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이 흑돼지 품종에서 줄무늬 유형의 털이 발생하는 원인을 유전자 염기서열 변이에서 찾고 이를 해결할 유전자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돼지 털색은 품종의 특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다. 특히 흑돼지는 균일한 털색으로 품종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드러낸다. 농진청 연구진은 제주재래흑돼지와 개량종을 교배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않게 줄무늬 유형의 털을 가진 개체를 발견, 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히는 연구에 매진해왔다.
흑색은 줄무늬 색보다 우성이기 때문에 줄무늬 변이가 있어도 이형접합체에서는 겉모습이 흑색으로 나타나 외형만으로는 판별하기가 어렵다.
농진청의 연구 결과 털색 관련 유전자인 ‘멜라노코르틴 1 수용체(MC1R)’ 발현 조절 부위(promoter)에서 흑색 품종과 적색 품종 간에 2bp 염기서열 변이로 인해 줄무늬가 발생하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두 품종에서 각각 한쪽의 유전자 가닥을 물려받아 이형접합체(Heterozygote)를 이루는 경우, 흑색 줄무늬가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은 피시알(PCR) 기술을 활용, 흑색 줄무늬 변이를 조기에 식별할 수 있는 분석 기법을 개발했다. 이 기법은 유전자 변이 유무에 따라 증폭된 디엔에이(DNA) 띠(밴드) 길이에 차이가 나타나는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피시알(PCR) 검사 결과, 줄무늬 유발 변이가 없는 개체는 단일 띠(밴드), 변이가 있는 개체는 두 개의 띠(밴드)로 나타난다. 이를 다양한 돼지 품종(‘두록’, ‘랜드레이스’, ‘버크셔’ 등)에 적용한 결과, 흑색 줄무늬 변이가 제주재래흑돼지에서 유래했음을 확인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 강근호 소장은 “이번 연구로 사육 농가는 분양받은 흑돼지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종돈장은 품종의 균일성을 사전에 관리해 번식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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