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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타)

농촌의 새로운 활력소…말 달린다

■기획특집/ 진솔한 말(馬) 이야기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말(馬). 탄탄하고 우아한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한번 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잠깐 사이 광활한 초원을 말과 함께 내달리는 영화속 내모습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말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FTA 이후 말이 새로운 농촌경제 신성장동력이라고 여기저기서 토해낸다. 특히 지난해 제정된 말산업육성법은 말산업 대중화를 이끌어내는 기폭제가 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모든 산업이 그렇듯이 말산업 역시 한껏 부풀려지다가 어느순간 사그러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정부, 마사회, 협회, 농가, 승마장 등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서 장기적인 발전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특집 ‘진솔한 말(馬) 이야기’는 말산업 각분야 현황과 과제, 나갈 방향 등을 있는 그대로 담고 있다. 





>>장태평 한국마사회 회장이 밝히는 말업이 나아갈 방향


"말산업 성장성 무한…첫걸음 이지만 보폭은 클 것"


말산업 희망의 신호탄

지난해 경주마 첫 수출…의미 있는 시작

말, 활용가치 매우 높아…전문지식 필수 

말산업육성법 제정 새전기

승마 활성화…말고기·부산물 등 활로 모색

관련단체-지자체 상생의 협력이 중요

마사회의 역할

경마편중 사업구조 다변화…공익성 강화 

말산업 인프라 구축…육성 전담기업으로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은 “말산업이 이제야 첫발을 뗐다”고 말하면서도,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경주마 첫 수출에 성공했어요. 희망을 쏜 셈이죠. 시작은 늦었지만, 우리 말산업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장 회장은 하지만, 말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경마의 경우, 사행산업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언론 등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경마가 말산업을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임에는 틀림없어요.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해야 합니다. 장외발매소 등을 건전하게 운영할 계획입니다.”

장 회장은 경마 뿐 아니라 승마, 말고기, 부산물 등 여러각도에서 말산업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한 면에서 지난해 제정된 말산업육성법은 새전기를 마련해 줬다고 밝혔다.

“법에서는 말산업 특구, 농어촌형 승마시설, 자격제도, 말 수급·가격 안정 등 많은 말산업 육성 대책을 담고 있어요. 잘 활용해야 합니다. 한국경제의 하부구조로서 말의 산업적 가치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법제정을 신호탄으로 많은 말산업 관련 단체들이 생겨났다. 지자체들 관심도 부쩍 커졌다”며 긍정적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러한 단체들과 지자체들이 상생할 수 있는 협력관계가 형성돼야만 말산업이 굳건한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말은 타 축종과 달라요. 생축으로서 이용가치가 크죠. 활용기간이 길다는 특징도 있어요.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장 회장은 “마사회 혼자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마사회는 정책, 사업, 예산을 수립·추진하는 헤드쿼터 기능을 담당하고, 협회와 지자체들이 살아움직있는 산업으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 회장은 승마 저변확대에 말산업 미래가 달려있다고 했다. “우선 탈 수 있는 말이 많아야 합니다. 승마장 수도 늘어나야 하고요. 마사회는 승마운동 학교체육 도입, 유소년 승마단 창단, 승마 아카데미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말고기와 말 부산물 산업 역시 말산업 발전을 이끄는 한축으로서 제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말고기요? 너무 생소하고, 거부감을 갖는 것이 사실이잖아요. 하지만, 맛과 영양소 등에서 다른 축산물 고기와 비교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됩니다. 육마는 육마대로 나름 판로가 마련돼야 합니다.”

말 부산물의 경우, 제주도에서는 이미 말 기름을 이용한 아토피성 피부 화장품이 출시돼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관절염과 골다공증에는 말뼈가 특효약으로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마사회가 앞으로 경마전문기업에서 탈피, 말산업 육성 전담기업으로 거듭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말산업이 쑥쑥 커갈 수 있도록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이 마사회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덧붙였다.

“마사회는 말산업육성법 제정을 주도했어요. 관리감독 부처인 농식품부와 호흡해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입니다. 전문인력 양성, 생산·육성·유통 강화, 소비다변화, 연구개발 등 말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을 다지겠습니다.”

