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기자]
얼어붙은 양돈시장…소비불균형 해소책 절실
권역화 골격 ASF 방역대책, 양돈 생태계 위협
사육기반 흔들 양분관리제 도입 공론화 전망
올해 양돈산업 전반에 걸쳐 대형악재가 예고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한 여파로 인해 새해부터 양돈시장이 꽁꽁 얼어붙어있는 상황. 더구나 사료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만큼 양돈농가들의 경영난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권역화를 골격으로 하는 정부의 ASF방역대책은 양돈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육기반 자체를 뒤흔들 양분관리제 도입까지 공론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양돈산업의 변곡점, 그것도 양돈산업에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되는 원년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영환경 악화
새해 들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가 이어지면서 돼지고기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설 명절을 앞둔 시점임에도 생산비 이하의 돼지가격은 좀처럼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돼지 생산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고 있는 배합사료 가격 인상마저 예고되면서 양돈현장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018년부터 저돈가시대에 돌입, 가뜩이나 충격이 누적돼온 한계농가들의 잇따른 도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생산성 향상과 함께 생산비를 단 한푼이라도 더 줄이기 위한 양돈농가들의 노력이 그 어느때 보다 절실한 시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ASF 확산과 권역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야생멧돼지의 ASF 전국 확산은 시간문제일 뿐 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럴 경우 산발적인 사육돼지 ASF 발생도 우려되는 상황. 지금까지 정부 방역기조를 감안할 때 일단 야생멧돼지 ASF의 전국 확산만으로도 양돈농가들은 정상적인 농장운영이 불가능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사육돼지의 ASF마저 확산될 경우 광범위한 예방적 살처분과 이로 인한 돼지출하 감소, 가격 상승 등 심각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을 16개 권역으로 나눠 방역을 실시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현실화 되면서 양돈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는 사실은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방역을 위한 방역이 아닌, 산업을 위한 방역과 함께 야생멧돼지와 사육돼지의 균형적인 방역정책으로 방향전환이 시급한 실정이다.
소비불균형 현상
올해에도 코로나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날 가능성은 희박한 만큼 수출을 비롯한 획기적인 대책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뒷다리살의 적체 현상이 대폭 개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 가뜩이나 돼지고기 소비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돈업계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단기대책도 중요하지만 소비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개발 등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다 근본적인 소비불균형 해소대책에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양분관리제 공론화
환경부는 올해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양분관리제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양분관리를 명분으로 한 사육두수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그동안 양분관리제를 반대해 왔던 축산업계도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무조건 거부할 수 만은 없는 상황.
이에 따라 올해는 양분관리제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논의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지역별 양분수요 산출시 화학비료 감축 여부와 함께 가축분뇨의 오염부하량을 산출 기준에 따라 국내 산업에 미칠 충격도 달라질 수 밖에 없기에 양돈업계는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국의 축산시설을 사실상 악취관리지역으로 묶을수 있도록 하는 악취관리법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는 등 축산 냄새에 대한 전방위 규제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돼지도체등급기준
돼지도체등급 기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올해 6월경 돼지도체등급 기준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아래 그동안 다양한 개선방안을 모색해 왔다.
생산자단체와 육가공업계, 정부 및 민간연구기관, 학계, 소비자단체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왔지만 각자 위치에 따라 입장차가 큰데다 현실적인 제약 등으로 인해 이번 기준 개정 과정에서 큰 폭의 변화를 담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소폭의 기준 조정 수준만으로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일단 돼지 도체등급기준 개정 시점이 미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양돈농가와 산업 전반에 걸쳐 대내외적 환경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큰 현실에 주목하며 이럴 때 일수록 양돈현장에서는 기본에 충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아울러 양돈산업의 가치와 현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우군 확보에 범 양돈업계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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