 결핵이 발병되어 당시 키웠던 170두를 모두 살처분하고 2002년 4월 20일 재 입식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목장에 숨통이 트이려 하면 또 다른 악재가 겹쳤지만 한길우·권순균 공동대표는 불만을 토로하기는커녕 목장에서 발생되는 이익금은 집에 한 푼도 가져가지 않고 20년간 재투자를 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한길우 대표는 인공수정소를, 권순균 대표는 동물병원을 각각 운영하여 수익금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환하게 웃는다.
일례로 2003년 배정받은 원유쿼터는 750kg이었지만 매년 쿼터를 300∼600kg 사이 구입하여 6월 현재 쿼터는 5천714kg이다.
또 지난해는 목장 사무실과 외국인직원 4명이 이용하는 각방에 에어컨과 침대를 들여 놓고 부엌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는데 2억원이 소요됐다. 아울러 B사 사이드바사이드(2×16=32두)착유기 설치비 6억원과 H빔 옹벽에 징크판넬 지붕을 올린 건축비 2억원, 퇴비건조기 1억5천만원 등 약 12억원을 재투자했다.
착유기 기계가격은 경기도와 화성시로부터 각각 1억5천만원씩 3억원의 보조를 받고, 자부담 2억5천만원을 포함해 5억5천만원이다. 착유기 각 라이너의 물라인과 유두침지, LED 조명시설, 바닥 고무깔판은 젖소와 착유자(3명)에게 편안함을 제공한다. 매일 오전 4시 30분과 오후 4시 30분에 이뤄지는 착유시간은 2시간이다. 착유우 180두에서 하루 6톤의 원유를 생산하여 ‘서울우유나100%’ 원료로 낸다. 쿼터 5천714kg을 상회하지만 고온다습한 7∼9월에 많은 젖소가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유량저하가 우려되어 쿼터는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 젖소개량사업소에서 지난 5월 19일 실시한 검정자료를 살펴보면 장우목장의 총검정우 328두 중 경산우는 착유우 173두와 건유우 20두 등 모두 193두로 집계됐다. 실제 착유기록이 있는 171두의 하루 평균 유량은 36.1kg, 유단백률 3.4%, 무지고형분율 8.9%로 각각 나타났다.
번식성적으로 평균 산차는 2.4산, 평균 분만간격 429일, 평균 공태일수 152일로 전국의 검정농가들 평균과 가깝다.
평균 체세포는 15만2천(cell/ml)으로 전달 보다 1천(cell/ml)이 줄었으나 체세포수 50만(cell/ml)이상 개체가 10두로 이들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요망된다. 그렇다고 50만(cell/ml)이상 개체를 무조건 도태대상우로 분류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장우 1025호’의 경우 3산인데 체세포가 51만(cell/ml)으로 높지만 305일 유량이 무려 1만5천515kg에 달하는 초고능력우도 있다. 장우목장 우군 평균 체세포수는 1등급 기준인 20만(cell/ml)에서 크게 밑도는 것도 도태이유에서 벗어난다. 평균 착유일수는 193일, 305일 유량은 1만1천301kg, 유지율 4.6%로 높다.
이 중 ▲장우 939호(4산)=1만5천626kg ▲장우 1183호(2산)=1만5천623kg ▲장우 1062호(2산)=1만5천362kg ▲장우 745호(6산)=1만4천991kg ▲장우 894호(4산)=1만4천861kg ▲장우 1073호(2산)=1만4천700kg ▲장우 1155호(2산)=1만4천621kg ▲장우 850호(5산)=1만4천535kg ▲장우 988호(4산)=1만4천284kg ▲장우 938호(3산)=1만4천275kg ▲장우 819호(5산)=1만4천267kg ▲장우 1181호(2산)=1만4천238kg 등 1만4천kg 이상 초고능력우는 무려 13두다.
이밖에 305일 보정 1만3천990kg에 이르는 ‘장우 1045호(3산)’ 등 1만3천kg 이상 고능력우도 즐비하다.
이들은 또 “직원 4명의 관리사와 사무실 80평을 지붕과 기둥만을 제외하고 리모델링했다. 그 이유는 재건립할 경우 건폐율은 60%로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전제하고 “항공사진으로 보면 변한 것이 없을 정도로 지붕은 5∼6년전 바꾼 칼라함석지붕 그대로이며 그 아래 단열재를 넣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 두 대표가 목장에서 하는 업무는 한길우 대표는 번식과 민원·시설관리를, 권순균 대표는 사양관리와 진료·총무역할을 각각 맡는다. 그동안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역할이 분담됐다 한다. 이외 농장장 1명과 네팔인 4명, 농수산대 학생(인턴) 2명이 돕는다.
▲매달 정기적 생산성 개선 회의
한길우·권순균 공동대표는 매달 둘째 주에 직원과 인턴학생 외 사료회사 직원까지 함께 참여하여 목장의 생산성 향상과 개선을 위한 회의를 한다. 회의는 화요일과 목요일 사이에 다 참여할 수 있는 적당한 날을 잡아 최소 60분 이상 이뤄진다.
회의에서 돌출된 모든 문제점은 바로 수정, 보완한다. 업무향상을 위한 직원들의 복지에서부터 세계의 곡물사료작황 여부까지 세심하게 따져본다.
지난주 열린 6월 회의에서는 자가TMR 조사료와 단미사료 원료에 대하여 품목별 샘플과 가격을 점검했다. S축협으로부터의 비트펄프, 파옥쇄, 건초 등과 S우유조합으로부터의 티모시, 알팔파, 톨페스큐, 이탈리안라이그라스 등 외 최근 롤당 300kg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전북 새만금간척지에서 350개와 충남 논산에서 700개를 각각 구입했을 때의 품질과 물류비 등을 살펴봤다.
