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곽춘욱 고문(건지·벤코코리아) 어느 날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아이가 엄마에게 귓속말로 “나 2학년 되기 싫어. 그냥 1학년에 남아있을 거야”라고 칭얼거리는 모습을 간혹 보게 된다. 또한, 과거 조선 시대에 유행했던 상투(혼인한 남자의 머리카락을 모두 올려 빗어 정수리 위에서 틀어 감아 맨머리 모양)를 틀었던 머리를 자르는 것에 심한 반발력으로 어지간한 진통을 겪었고, 필자가 어렸을 적만 해도 시골에서 초가지붕을 걷어내고 슬레이트나 기와지붕을 올리는 데 그 반발은 적지 않았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어느덧 학년을 올라 대학생을 거쳐 성인이 되었고, 1895년 을미개혁의 단발령(斷髮令)으로 상투 머리는 금지되어 오늘에 이르렀으며, 초가지붕은 모두 홀랑 벗겨지고 그 자리에는 아파트나 빌딩이 자리 잡았다. 이러한 것은 일련의 사례는 사회가 진화하고 변천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려지는 사회적 변화이다. 사회라는 것은 어느 한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며 진화하고, 때문에 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곧 선두그룹을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마치 허기지고 굶주림에 배고팠을 때는 무조건적인 먹거리가
<가설> 한우 소머리는 단돈 10만원도 하지 않는데, 소머리국밥 한 그릇이 1만오천원? 한우 부산물의 숨은 경제학 <검증>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말 그대로 삼고시대이다. 우리나라 경제와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높아진 물가로 인해 누구라도 지갑을 선뜻 열기 힘든 상황에서 국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국민음식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국밥이다. 퇴근 후 국밥집에 들러 한술 뜨는 국밥은 국민들의 삶의 애환이 담겨있고,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안식처나 다름이 없다. 하지만 국밥도 이제는 쉽사리 먹지 못하는 고가의 음식이 되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한우소머리 국밥 한 그릇이 낮게는 1만오천원, 높게는 이만원 가까이 주고 먹어야 하는 비싼 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우 소머리는 도매가격(농가수취가격) 기준으로 개당 단돈 10만원도 하지 않는다. 한우 소머리에 우리는 잘 알지 못하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까. 소머리국밥 가격 형성의 속내 소머리국밥 가격의 구성부터알아보자. 소머리는 <표1>과 같이 개당 평균 10만원 수준이다. 성별에 따라 머리 무게는 5
진구복 한국축산식품학회장 (전남대 동물자원학부 교수) 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아질산염과 같은 ‘달리 분류되지 않은 해독제 및 킬레이트제에 의한 중독효과(T50.6)를 유발하는 자살위해물질‘로 2조 4항에 추가 지정한다고 행정예고했다. 이에 30년간 육가공에 관련한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로서의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아질산염이 최근 들어 자살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보건복지부 자료, 2018년 3명, 2019년 11명, 2020년 49명, 2021년 46명) 하지만 아직 그 추이가 계속적으로 급격히 증가할지? 아니면 감소할지? 앞으로도 그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최근 아질산염이 자살에 이용된다는 자체는 엄격히 규제되어야 하고 그래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대하여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아질산염이 식품첨가물로 사용되고 있으며, 식육가공품에 첨가되어 미량(ppm)으로도 염지색을 발현하고, 미생물 억제, 특히 혐기성균인 Clostridium botulinum에 대한 항균 및 항산화활성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염지 육제품에 필수적으로 첨가되고 있다. 하지만 아질산염은 과량 사
[축산신문] 이 만 재 원장(한국낙농유가공기술원) 한국의 낙농관련 단체는 낙농진흥회, 낙농육우협회, 낙농협동조합 등이 있다. 대부분의 낙농가는 이 단체들에 귀속되어 있다. 한편 낙농가들이 생산한 원유를 사서 유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유업체들은 유가공협회를 결성하고 있다. 이렇듯 낙농산업은 원유를 생산하는 낙농가들의 단체와 유가공업을 영위하는 유업체들로 구성된 이익 대변 협회가 있고 이 두 그룹은 낙농산업이라는 수레바퀴의 한쪽 씩 역할을 맡아 어느 한쪽도 서로가 필수 불가결한 존재로 유지되어 왔다. 그러면서도 서로가 이익이 상반되는 거래 교섭의 상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구도는 정부가 낙농산업의 생산기반을 유지하기 위하여 가격경쟁력이 높은 외국의 우유제품을 관세장벽과 같은 울타리를 치고 국내 낙농가들을 보호하여 우유, 유제품을 자급하고자 하는 정책의 결과로 나타나는 구도이다. 그러므로 유가공업체는 낙농가들이 미우나 고우나 붙들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그러한 구도는 2년 후 가격경쟁력이 두, 세배나 더 막강한 외국산 유제품의 무제한 수입 개방을 앞둔 지금 이제 점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유가공업체들은 이제 힘주어 꽉 잡고 있
