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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우고기 수출, 다시 한 번 생각하자

성과주의 마케팅, 고급육 이미지 실추 우려

  • 등록 2018.10.24 10:18:59

[축산신문 기자] 


류중원 한우자조금관리위원(전남 고흥)


한우고기 수출이 주목을 받고 있다.

홍콩 현지 시장에서 한우가 일본의 화우고기 못지않게 고급육으로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은 한우농가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오랜 기간 수출에 공을 들여왔고, 한우는 이제 막 수출의 걸음마를 뗀 단계임에도 긍정적 평가를 받는 부분에 있어서는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한우수출이 과연 한우농가 경영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이며, 매년 적지 않은 홍보비용을 투입하면서 제대로 된 한우의 고급 이미지가 구축되고 있는지를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홍콩 현지에서 한우는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입이 떡 벌어질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뒷골목시장에 가면 동네 정육점에서 냉동상태의 한우고기가 아무렇게나 팔리고 있다. 일부 수출업체들은 홍콩 현지 바이어들이 원하니까 냉동육을 수출하는 것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웃 일본의 경우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일본도 과거 다양한 업체들이 수출 길을 열고, 각자의 개성에 따라 냉동과 냉장육이 마구 섞여 외국으로 흘러나갔다. 단기간에 수출량은 급격히 늘어났다. 

하지만 금방 한계가 드러났다. 이에 대해 문제를 느낀 일본 정부에서 나서 수출의 주도적 역할을 하기 시작했고, 고급육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지금 전 세계에서 화우가 고급 쇠고기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데는 이 같은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단순하게 눈앞의 이익만을 쫓는다면 한우에 대한 좋은 이미지는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이고, 결국 한우수출은 애만 쓰다가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제풀에 지쳐버리게 될까 우려스럽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한우수출이 한우농가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한우농가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높여주는 것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우수출이 이해 당사자인 농가에게 이익이 없다면 그 사업은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수출에 관련된 농가와 브랜드 경영체, 수출업체 모두에게 그 수익이 고루 돌아갈 수 있는 건전한 분배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아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수출의 방향이라는 것이 어떤지 명확히 틀을 만들고 투자도 해야 할 것이다. 막연히 현지 시장에 한우를 알리고, 수출업체들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우가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도록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업체들을 지원하고, 말 그대로 우리의 명품인 한우고기를 생산해 수출한 농가에게도 그 성과가 나눠지는 건강한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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