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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조사료 자급화 과녁 맞히기 <6>조사료 수급추적의 과학화

필자, 조사료 수급 통계에 과학적 품질 개념 도입 주창

  • 등록 2021.05.26 11:01:38


TDN 생산량 도입…조사료 가치 평가 기준 한계 


6-1. 사물의 실체 바로보기 

세상에는 좋아 보이는 일에도 어두운 부분이 배합되어 있고, 나빠 보이는 일에도 뜻밖의 밝은 요소가 섞여 있다. 사료도 마찬가지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우리는 여러 재료를 섞어서 줌으로써 기르는 짐승들을 ‘원만하게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풀냄새 향긋한 생풀은 모양도 좋지만 냄새도 좋아 실로 적당한 성숙단계에 이른 조사료는 소출도 풍성하지만 먹고 난 후 소화도 잘 되어 넉넉히 먹이면 농후사료 소비량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런데 조사료는 성숙이 진행됨에 따라 성분의 변화가 심해 ‘같은 이름’의 물건일지라도 영양소의 편차는 2배를 넘을 때가 종종 있다. 나아가 사료작물이 성장하면서 단백질, 칼슘, 인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지만 건물이나 섬유질, 리그닌은 반대로 늘어남으로써 늙은 풀의 소화율이비례적으로 감소해 초지에 남겨진 황초나 볏짚 등은 그저 배나 채우는 효과만 있을 뿐 고기나 우유로 쓰이는 생산에너지는 거의 바닥이다. 아무리 되새김질로 유효에너지를 만든다는 반추동물이지만 왕겨 같은 물건은 먹이기도 어렵지만 먹어도 오히려 손실만 초래한다.


6-2. 조사료자원의 수급균형,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국내 조사료 이용현황에 대한 정부측의 발표를 들었다. 정부의 통계는, 2018년 조사료 공급량은 589만6천톤이었고 이 중 43%인 255만5천톤이 양질 조사료이며, 36%(215만2천톤)는 볏짚 등 저질 조사료이고, 21%인 118만9천톤이 수입조사료이므로 조사료의 자급률은 거의 80%에 달했다고 했다. 이 통계수치가 100% 건물량에 근거한 것인지는 당시 발표자도 밝히지 않아 알 길이 없다.   

통계만 본다면, 현장에서 부패나 변질에 의한 문제만 조절하면 조사료의 완전 자급이 불가능하지도 않을 상황이다. 나아가 양질 조사료 생산은 지속적으로 급증추세에 있고, 축산농가의 양질 조사료생산에 대한 인식도 개선추세에 있으며, 국내산 조사료가 경제적으로 크게 유리함을 선전했다. 이 자료가 진실이라면, 조사료 공급문제는 걱정할 일이 아니어야 한다.   

여러 자료를 참고할 때, 현재 한우는 270여만두, 젖소는 40만7천두로 파악된다. 사양학적 근거와 현실을 고려해 현재 조사료 수요량을 여유롭게 평가할 때 한국의 소들은 연간 537만톤의 조사료 건물을 먹어 치우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지금 자급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폭등하는 수입조사료 값에 양축농민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런데 조사료 자급화의 핵심 문제는 단순한 수급균형에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조사료 수급 통계에 과학적인 품질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해왔는데 근자에 들어서야 조사료의 TDN 생산량이 도입되었고, 여기에 ADF와 NDF의 함량도 표시하고 있지만 데이터의 해독과 응용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TDN값으로 조사료 품질의 우열을 가리고, 수급균형도 이것으로 논하는 것은 틀린 자를 가지고 크기를 재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왜 코넬대학의 Van Soest라는 인물이 조사료 가치를 논하기 위해 전혀 다른 자(尺)를 개발했는가?


6-3. TDN 방식의 약점과 보완점 

사료성분을 분석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1865년에 독일 Weende연구소의 두 과학자가 개발해 발표한 이래 오늘날에도 기술만 개선하면서 잘 쓰이고 있으며, 사료가 지닌 영양소를 일관성 있게 분석하는 아주 편리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로써 얻은 성분에만 의존해 조사료를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반-소에스트는, 식물이 동물과 마찬가지로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포는 세포막으로 서로 구분되고, 나이를 먹을수록 세포막이 두꺼워지면서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래서 그는 영양 만점이고 잘 소화되는 세포내용물(세포내 소기관과 세포액으로서 소화율은 98%에 달함)과, 잘 소화되지 않는 세포벽 물질을 분리해 평가하는 체제를 세웠다. 나아가 그는 세포벽 중에서 소화가 잘 되는 부분과, 적당히 되는 부분, 그리고 전혀 소화할 수 없는 부분도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급기야 조사료의 품질기준이 되는 RFV(조사료상대사료가치)가 나오면서 이것이 미국 건초 시장의 거래기준으로 쓰이고 있다.    

국내 조사료 자급을 든든한 반석 위에 올리려면 통계부터 합리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볏짚과 쌀의 kg당 총에너지 값은 4천100~4천500kcal로서 별 차이가 없다. 그리고 TDN값으로 치면, 쌀알의 에너지값은 볏짚의 2배를 넘지 못한다. 그러나 가소화에너지(DE), 대사에너지(ME), 정미에너지(NE)값으로 표시하면 두 물건의 에너지 격차는 크게 벌어지기 시작해 증체 정미에너지값으로 비교하면 쌀의 에너지 효과는 볏짚의 10배에 달한다. 이것은 TDN 표기방식은, 사료사이에 품고 있는 에너지의 많고 적음은 구분되지만 최종 효율의 크기를 알아볼 수 없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게다가 조사료의 급여효과는, 마치 바닷물의 흐름이 어느 지점에서 급하게 흐르듯이 여기에도 그러한 지점이 있는데, 사료마다 세포성분의 조성에 따라 에너지 추정 공식이 달라서 TDN값으로 그것을 구분하기 어렵다. 예컨대, 가소화 에너지값으로 2.85Mcal/kg 전후의 조사료를 먹은 젖소의 유량은 0.1Mcal 차이로 35%나 감소된다. 그러므로 조사료의 생산량이나 소비량을 엄정하게 추적하려면 100% 건물량에 근거한 특정 에너지(DE 혹은 ME)의 함량에 따라 품질을 구분하고, 사료의 취급단계에서 발생되는 손실요인도 객관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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