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지난 8월의 국내 양돈시장 성적표가 나왔다.
돼지도축두수와 가격 모두 사실상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8월 141만5천두의 돼지가 도축됐다. 전년동월 대비 5.5% 증가하며 8월 한달물량으로는 처음으로 140만두를 넘었다.
국내 돼지 공급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돼지가격도 높은 수준에 형성됐다.
지난 8월 전국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가격은 지육 kg당 평균 5천363원(제주, 등외제외)으로 전년보다 24.6% 상승했다.
8월 가격이 올해 보다 높았던 때는 구제역 사태로 인해 국내 사육돼지의 30%가 살처분, 돼지가격이 급등했던 지난 2011년(5천608원)이 유일했다.
이같은 추세는 여름철 출하지연 여파속에서 돼지가격이 결정되는 도매시장 출하량 감소추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월 도매시장에 상장(제주, 등외제외)된 돼지는 4만5천568두에 불과했다. 전체적인 도축두수는 지난해 8월 보다 많았지만 도매시장 출하두수는 오히려 2.2% 줄었다.
최근 10년간 8월 상장물량과 비교해도 올해 보다 적은 해는 2011년이 유일했다.
육가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8월초만 해도 출하지연으로 인해 전체적인 돼지도축두수가 감소, 소비부진에도 불구하고 돼지가격을 지지하는 양상이었다”며 “8월말로 접어들면 출하가 늘긴 했지만 육가공 작업량은 더 증가, 도매시장 출하는 상대적으로 감소한데다 일부이긴 하나 소비가 회복되고 추석 수요와 연결되며 높은 가격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대형 육가공업체를 중심으로 매년 가공물량을 확대하는 추세도 한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예상치 못한 돼지가격이 양돈농가들의 실수익으로 이어지진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생산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가격이 올들어 크게 오른데다 가축분뇨 처리비와 인건비 마저 상승한데 따른 것이지만 저돈가 기조가 역력했던 지난해 돼지가격과 단순비교를 통한 물가당국의 압박은 산지가격에만 집중, 양돈농가들의 불만도 점차 높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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