지난 77년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후 재정경제부, 농식품부, 국가청렴위원회 등에서 30여년간 행정경험을 쌓은 장 회장. 지난 2008년부터는 2년간 농식품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보다는 농민들에게 경영마인드를 전파하고, 농업 경영 안정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경마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변화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 낼 것입니다. 사회에 기여하는 공익모델도 구상하고 있고요. 더불어 마사회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명변경 등 모든 틀을 바꾸는 작업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승마 예찬/ 이준동  대한양계협회장


“애마와 13년 동행…행복합니다”


매일 아침 승마로 건강한 하루 출발 

전립선·요실금 예방…전신운동 제격

웬만한 거리는 말로…훌륭한 교통수단


이준동 대한양계협회장은 말(馬)이 친구다. 운동도 같이 하고, 식당에도 함께 간다. 말은 교통수단이 되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을 털어놓는 상대가 되기도 한다.

이 회장이 말 탄지는 13년 전. 살아있는 모든 동물을 사랑하는 데다 농장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운동할 것을 찾다가 말을 선택했다. 매일 아침 1시간씩은 말을 타고 있다고 이 회장은 전했다. 농장을 둘러볼 때도 말을 빼먹지 않는다. “굳이 자전거 타고 슈퍼에 갈 필요있나요. 말 타고 다니면 얼마나 좋은데요.”

승마 실력 역시 수준급. 고삐를 잡지 않고도 말을 다룰 줄 알고, 뛰는 말 위에서 활을 쏠 수 있을 정도다. 그렇지만, 이 회장은 안전이 가장 우선이라고 했다. “물론 말에서 떨어진 적이 있어요. 주위에서는 다친 사람을 많이 봤고요. 말 앞에서는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이 회장이 말을 추천하는 이유는 단연 운동효과다. “말을 1시간 타면 줄넘기 3천번하는 효과가 있어요. 장을 움직이게 하고요. 남자한테는 전립선, 여자한테는 요실금 예방에 특효예요. 한마디로 전신운동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는 “전문조련사와 기수로부터 승마를 배웠다”면서 그렇다고 승마를 너무 어렵게 여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아들도 금방 배우고, 곧잘 탄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말과의 교감이 승마포인트라고 했다. 말 컨디션에 따라 재미가 다르고, 속도를 조율해야 한다는 조언. 더욱이 대다수 승마용 말이 경마에서 왔기 때문에 과욕을 부리다가는 자칫 잠재돼 있던 말의 질주본능이 살아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승마장에서 말을 구입해 직접 키우고 있다. 그는 “벌써 3마리 째다. 말 사육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 건초, 볏집, 당근 등을 잘 먹고, 2개월에 한번 꼴로 편자를 바꿔주면 된다”고 말했다.

“말은 운동기구가 아니죠. 즐거움도, 두려움도 느끼는 생명체입니다. 그리고 1년전 지나온 길을 기억할 만큼 아주 영리해요. 아주 신중하고도 조심스럽게 다뤄야 합니다.”



●고문석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시험장장


“궁에서 즐기던 말고기…대중화 멀지않아”


육용 품종 도입…적극적 종축개량

고품질 생산 장려 인센티브도 필요


“궁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죠.” 고문석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시험장 장장은 “과거 말 확보를 위해 말고기 도축을 금지시켰을 뿐, 우리나라에도 말고기 문화가 성행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말고기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다행이다. 말고기 대중화도 그리 멀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아직은 제주 등 일부지역에서만 말고기 소비가 이뤄지고 있어요. 서울 등 대도시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고 장장은 하지만, “말고기 전용으로 키우고 있는 말은 거의 없다”며 “말고기 전용 품종을 도입하고, 종축개량에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고기용으로 팔면, 말 가격은 형편없이 낮아져요. 경주용마에서 탈락한 말이 대다수죠. 특히 생체중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농가들이 말고기 생산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고 장장은 고품질 말고기 생산이 말고기 대중화를 이끌어내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말고기 등급판정제가 시행돼야 합니다. 또한 소비자 입맛을 충족시키는 다양한 말고기 요리개발도 뒷받침돼야 하죠. 말고기 가공식품 역시 호응을 얻을 수 있어요.”

