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폭염 여파 돼지출하는 급감…돈가 추이 관심
양돈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 여름 유난히 무더운 날씨로 인해 수요 자체가 줄어든 상태에서 사회적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휴가특수 마저 실종, 구이류를 중심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크게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전국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가격은 지난 7월14일 지육kg당 5천359원(제주, 등외제외)을 정점으로 약세로 전환, 같은달 23일 5천원 대가 무너진 이후 이달 2일까지 4천원대 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돼지가격 자체만 보면 아직까지는 생산비를 웃도는 수준인데다 예년의 가격추이와도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 양상이다.
그러나 돼지출하량을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돼지 출하량은 134만6천971두에 불과했다. 전년과 비교해 9.4% 감소했다. 돼지출하량이 연중 가장 적다는 전월과 비교해도 7% 가 줄었다. 7월 한달 물량으로는 최근 3년새 가장 적은 물량이다.
‘열돔현상’ 으로 인해 35℃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지속되며 양돈현장의 돼지출하 지연 추세가 심화된데 따른 여파다.
더구나 돼지가격의 하향 추세가 본격화 되기 시작한 7월 중순 이후에는 오히려 돼지 출하량이 더 줄어드는 양상도 나타났던 상황.
그만큼 부진한 돼지고기 소비 추세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지난달 중순 일부 육가공장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 2주간의 가공 중단과 함께 도축작업에도 차질을 빚으며 상대적으로 도매시장 출하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전국 돼지 평균가격의 하락폭이 커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시장 흐름에는 영향이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육가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정과 외식시장 모두 꽁꽁 얼어붙었다. 출하물량이 줄어든 상태임에도 작업량을 조절하는 육가공업체들이 출현했던 상황에서 사회적거리두기 마저 4단계로 강화돼 직격탄을 맞았다”며 “만약 정상적인 소비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최근의 돼지 출하량이었다면 5천원대 중반의 돼지가격이 유지됐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제 관심은 앞으로의 양돈시장이다.
출하지연에 따른 돼지 공급량 감소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 하지만 사회적거리두기가 완화되지 않는 한 지금의 시장 흐름이나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추석 수요가 끝나고 출하지연 됐던 돈군까지 출하에 본격 가담할 경우 당초 예상 보다 더 큰 폭의 가격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가뜩이나 사료가격 인상으로 생산비 상승이 불가피한 양돈농가와 육가공업계 모두 고민이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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