유대성 교수 (전남대학교 수의학과) 2019년 9월 17일,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 농가에서 국내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이 확인된 이후, 4년이 지난 2023년 10월 19일에 또 다시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 LSD)이라는 신종전염병이 국내로 유입되었다. LSD는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으로 주로 흡혈곤충인 파리, 모기에 의해서 전파되며, 감염된 가축의 입과 코 등에서 배출된 바이러스가 소가 먹는 건초, 사료, 물을 오염시키고, 이를 섭취하는 다른 소가 감염될 수 있다. 멀리 떨어진 농장으로의 전파는 주로 감염된 가축의 이동에 의해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으로 국내에 유입된 것도 그렇지만 빠른 확산으로 인해 국내 소 사육 농가는 물론, 소비자들 역시 불안감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소비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고 축산업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추가 확산이 없어야 한다. 기존 럼피스킨병 발생 국가의 사례를 보면, 많은 국가에서 백신 접종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안정화시켰다. 특히 2015-2017년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발칸반도에 위치한 그리스, 불가리아, 알바니아, 세르비아 등
[축산신문] 김성진 소장(아태반추동물연구소) 가축 방역이란 무엇이냐고 챗GPT(인공지능)에게 물어보면 “가축 방역은 가축의 질병을 예방, 통제, 제거하는 조치를 총체적으로 말합니다.” 라고 답을 한다. 1차로 질병을 예방하고 그 다음 통제하고 제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항이다. 이 글에서는 가축 방역이란 개념을 전쟁의 개념으로 확대해 풀어 보고자 한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하마스 무장정파와 이스라엘 전쟁 등 지구상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 숱한 전쟁으로 인한 치욕과 아픔의 역사가 있다. 질병 방역에 있어 예방이 부족해 생긴 위험 노출, 즉 사전 차단을 못해 발생한 전쟁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임진왜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특히 이순신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통해, 적절한 예방을 위한 노력은 수세에 몰리더라도 우리가 마주한 적을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사전 방비는 질병 유행을 막을 수 있으며, 방역망이 뚫렸다 해도 이순신과 같이 최후의 적까지 몰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임진왜란은 1952년 음력 4월 13일 발발하였다. 임진왜란 전부터 당시 조선은 일본의 움직임과 대마도주 왜의 조선 침략
[축산신문] 조성래 조합장(창원시축협) 우리나라의 신토불이, 일본의 지산지소, 이탈리아의 슬로푸드, 네덜란드의 그린케어팜, 미국의 100마일 다이어트 등 각 나라마다 이름은 달리하고 있지만 주된 내용은 ‘지역에서 생산된 건강한 먹거리는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로컬푸드 운동을 표방한 이러한 지역 기반의 식문화는 지역농업에 대한 인식 확대로 이어져 소비자와 생산자의 사회적 거리를 좁히고 나아가 지역경제 발전과 식량자급률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렇듯 생산지와 소비지를 잇는 최단거리이자 식문화의 이상적 형태인 로컬푸드의 소비에 있어 직매장과 공공급식은 빼놓을 수 없는 소비출구라 할 수 있다. 특히, 공공급식인 ‘학교급식’은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소비의 주체가 됨으로, 분명한 수요확보를 통해 공급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는 선순환의 중요한 바탕이 되고 있다. 그렇기에 행정에서는 지역 내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제협력 체계인 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앞다퉈 설립, 경남에서는 이미 6곳의 시·군에서 먹거리통합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는 등 통합적 컨트롤타워로서 지역에서 생산된 안전하고 우수한 농축산물을 관내
[축산신문] 김현범 교수 (단국대 생명자원학부 동물자원학전공) 코로나19 방역 상황으로 연기되었던 아시안게임이 5년 만에 열렸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많은 선수들이 흘렸을 수많은 땀과 노력을 생각하며 경기 결과와는 무관하게 국적을 떠나 모든 선수들에게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아쉽지만 경기 출전을 위한 노력의 대가는 가혹하게도 종목별 몇 명의 선수에게만 메달이라는 영광의 트로피를 선사한다.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선수들은 시상대에 서지 못한다. 하지만 다수의 메달을 확보하지 못한 선수들도 좌절하지는 않는다. 이들이 입상을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좌절이 아닌 다음 대회 입상을 위한 경험으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자기 발전의 계기로 지난 경기를 받아 들이는 것을 바라보며 이들에게도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선수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들도 다음 기회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더욱 노력할 것이라 믿게 된다.