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요한 교수(숙명여자대학교)
1970년대 우리나라에 포크송이 인기를 누리면서 통기타가 유행했다. 그 시절에는 통기타와 청바지가 젊음의 상징처럼 여겨졌었다.
그런데 이러한 대중문화는 외국의 팝송을 국내에 들어온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고 이것이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르네상스와 같은 시기를 만들었다. 이 당시에 포크송, 밴드 등이 유행하게 되었고 어떻게 보면 현재 한류의 기틀이 이때부터 서서히 만들어지기 시작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학생이던 시기에는 일본의 영화와 노래 등 일본 대중문화에 대해 유입이 금지되어 있어 전혀 접할 수가 없었다. 이로 인해 상당 기간 우리나라에는 일본의 대중문화가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과거사를 생각한다면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1998년,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이뤄지면서 이를 반대하는 여론은 대단했다. 하지만 우리가 우려한 만큼 일본의 대중문화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일본에 우리나라의 영화, 드라마, 노래가 수출되기 시작했고 일본에서 우리나라의 배우나 가수들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으며, 우리나라에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 수도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들이 점차 다른 국가들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고 지금의 한류가 만들어졌다.
일본의 대중문화가 개방되던 즈음에 우리나라 축산업계에 큰 소용돌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바로 쇠고기 시장의 개방이었다. 쇠고기 시장이 개방되면서 수입산 쇠고기가 우리 축산시장을 잠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내산 쇠고기의 품질을 수입산 쇠고기와 차별화하기 위해 장기간 많은 투자와 연구를 해왔고, 그 결과 국내산 쇠고기는 수입 쇠고기와 차별되는 고급육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후 순차적으로 다른 축산물뿐만 아니라 쌀시장까지도 개방이 되었고 많은 국가와 FTA 협정이 발효되면서 관세장벽까지 낮아져 농·축·수산물의 수입이 점차 증가하였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는 쇠고기뿐만 아니라 다른 축산물도 수입 축산물과 차별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과거 외국 대중문화에 대한 시장개방이 우리나라 문화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제 오히려 현재의 한류가 만들어져 우리 문화가 역수출되고 있는 것처럼, 이제는 우리 축산물도 K-축산물로서 해외로 수출을 시작해야 할 때인 것 같다.
현재 위생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외적 이미지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이러한 이미지는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를 겪어나가면서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또한,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식품안전 관리체계는 기술적 측면과 관리적 측면 모두를 아울러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축산물 시장개방 이후 차별화된 우리나라 축산물의 품질과 위생에 대한 대외적인 국가 이미지를 바탕으로 K-축산물 수출을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나라는 아직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 등과 같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준비를 한다면 K-축산물의 수출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