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권역 밖 지정도축장 작업·계류장 구분 논란
인천 소재 삼성식품이 경기북부권역 양돈장의 지정 도축장에 포함된 이후 지역주민, 농가 모두의 민원과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방역당국의 비현실적인 정책이 그 원인이라는 분석과 함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부작용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식품 인근 도로는 장시간 대기중인 경기북부권역 출하차량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민과 식당 등으로부터 냄새 및 교통정체 관련 민원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중인 차량운전기사도 고달프기는 마찬가지. 운전석을 비운 사이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보니 끼니를 거르거나 화장실 사용 마저 고민하기 일쑤다.
그 경제적 피해는 양돈농가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장시간 대기 등으로 인해 출하차량의 운임이 크게 뛰었지만 그나마도 기피하는 운전기사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경기도 연천 양돈농가들이 지불하는 출하차량 운임비용은 대당 40~45만원선. 또 다른 남부권역 지정도축장으로서 거리적으로 더 가까운 부천공판장 보다 10~15만원이 더 높다.
경기북부권역 출하차량 운전기사는 “4~5시간 대기가 기본이다 보니 하루 1회 운행할 수 밖에 없다”며 “더구나 각종 민원에 시달린다. 당연히 꺼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현상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경기북부권에 대한 권역 밖 출하 허용과 함께 삼성식품을 포함해 남부권역 일부 도축장을 추가로 지정하면서 두 개 권역의 도축 작업순서 구분과 함께 동시간 계류를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ASF방역을 위한 조치라고는 하나 방역실효성 마저 의문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 수의전문가는 “파주와 연천, 포천, 철원 등 삼성식품 출하농가들이 집중된 경기북부권역의 경우 이미 8대방역시설을 갖춘데다 최근엔 야생멧돼지 ASF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그런데 지속적으로 야생멧돼지 ASF가 발생하고 있는 강원 남부는 기존 남부권역과 작업시간이나 계류장 구분없이 도축이 가능하다. 이것부터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남부권역 출하차량 동선이 도로에 대기중인 경기북부권역 출하차량과 겹치면서 교차오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작업 시간을 달리한다고 해도 설비와 작업자는 동일한 현실이기에 농식품부의 방역관리 대책이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을 뿐 만 아니라 계류단계에서 출하돼지의 지역구분 자체가 무의미 하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기북부권역 양돈농가들은 개선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연천지부 오명준 사무국장은 “사료값이 폭등, 이미 각종 사육제한으로 인한 비용상승과 지급률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기북부권역 농가들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그런데 출하차량 섭외와 추가비용까지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두개 권역 동시 계류허용과 작업순서의 탄력적인 운용 등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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