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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한우인 울린 롯데마트의 ‘통큰 마케팅’

■기자수첩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 10일부터 한우할인판매를 실시한 롯데마트 서울역점 매장. 한우를 할인판매하는 바로 뒷편에는 미산 쇠고기 시장을 롯데마트에서 선도하겠다는 내용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데 있어서도 최소한의 윤리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그 첫 번째 조건일 것이다.
지난 10일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는 롯데마트의 미산 갈비 할인판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나마 롯데마트 측에서는 구제역 상황으로 농가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날 롯데마트는 미산 갈비의 판매를 중단하는 대신 한우와 한돈(국내산 돼지고기)의 할인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이후 마트 매장을 둘러보려 관계자와 함께 정육코너를 찾았다. 입구에는 10일까지 판매예정이던 미산 갈비가 이미 다 팔려 더 이상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었고, 바로 전날까지 수입육을 팔던 코너는 한우할인 판매장으로 변해있었다.
나름 소신을 갖고 준비했을 할인행사를 농가 반발에 의해 갑자기 그 품목만 바꿔 진행한 롯데마트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날 좀 더 일찍 현장에 도착해 판매장을 둘러본 동료기자로 부터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미산 갈비를 팔고 있었다는 말을 전해들은 본 기자는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더 기막힌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이제 막 판매를 시작했으면서 한 시간도 안 되서 준비한 한우고기의 물량이 소진됐다며 판매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눈과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실제로 판매장의 직원이 매진 푯말을 세워놓는 것을 보고서는 말문이 막혔다.
롯데마트가 제대로 된 업체라면 구제역으로 실의에 빠진 축산 농가들에게 미산갈비 할인판매로 상처를 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성의있는 사과를 했어야 했다.
롯데마트 측에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미산갈비를 팔겠다는 계획을 세웠을 때 우리 축산농가들이 어떤 심정일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해봤는지. 그리고, 미산 갈비 대신 한시간도 못 팔 물량으로 한우 할인판매를 진행한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면 우리 축산인들이 롯데마트를 용서 할 꺼라 생각했는지. 한마디로 ‘눈가리고 아옹’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누구든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용서를 받기 위해서는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 한우협회는 롯데마트에 대해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농가를 두 번 울린 행동은 쉽게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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