장안농산 직원들은 매월 4일씩 권한에 따라 쉰다. 매주 1일씩 쉬거나 두 명이 1박2일씩 쉬어도 목장 업무에 지장은 없다. 이처럼 근무환경이 좋아 이직률은 0%다. 오히려 성실근로자 재입국 고용허가신청을 고용노동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의뢰, 2년째 근무하는 네팔인 직원<시바(31세)>이 있다.
한길우 대표는 “시바직원은 우리목장에서 5년 10개월 근무하여 한국어가 능통한데다 전문대를 졸업하여 농기계를 잘 다루고 소 관찰 능력도 뛰어나 이번에 2라인 비자를 발급받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2라인 비자는 요청한 곳에서 최소 4년 10개월간 근무하면 그 후 출국을 하지 않아도 불법체류자가 되지 않는다.
재입국 신청은 특례 조건이 까다롭다. 건축물 현황도를 비롯해 개인룸 손잡이의 문제여부를 살피는 시건장치와 환기창, 소방시설, 냉난방 시설, 샤워시설 등 10가지를 충족하지 못하면 신청서를 제출조차 못한다. 또한 이 10여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점수가 60점 이상이라야 한다. 장안농산은 89점을 획득하여 지난해 시바씨가 귀국했다는 것이 한길우 대표의 말이다.
경북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동물병원에서 근무하는 강현규 인턴(28세)은 “요즘 수의학을 전공한 많은 학생들이 애완동물로 빠지고 국가의 근간산업을 이루는 소와 돼지 등을 돌보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권순균 원장을 따라서 5개월째 근무하면서 강하게 느낀 것은 소문으로 듣던 것 보다 현장에 대한 지식이 너무 풍부하고, 체력이 역동적이다. 축주와의 진료방법 외에 수의사와 축주간 또는 가축과 교감하는 숨소리 하나까지 닮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길우 대표도 농수산대학 낙농학부 학생을 매년 2∼3명씩 받아 그동안 배출한 12명은 자기 목장에서 현업
에 충실하다고 한다.
▲지역민 위한 활발한 나눔활동도
한길우·권순균 공동대표는 매년 장안면과 우정읍 등 일선 행정기관을 통해 관내에서 벌어지는 가을음악회와 경로우대잔치행사에 찬조를 한다. 지난 6월 12일에도 장안면 효잔치에 성금 100만원을 보냈다. 관내인 장안면은 이미 12년 전부터, 장안면과 이웃한 우정읍도 5년 전부터 성금을 전달한다.
관내에서 공부하는 우수한 학생 양성을 위해 장학금과 기부금 1억원을 전달한 봉사정신과 지역사회발전에 앞장서는 귀감은 널리 알려져 있다.
장우목장은 정화조를 거쳐 정화된 방류수는 방류하천에 미나리를 심어 항상 맑은 물이 흐르도록 했다. 따라서 지난해 10월 26일부터 오는 2027년 10월 25일까지 깨끗한 축산농장으로 지정됐다.
장우목장은 앞으로 젖소의 생산능력이 ICAR(세계가축기록위원회)기준 세계 1위인 이스라엘처럼 체구는 적고 생산성이 많은 젖소개량을 모색하고 있다.
(주)중앙무역 김정구 상무는 “세계의 낙농가들이 개량을 원하는 방향을 크게 분류하면 홀스타인품평회에 적합한 쇼타잎형과 이스라엘같은 관리집약형, 수명연장 중심의 강건형과 로봇착유형, 방목형 등 다섯”이라고 전제하고 “국내에도 이 방법을 2008년부터 접목중이다. 화성의 장안농산과 행정목장, 포천의 수입목장, 철원 등 약 180농가는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농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우선순위를 맞춰 개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우목장은 또 화성시농업기술센터 기술개발과 농업생물팀이 추진하는 초유공급은행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장우목장은 연간 송아지 150마리를 분만하여 어미 젖소로부터 나오는 초유는 1.5톤 정도다. 초유가격은 kg당 1천100원씩으로 유대는 발효가 잘되고 냄새 저감에 탁월한 깔 짚의 일종인 피트모스로 대체하여 받을 예정이다.
화성농업기술센터 농업생물팀 박선희 팀장은 “한우암소는 젖 생산이 적어 송아지 발육이 좋지 않아 이를 보완키 위해 지난해 자체 시험을 거쳐 올해 관내 4개 낙농가와 계약을 하여 개체번호와 날짜, 시기별로 기록된
초유를 병당 4리터씩 냉동된 상태로 수거한다”면서 “이 냉동 초유는 센터에서 저온살균과 전 처리 후 유성분 등 품질을 분석, 포장, 냉동 보관하여 초유를 희망하는 축산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한다”고 귀띔했다. 이사업의 장점은 폐사율 30%와 설사병 70%를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초유를 공급 받는 축산농가는 분만 1시간 전 초유를 준비하되 약 55℃ 온수 5리터에 40분간 해동하고, 온수 교체 후 20분추가 해동하여 초유온도가 35∼40℃ 사이일 때 급여하면 좋다. 단 절대 끓이지 말고 전자레인지 사용은 금한다.
한길우·권순균 공동대표는 “앞으로 하루에 6천500kg을 생산하는 목장으로 성장시키면서 후계 낙농가를 양성하는 요람으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장안농산은 젖소 외에 엘크사슴 3두와 승용마 2두, 흑염소 10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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