고 장장은 “사료급여, 비육기간, 질병 등 여러 각도에서 말생산을 연구개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인센티브 제공 등 고품질 말고기 생산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강문 서울대 수의과학대학 부학장


“말과의 교감, 사람 병도 자연스레 치유”


재활승마 해외선 일반화…내년 국내 센터 건립 

지도자 양성·말산업 발전 교두보 역할 기대


서강문 서울대 수의과대학 부학장은 “말은 사람과 어우러져 운동경기를 하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말과의 교감을 통해 사람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말 걸음걸이는 사람과 비슷해요. 말을 타게 되면, 바르게 걷는 효과를 갖게 됩니다. 말과 교감하면서 자연스럽게 운동하는 거죠. 이것이 재활승마 원리입니다.”

서 부학장은 재활승마가 떠오르고 있는 재활의학이라고 소개했다. “뇌성마비환자, 지체 부자유자, 자폐아 등이 많이 이용해요. 치료효과에 상당히 만족하는 편입니다.”

서 부학장은 하지만, 국내 재활승마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1870년에 재활승마 치료효과를 보고한 바 있어요. 독일, 미국, 영국 등에서는 일반화돼 있고요.”

서 부학장은 “우리나라도 이제는 재활승마 지도사 양성, 프로그램 개발 등 체계적인 연구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이러한 면에서 내년 상반기 중 서울대 수원캠퍼스에 오픈하는 서울대 재활승마센터는 재활승마와 말산업 발전을 이끌어내는 교두보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울대 재활승마센터는 재활승마에만 그치지 않아요. 말산업 관련 종사자를 교육하고, 지도자를 양성하게 됩니다. 관련분야 글로벌 리더를 꿈꾸고 있습니다.”


●여운장 백제민족무예원장


“말은 전통을 계승하는 최고의 문화상품”


각종 사극·민속이벤트 등에 필수 소재

다양한 관광상품 모델로 적극 개발해야


여운장 백제민족무예원장은 말이 최고의 문화상품이라고 했다. 특히 “한국인은 기마민족 후예”라며 말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은 곧 전통문화 계승이라고 강조했다.

“고구려 벽화를 봐도 말을 타고 활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각종 사극에서도 말은 필수 소재이고요. 말은 한국인과 뗄래애 뗄 수 없는 동물입니다.”

여 원장은 지난 95년 처음으로 조선시대 무과를 그대로 재현해 냈다. 이후 발표회를 통해 전통 무예를 후대에 알려오고 있다. 황산벌, 천군, 대장금 등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도 말 소품을 공급하며, 흥행에 한몫을 톡톡히 담당했다.

“지난해 백제문화제에서는 기마 600두가 동원됐어요. 잘은 모르겠지만, 삼국시대 전쟁에서도 이러한 규모의 기마병은 없었을 거예요. 정말 대단했어요.”

여 원장은 말이 관광상품으로서 가치가 충분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손님이 기마병 호위속에 임금님처럼 말을 타고 간다면, “정말 임금님이 됐다”라는 기분을 만끽하게 된다고 했다.

기마 국토대장정 등 말과 함께 하는 이벤트도 말 가치를 끌어올릴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낙농 체험목장이 있잖아요. 말도 친근하게 다가서야 합니다. 농장으로 초대해 먹이도 주고, 말도 타보고. 흥미를 끌 수 있어요. 다양한 문화모델을 발굴해야 합니다.” 김영길 young@chuksannews.co.kr



■농협, 말 산업 육성사업 본격화


안성팜랜드 생활승마 메카로… 전국축협은 성장동력 모델로


승마·비육마·승용마 경매까지

일선축협과 힘모아 다각사업 전개


농협중앙회 안성팜랜드 승마센터는 지난 2009년 6월 개장 이래 빠른 속도로 생활승마의 메카로 자리 잡아가면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농협은 안성팜랜드 승마센터를 대한민국 대표 승마사업장으로 육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국축협과 공동으로 말 사업을 축산농가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말 산업 육성 종합사업 추진

우선 1단계로 안성팜랜드를 중심으로 승마용 말 사업(승마+승용마 생산)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승마와 비육마, 나아가 승용마 경매 등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일선축협과 힘을 모아 협동조합이 말 산업을 선도하고 구심체가 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한민국 대표 승마클러스터 육성이나 승용마 사육농가 육성, 그리고 승마장 거점조합 육성, 승마교육장 설치, 찾아가는 승마교실 운영 등이 농협의 말 사업 추진전략에 포함돼 있다.