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선수들의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방역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중앙 정부, 지자체, 관련 단체 및 양돈 농가들은 방역이라는 공통 분모를 공유하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축산신문] 곽춘욱 고문(건지·벤코코리아) 우리말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이 말이 만들어졌는지 모르겠다. 양잿물 그 자체도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공짜에 익숙한 사람이 너무 많다. 말 그대로 제 값을 치르지 않고 거저 먹으려는 얌체족들. 이런 얌체족들이 결국 정의사회구현(正義社會求賢)을 가로 막고, 사안에 따라서는 사회문제의 골칫거리로서 사회악을 조장하는 매체역할을 하기에 문제는 더 커진다. 우리 축산분야에도 이러한 얌체족이 없는지 우리 스스로 뒤돌아볼 일이다. 즉, 미흡한 가축·관련 환경 관리를 함으로써 결국 축산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축산업의 총체적인 불신을 조장하는 암적인 존재가 아직도 주변에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에서 축산물의 총생산액이 일반 농업생산액을 초과한 상황에서 이제는 축산물이 모두에게 기초식품으로서 자리매김했다. 이렇기에 축산물생산자는 위생적인 환경보전과 우량한 품질 및 저렴한 축산물을 생산해야 하는 절대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고정관념으로 축산업을 영위하려 한다면 그 당사자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고, 오히려 업계를 위해서
김혜린 주임(나눔축산운동본부) 나눔축산운동본부는 축산인들의 사회적·환경적 책임 활동을 위해 2012년 범축산업계 사회공헌체로 발족됐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눔축산운동본부는 축산인을 대표하는 사회공헌체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오면서 꾸준하게 활동 영역을 넓혀 지역사회 곳곳에서 축산인의 온정을 담아 소외계층 봉사 후원, 경종농가와 상생협력, 소비자 상호이해증진, 지역사회 환경개선활동 등에 앞장섰다. 2012년 설립 당시 나눔축산운동에 정기 후원하는 축산농가 회원은 26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운동본부가 ‘1축산농가 1계좌 갖기 운동’을 전개하면서 빠르게 늘기 시작해 2019년 203명에서 2023년 9월 6일 현재 1천345명의 축산농가가 정기 후원회원으로 가입했다. 아직 전체 축산농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나눔축산운동에 관심을 갖는 농가들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도 축산농가와 축산종사자들의 정기후원이 계속 확대돼 나눔축산운동 활성화의 동력이 확보되고, 축산농가들이 지역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원으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기자] 농협법은 ‘조합원 자격상실’을 이사회 ‘확인’ 사항으로 규정 조합원 자격 없는 경우 이사회 확인 여부 무관 투표권 없어 지난 2023. 3. 8.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막을 내렸다. 농수축협 조합장은 인사와 조직, 예산 편성 권한을 가져 지역 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때문에 선거가 과열 양상을 띠며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조합원 여행모임에 조합장 명의로 현금을 찬조하거나 농산물을 제공하고, 조합원이 현직 조합장 낙선 목적의 현수막을 게시하며, 조합 임원이 지위를 이용해 SNS 단체채팅방에 글을 올려 낙선운동을 하는 등 그 형태도 다양하다. 조합장 선거가 끝나면 낙선자 측에서 선거무효 확인소송, 당선무효소송, 직무집행정지가처분 등 법적대응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선거 관련 소송이 진행되는 경우 지역사회는 몸살을 앓을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조합장 선거의 엄정한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며, 조합장, 조합원 등 조합의 구성원은 조합장 선거의 주요한 법적 쟁점에 대해 숙지할 필요성이 있다. 조합장 선거 관련 법적 분쟁에서 가장 큰 쟁점은 ‘조합원 자격’여부다. 농업협동조합법은 조합원의 자격을 지역농협의 구
[축산신문] 이만재 원장(한국낙농유가공기술원) 낙농가의 폐업 진행이 해를 거듭할수록 그 폐업율의 증가 속도가 30% 이상 가속이 기록되고 있다.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의 1년 사이 전국의 낙농가수는 4천847호에서 4천718호로 2.7%가 감소하였고, 2022년 6월부터 2023년 5월의 그 수는 4천573호에서 4천408호로 3.7%가 감소하였다. 지난번의 본 시론에서 예측한 수치보다 약간의 가속도가 붙은 결과다. 이미 예상한 대로 지속 불가능한 환경문제, 후계자 문제, 원가경쟁력의 저하 문제 등으로 이 가속도는 2~3년 후에는 감소율이 5~7%로 증폭될 소지가 여전히 잠재되어있는 것이 현재 한국 낙농의 현실이다. 이미 제기되어있는 문제로 위 속도로 낙농가의 폐업이 진행되고 향후 5~10년 뒤 낙농가 수 2천여 호, 집유량 110만 톤이 실현된다면 우리는 몇 가지 예상과 그에 따른 대응책을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응책을 마련하기 전에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필수 불가결한 요건이 그 반석으로 굳혀져야 한다. 그것은 바로 정부가 낙농산업을 국가의 주요 기간산업으로 간주해야 할 태도와 자세이다. 그것은 국가의 의무이기도 하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