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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개량, 기록 관리·이표 장착이 출발점

김은호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평가과)

 

길거리를 걷다 보면 '염소탕', '염소고기 전문점'이라는 간판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2024년 개 식용종식법 시행 이후,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염소고기가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증명하듯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염소산업 생산액은 2017년 797억 원에서 2022년 1,672억 원으로 약 2배 이상 성장했고, 사육두수 규모도 2017년 39만두에서 2022년 43만두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염소고기 소비시장이 커지는 만큼 사육 농가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일부 농가들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계획 없이 사육두수를 늘리고 있으며,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체구가 작은 재래흑염소와 체구가 큰 외래 육용종 보어 염소를 무계획적으로 교배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개체식별이 이루어지지 않아 ‘어떤 개체가 우수한 능력을 가졌지?’, ‘어떤 아비를 써야 하지?’에 대한 물음에 쉽게 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부모의 정보를 몰라 같은 씨염소를 반복사용해 근친교배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염소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관례'나 '경험'에 의존하는 사육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에 기반을 둔 과학적인 개량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모든 개량은 개체식별과 정확한 기록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표를 달지 않은 염소는 마치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사람과 같다.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났는지, 성장은 얼마나 했는지,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농가에서는 자신이 사육하고 있는 가축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체중 개량이 목표라면 성장일지를 작성해 기록해야 한다. 성장기록은 개체의 발육 상태와 성장 속도를 파악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생시체중을 시작으로 구간별(생시, 이유시, 생후 6, 9, 12개월령 등) 체중을 측정한다. 이러한 기록은 우수한 성장 능력을 갖춘 개체를 선발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다산성 향상이 목표면 번식일지를 기록해야 한다. 합사시킨 수컷과 암컷의 정보와 날짜를 기록해 씨염소의 반복사용을 피해 근친교배를 예방하고, 어미별 산자수를 꼼꼼히 기록한다면 번식능력이 우수한 개체를 선발할 수 있다. 현재 한우 농가에서도 이러한 기록을 통해 농가 정보를 관리하고 있으며,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사용한 유전능력평가 결과는 다음 세대 개량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평가과는 증가하는 염소 고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육용종인 보어(Boer)를 사육하는 농가들과 연구협약을 맺고, 성장과 번식일지를 기록하여 개량을 위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그러나 보어종 전문 사육농가 수가 많지 않아 개량에 필요한 충분한 데이터 확보를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

 

물론 이 과정이 쉽지는 않다. 대부분 농가는 "지금까지 잘 키워왔는데 뭐 하러 번거롭게 이표를 달고 기록을 하냐?"라며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염소의 생산성을 높이고 우수한 품질의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꼼꼼한 기록과 개량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추구하려 한다면 ‘소탐대실’을 겪게 될 것이다. 필자는 다시 한번 기록 관리의 중요성을 농가에 알리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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