올해 만해도 사육(조련)장과 외승장(5㎞), 경매장, 승마교육장, 판매장모델숍 각 1개소씩을 안성팜랜드에 설치하고, 승용마 사육농가 20호를 육성할 계획이다. 조합 승마장도 3개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중장기과제로 우수마개량센터 개설도 검토 중이다.

농협이 추진하겠다는 승마클러스터 육성의 골자에는 현재 안성팜랜드 승마센터가 수행하고 있는 승마사업에 사육사업과 교육사업, 판매사업까지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를 위한 말 사육사와 조련사 등 전문인력도 추가 확보하고, 당연히 마필 추가 확보에도 주력한다.

농협은 특히 말 산업 육성을 위한 부서별 역할분담체계를 구축했으며, 앞으로 정부, 지자체, 마사회, 대학, 연구기관 등과 공동 협력도 추진할 계획이다.


안성팜랜드 승마센터에서는

농협안성팜랜드분사(사장 함혜영)가 운영하고 있는 승마센터는 3월3일 현재 총 41두의 승마용 및 관상용 말을 보유하고 있다. 더러브렛 19두, 윔블러드 1두, 조랑마 5두, 미니어쳐 3두, 관상용 3두 중 조랑마와 미니어쳐는 마차용이나 관상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관리비를 받고 사육하고 있는 자마회원용 더러브렛 1두와 승용마 생산용으로 종빈마 7두와 당세마 2두도 있다. 승용마 생산용은 전문 업체와 협약을 맺고 번식기술을 전수받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렇게 태어난 망아지는 농협이 우선적으로 구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승마센터의 부지면적은 2만550㎡, 건축면적은 4천380㎡로 실내승마장(1천959㎡), 실외승마장(4천380㎡), 마사와 창고(1천369㎡, 30방), 클럽하우스, 관리동을 갖추고 있다. 특히 실내승마장은 농협안성목장(구 한독목장)의 젖소 우수와 착유시설을 활용해 만들었는데 국제규격을 뛰어 넘을 정도로 안락하고 편안하게 승마를 즐길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안성팜랜드에는 5명의 전문교관이 근무하고 있으며, 어린이승마교실(지자체 협력사업), 전국민말타기운동(마사회 협력사업)을 비롯해 일반회원과 강습회원, 1회 승마, 체험승마, 가족승마, 단체승마, 재활승마(지자체 지원사업)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승마센터를 찾는 회원은 2011년도 평일 평균 20~30여명, 주말에는 40명 정도 됐지만 일반체험까지 포함하면 하루 100여명이 넘어간다. 지난 1일에는 187명이 승마센터를 찾았다. 2011년도 기준으로 연간 이용객은 8천880명, 어린이 승마교실 150명(1인당 16회), 재활승마회원 111명(1인당 16회)을 포함하면 승마 이용횟수는 1만3천을 훌쩍 넘긴다.

함혜영 안성팜랜드분사장은 “다양한 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승용마 생산기술 습득에 주력해 일선축협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승마센터를 만들겠다. 나아가 농협과 축산조합원들이 말 산업의 중심에 서는 그날까지 안성팜랜드 승마센터가 핵심적인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토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정훈 



●정 승 한국말산업중앙회장


말 타고 푸른 초원·백사장 질주

  그림 속 풍경만이 아닙니다”


농어촌 지역특색 맞춘 수익모델 개발

농가는 생산, 조합은 운영 합리적 대안  


“나비축제에서 꽃마차. 근사하지 않나요?” 정승 한국말산업중앙회 회장은 지역맞춤형 수익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생산 농가들에게 제안했다.

“말은 훌륭한 관광자원이예요. 예를 들어, 해변가라면, 말을 타면서 하얀 백사장을 달리는 거죠. 산림욕을 해도 되고, 동네 한바퀴를 쭉 돌아보는 코스도 꽤 괜찮죠.”

정 회장은 “물론, 농가 혼자만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지자체와 승마장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댄다면, 결코 그림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현실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렇게 되면, 농장과 승마장이 인근 주민으로부터 사랑을 받게 된다. 말산업이 농촌경제 활력을 이끌어내는 성장동력이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말산업육성법이 제정되면서, 농장내에 농어촌형 승마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히면서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걸림돌이 많다. 특히 낙마 등 안전문제다. 농가들이 직접 승마장을 운영하려고 하면, 넓은 토지는 물론, 훈련, 홍보, 프로그램 운영 등에 많은 인력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영농조합을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농가는 말을 생산해 승마장에 내는 것입니다. 승마장은 영농조합에서만 말을 구입하고요. 이렇게 나눠서 하는 겁니다. 아니면 공동으로 승마장을 운영해도 되죠.”

