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사료 가격의 상승에 따라 정체를 알 수 없는 원료 사료들이 생산 현장에서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경계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충남 천안시 소재 A 농가는 인근 지역 몇몇 농가들이 몇 달 전부터 이상한 사료를 쓰고 있는 것 같다고 제보해왔다. 이들 농장에서는 어딘가에서 자체 배합한 사료를 가져와 급여를 하는데 이 사료가 아무리 봐도 수상하다고 A씨는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상한 것이 냄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쾌한 냄새가 계속 나는 것 같아 농장 여기저기를 살펴봤는데 우리 농장의 냄새는 아니었다. 그래서 그 냄새를 찾아가 보니 인근 농장에서 나는 냄새였고, 소에게 주고있는 사료에서 참기 힘들 정도의 고약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농장주를 만나기도 어렵고, 직접 만나 따지기도 애매하다고 생각해 천안시에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당 농장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전북의 한 TMR 공장에서는 얼마 전 소개를 통해 구입한 원료 사료 중 의심스러운 품목이 있어 최근 성분분석까지 의뢰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현재 알려진 것 이상으로 많은 업체들이 원료난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격이 급등한 것은 물론이고,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주문받은 사료는 생산해야 하고, 다양한 원료를 찾아다닐 수 밖에 없다”며 “문제의 원료 사료는 샘플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던 제품인데 납품을 받은 직원들이 이상하다고 말해 살펴보니 육안으로 보기에도 문제가 많아 보였다. 즉시 해당 업체에게 문제를 제기했으나 업체는 발뺌을 하기에 성분분석을 의뢰하고, 법적 대응까지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치솟는 원료 값에 경영난을 겪고 있는 농가와 업체라면 누구든 한번은 이런 유혹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다양한 부존자원이나 농후 부산물을 활용해 사료로 만드는 것은 열악한 환경의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중요한 사양관리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원료를 사용함에 있어 기준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수거 및 보관에 주의해야 함은 물론이고, 어디에 사용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사료 값 몇 푼을 아끼려다 소가 잘못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로 인해 전체 산업에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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