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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재래가축의 가치, 주목해야>‘자원은 국력’…특수가축 잠재가치 발굴로 활력 농촌을

고부가가치 축산물 욕구 증대로 새 품종 필요성 대두
가축 유전자원, 식량안보 넘어 환경변화 복원력 원천
실버농업 적합한 새 소득 작목에 대한 연구개발 요구
국내 가축 범위 확대…체계적 지원·연구 뒷받침 돼야

  • 등록 2018.10.15 10:36:07


이성수 가축유전자원센터장(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재래가축은 한 지역에서 오랜 세월 동안 변화무쌍한 기후와 풍토에 적응하면서 자연 선발돼 온 가축으로, 다른 지역의 가축이 지니지 않은 차별된 특성이 있다. 과거에는 농경 생활로 인해 늘어난 인구를 부양하는 식량으로서, 농업을 돕는 노동력으로서, 가죽과 뿔 등을 제공하는 주체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또한, 재래가축의 유전자원은 식량 안보뿐만 아니라, 인간 생활과 관련된 높은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교육, 관광, 스포츠, 레저산업, 역사와 문화보존 등의 다양한 미래가치를 품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축 사양 방식의 다변화와 자연재해 발생, 서식지 환경 변화,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악성 전염병 발생으로 재래가축을 유지, 보존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이 높은 가축에 대한 품종 쏠림 현상이 심하고 축산물 생산도 대부분 이들 잘 개발된 품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고부가가치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증대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새 품종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재래가축의 특성을 살린 축산업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래가축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은 기후 변화와 급변하는 지구환경 변화의 변동성에 대한 복원력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가축유전자원, 인류 공동 자산서 국가 재산으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DAD-IS)에는 2014년 기준으로 전 세계 19종의 포유류와 17종의 조류에 속한 1만4천869품종·계통이 가축으로 등재됐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가 전 세계 가축유전자원 현황조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한 1999년보다 2.3배 이상 증가된 수치이다. 이는 인류가 새로운 품종을 개발했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유전자원과 관련된 국제 정세가 ‘인류의 공동 자산’이라는 도덕적 개념에서 ‘자원은 곧 국력’이라는 경제적 개념으로 변화한 결과이다.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공유에 관한 국제법, 국내법은 모든 유전자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가축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다른 자원을 활용하여 육종을 할 때는 이 규약을 지켜야한다는 의무조항이 생긴 것이다. 얼핏 보면 유전자원 활용에 제한을 두는 규약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소유자와 육종자의 권리를 보호함으로써 유전자원 보존과 활용을 촉진하자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에 15축종 107개 품종·계통을 등재하였다. 여기에는 재래가축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재래돼지를 활용한 신품종 ‘난축맛돈’과 ‘우리흑돈’, 한국 재래닭과 토종오리를 바탕으로 개발한 ‘우리맛닭’, ‘우리맛오리’ 외에도 국내 육종기술이 접목된 국가와 민간소유의 가축 유전자원이 포함되었다.
가축유전자원은 품종 하나하나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먼저, 전 세계 축산농가의 제일 큰 자산인 소는 유전자원 확보를 위해 희소품종, 특이 형질 품종과 재래 품종의 모니터링 등이 전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돼지는 품종의 멸종위험도가 18% 수준으로 높기 때문에 다양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닭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 질병에 취약해 이에 대비한 재래닭의 보존과 복원을 위한 노력을 추진되고 있다. 인간과 교감하는 가축인 말은 스포츠를 넘어 레저, 치료 등 다양한 용도로 그 쓰임이 확대되고 있다. 유목 민족의 상징인 양과 염소는 털, 고기, 우유 생산 위주에서 최근 가죽과 접착제, 기름, 화장품 등 산업용 원재료로 이용되고 있다. 청초함과 힘의 상징인 사슴도 고기, 녹용, 가죽 등의 생산이 활발하다.


새로운 농가 소득원으로 떠오르는 ‘특수가축’
흔히 ‘축산물’이라 하면 소, 돼지, 닭을 우선적으로 떠올린다. 하지만 특수가축 시장도 떠오르고 있다.
최근 소, 돼지, 닭 등 일반 가축의 사육마릿수는 정체, 또는 감소 추세지만, 사슴, 염소, 말 등 특수가축 사육 농가와 사육 마릿수는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적인 비중이 증대되고 있다. 또한, 농업 인구의 노령화가 심화하고 있어 실버 농업에 적합한 새로운 소득 작목에 대한 연구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 축산환경의 여건 변화를 보면 1970∼1980년대까지는 축산물의 양적인 분야에 치중했으나, 1990년대 이후는 고품질,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대하고 친환경 축산업이 요구되고 있다. 염소와 사슴의 경우 과거부터 약용으로 많이 이용되어왔고, 산지초지를 통한 친환경 축산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2004년 ‘가축으로 정하는 기타 동물’ 고시를 개정해 축산법상 가축의 범위를 기존 소, 돼지, 닭 등 주요 가축 외 사슴, 개, 꿀벌, 오소리, 뉴트리아, 타조 등을 포함한 36종으로 확대한 바 있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나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
게다가 축산 관련 대학만 보아도 사슴, 염소, 말 등 특수가축에 대한 전문 연구를 하는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축산선진국인 경우 뉴질랜드에서는 농업연구소 산하에 사슴 등의 특수가축전문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도 국립농업연구소 내 염소연구소에서 염소에 대한 개량, 사양, 가공 및 번식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귀농 귀촌 증가에 따라 특수가축 사육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사양 관리, 질병 피해 최소화, 안전하고 위생적인 도축 및 유통 제도 관련법 제정 등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재래가축 유전자원으로 여겨졌던 특수가축의 잠재적 가치의 발굴에 적극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며, 새로운 농가 소득원 창출과 기술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연구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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