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는 롯데마트의 미산 갈비 할인판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나마 롯데마트 측에서는 구제역 상황으로 농가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날 롯데마트는 미산 갈비의 판매를 중단하는 대신 한우와 한돈(국내산 돼지고기)의 할인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이후 마트 매장을 둘러보려 관계자와 함께 정육코너를 찾았다. 입구에는 10일까지 판매예정이던 미산 갈비가 이미 다 팔려 더 이상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었고, 바로 전날까지 수입육을 팔던 코너는 한우할인 판매장으로 변해있었다. 나름 소신을 갖고 준비했을 할인행사를 농가 반발에 의해 갑자기 그 품목만 바꿔 진행한 롯데마트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날 좀 더 일찍 현장에 도착해 판매장을 둘러본 동료기자로 부터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미산 갈비를 팔고 있었다는 말을 전해들은 본 기자는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더 기막힌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이제 막 판매를 시작했으면서 한 시간도 안 되서 준비한 한우고기의 물량이 소진됐다며 판매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눈과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실제로 판매장의 직원이 매진 푯말을 세워놓는 것을 보고서는 말문이 막혔다. 롯데마트가 제대로 된 업체라면 구제역으로 실의에 빠진 축산 농가들에게 미산갈비 할인판매로 상처를 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성의있는 사과를 했어야 했다. 롯데마트 측에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미산갈비를 팔겠다는 계획을 세웠을 때 우리 축산농가들이 어떤 심정일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해봤는지. 그리고, 미산 갈비 대신 한시간도 못 팔 물량으로 한우 할인판매를 진행한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면 우리 축산인들이 롯데마트를 용서 할 꺼라 생각했는지. 한마디로 ‘눈가리고 아옹’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누구든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용서를 받기 위해서는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 한우협회는 롯데마트에 대해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농가를 두 번 울린 행동은 쉽게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