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한우반납운동 전개…농가 어려움 호소
협회장 불의의 사고로 재선출…내홍 수습 노력
할인판매 연중행사로…암소 도태장려금 지급
2012년은 한우업계에 있어 그 어느 해 보다 사건사고가 많았던 한해로 기억될 듯 하다.
새해 시작과 함께 한우농가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우가격 하락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농가의 현실을 호소하기 위해 한우반납운동을 전개했다.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로 이뤄진 한우반납운동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료 값을 감당하지 못한 농가가 소를 굶기는 상황 등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부 부정적 여론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한우농가의 어려운 현실이 알려지면서 한우산업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2월 치러진 한우협회장 선거에서는 정호영 회장이 선출되면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취임직후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면서 한우협회는 급격한 혼란에 휩싸였다. 긴급하게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지금의 김남배 회장을 선출했고,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으로는 강성기씨가 선출되면서 협회는 안정을 찾는 듯 보였다. 그도 잠시 취임직후 개최키로 했던 한우인 총궐기대회를 이틀 전에 갑작스레 취소하면서 협회는 다시 한 번 혼란에 빠졌다.
이후 김남배 회장은 단식투쟁을 전개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연이은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인해 아직까지 협회 내부의 갈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우업계에서는 한우수급 안정을 위한 대규모 할인판매행사가 연중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특히, 암소 줄이기에 매진한 한해였다. 정부에서는 암소 감축을 위해 300억이라는 예산을 투입해 도태장려금까지 지원하는 초강수를 내놓기도 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급안정을 위해서는 암소를 감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결과적으로 암소 도축이 크게 늘어났지만 산지에서는 암소가격과 송아지가격이 폭락하면서 농가들의 불만은 커져만 갔다.
암소감축이 한우업계의 최대 이슈로 부각되면서 미경산 암소를 시범적으로 비육 출하하는 곳도 생겼다. 8월 농협음성공판장에서는 미경산 암소 상장경매가 실시돼 주목을 끌었다. 육질 면에서는 거세우 못지않은 품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장기비육으로 인해 생산비 부담이 크다는 것과 도체중이 거세우에 비해 작다는 문제점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사료가격 향상으로 인한 조사료 자급을 위한 활동이 어느 해보다 활발히 이뤄졌다. 지자체별로 유휴지를 활용한 조사료 재배단지를 조성하는 사례가 많았고, 포항시와 포항축협은 공동으로 연해주에 대규모 조사료 생산단지를 개발, 안정적 조사료 공급라인을 확보했다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올해 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는 깜짝 놀랄만한 사건이 있었다. 대상을 받은 전남 영암의 서승민씨가 출품한 소 두 마리가 사상 최고가인 6천904만원, 6천270만원에 각각 낙찰된 것이다. 서씨는 두 마리를 출품해 1억3천174만원을 받아 주위 농가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한우경진대회가 16년 만에 부활했다. 총 8차례에 걸친 지역별 예선을 거쳐 선발된 우수한 품종의 한우들이 10월 31일 안성팜랜드에서 전국 최고 한우의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다. 대상은 경기도 가평 강재영씨의 출품우가 받았다. 이소는 이날 치러진 경매에서 1천510만원에 낙찰됐다.
되돌아보면 좋은 일보다는 힘들고 괴로운 일이 많았던 한해였다. 수급조절을 위한 감축이라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한해였다. 올해의 어려움을 이겨낸 것이 내년에는 좋은 결과로 돌아오길 농가들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