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기고>축산생산단체장, 삭발·단식을 보며

생명을 담보로 생명산업을 지킨다

  • 등록 2018.02.21 11:17:29


김 실 중 부회장(한국육가공협회)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춥다. 체감온도 영하 ­20℃를 넘나드는 혹독한 추위가 다반사다. 이런 엄동설한에 축종을 대표하는 단체장들이 삭발을 하고 참담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어려운 우리 외교속에 세계인의 축제,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걱정과 우려속에서도 온 국민이 하나같이 성공적으로 치뤄지길 염원했고 그렇게 치룬 개막식은 세계인의 감탄과 탄성으로 물결쳤다. 정말 장하고 뿌듯한 일이다.
그런 소중한 시기에 귀한 손님을 모셔놓고 왜 우리는 생존을 외쳤을까? “축제기간인데 삭발을 하고 단식을 하다니”라며 이맛살을 찌푸리기까지 하는 일반대중도 없지 않다. 그래서인지 일반매체에서는 축산인의 생존의 외침을 모른 체 하고 있다.
혹한의 날씨에 삭발은 체온을 앗아가는 연통역할을 한다고 한다. 건강에 매우 치명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목숨을 내놓고 절규함에 대하여 우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무지함일까? 아니면 억울한 사정을 호소해서 해결해 보려고 그랬을까?
아니다. 무허가축사 적법화 종료 기한이 한 달(3.24) 밖에 남지 않은 시한부 생명이 따지고 말고 할게 뭐 있었겠는가. 아주 절박한 것이다.
인간에게 오장육부가 있듯이 가축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고 배설해야 한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인줄 누군들 모르랴.
축산은 우리에게 피와 살이 되는 중요한 단백질을 주지만 분뇨라는 피치 못할 배설물도 주게 된다. 이게 마치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가축분뇨를 잘 쓰면 약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독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 축산연구기관, 축산인 등이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서 가축분뇨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 오고 있다. 그러나 분뇨를 자원화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공감은 했지만 만족할 정도의 수준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그대들이(분뇨를 폐기물로 인식하는 자) 그토록 싫어하는 가축분뇨 냄새는 일 년에 몇 번이나 맡아보는가?
그런데 가축을 자식처럼 키우는 축산농민들은 일 년 365일 내내, 그리고 평생, 아니 대를 이어가면서 그 분뇨를 맡고 주무르고 치우며 살고 있다.
우리 축산업이 이 땅에서 사라지면 그대들은 어디서, 어떻게 우리 축산물을 안심하고 먹겠는가?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말하겠지만 미국산·호주산을 30~40일간 냉동으로 들여온 것을 상상을 초월하는 비싼 값으로 사 먹어야 된다는 사실. 거기에다 식량주권마저 사라지게 된다면…생각하기도 싫은 설정이다.
그 땐 땅을 치면서 후회해도, 돈이 아무리 많다 해도 우리 후손들로부터 원망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될 것이다.
우리 축산인들 중에서는 너도 나도 떠나는 축산업을 지키기 위해 천직으로 알고 지붕을 이어 달았다. 이게 잘못됐다고 한다. 미(무)허가란다. 그래서 26개의 법을 적용해 부순다고?
환경을 부르짖는 고매하신(?) 분들은 축산농가 대표와의 면담조차 거부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래서 결국 우리 축산이 망가지고 삭발·단식하는 이들이 하나, 둘 쓰러지면 그 때 가서 환경 잘 관리했다고 할 것인가?
정치라면 신물을 내는 우리 백성들이지만 축산인은 그래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사당 앞에서 그 소중한 목숨을 걸고 호소하고 있다.
국민을 대변하는 정당을 대표하시는 분들이여! 제발 축산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 것을 간곡히 부탁의 말씀 드린다.
우리 축산인들도 부끄럼 없이 당당하게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축산업으로 진일보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축산관련단체에 몸을 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부말씀 전한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