정 회장은 경마, 승마를 굳이 고집할 것이 아니라 말고기 생산도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했다. “말고기 산업은 이제 첫걸음이라고 봐야 하죠. 예전에는 말이 병(兵)력이다 보니 음식으로 쓸 수 없었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말고기는 나름 인기를 끌었다고 하네요. 특히 영양가치에서도 말고기는 다른 축종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정 회장은 일부 지자체의 경우, 말고기 생산을 특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말고기 전용 비육마는 아직 국내에 없다고 봐도 된다. 또한 레시피라든가 위생 등 인프라도 미비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고품질 말고기 생산이 말고기 산업을 일으킬 것이라며 비육마 전용 품종 도입을 주문했다. “지난달 일본 최대 비육마 회사인 센코팜 관계자들이 우리나라 말생산 농장을 둘러보고 갔어요. 국내에 진출한다면, 한국말산업중앙회와 함께 업무를 진행키로 약속했고요.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말고기 대중화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농식품부 차관으로 근무하는 동안 말산업육성법 제정에 깊게 관여했다는 정 회장. 그는 “경마는 도박, 승마는 귀족스포츠, 말고기는 부담 등 편견을 깨부수는 게 말산업 발전을 가져오는 첫번째 단추”라고 강조했다. 



●이종욱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장


“잘 키운 말 한마리가 

  열마리 부럽지 않죠”


경주마 능력따라 몸값 큰 격차

경마 중심 사육구조로는 한계

승마 저변 활성화에 미래 있어


지인이 말사육을 한다고 하면, 우선 말리고 본다는 이종욱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회장. 그는 “말 사육이 겉으로는 폼나 보이지만, 안에 직접 들어와 보면 결코 화려하지도, 우아하지도 않다”고 했다.

이 회장이 경영하는 말목장은 경기도 이천에 있다. 성수목장이다. 8만평 부지에서 약 50두 가량 경주마를 사육한다. 이 넓은 땅에 고작 50두만 키우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많이 키운다고 돈 버는 게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잘 달리는 말은 1억원이 넘어요. 하지만, 경주마에 뽑히지 못하는 말은 400만원에 불과합니다. 똑똑한 놈 한 마리를 잘 키우는 것이 경쟁력이죠. 100마리 키우든, 200마리 키우든 어차피 1등은 하나잖아요.”

이 회장은 말사육 시스템이 일반 축산과는 완전 다르다고 했다. “부친 때부터 50여년간 낙농을 했어요. 낙농 목장 한 구석에 한두 마리 말을 키우던 게 말 사육을 전문적으로 하게 된 계기가 됐죠. 지난 2000년 시작했으니 벌써 13년째네요.”

이 회장은 국내 말 사육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고 했다. “초기에는 무얼 먹여야하는지, 어떤 훈련을 시켜야하는 지 아무 것도 몰랐어요.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돈도 많이 썼고요. 8년이 지난 후에야 빚을 갚고 있으니 추천할 수 있겠어요? 종마를 들여올 때 부가가치세를 내는 등 정부지원도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이 회장은 말사육이말로 노동집약적 생산이라고 했다. 번식부터 사육, 훈련 등 일일이 손때를 봐야 진정한 말로서 가치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혈통이 중요해요. 그리고 사육과 훈련이 갖춰져야 합니다. 여기서 하나라도 부족하면, 값어치는 뚝 떨어지게 됩니다.”

이 회장은 현재 경마중심 말사육 구조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결국, 승마활성화가 말산업을 열어제끼는 열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승마전용 생산농가는 없어요. 시장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말값이 형편없이 낮기 때문이죠. 승마장에서는 대다수가 경주퇴마를 쓰고 있습니다.”

그는 종축개량이 말을 키우는 한 재미라고 했다. “낙농할 때도 종축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말은 특히 개량효과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내가 기른 말이 경주 1등이라도 할 때면, 정말 가슴이 두근두근 벅차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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