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국회 정책토론회서 정치권·학계·관련 업계 한목소리
FTA 시대 축산 경쟁력 일조·물가안정 기여 등 ‘공감’
1천여 참석자, 공공성·형평성 고려 전향적 수용 촉구
한달 밖에 남지 않았지만, 도축장 전기요금 할인특례 연장은 여전히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적자 상황이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강승규 의원(국민의힘, 홍성·예산) 박덕흠 의원(국민의힘, 보은·옥천·영동·괴산), 성일종 의원(국민의힘, 서산·태안), 정희용 의원(국민의힘, 고령·성주·칠곡) 주최로 ‘도축장, 전기요금 특례연장 국회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도축장 등에서 1천여명이 참석해 할인특례 연장을 강력 촉구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의원들은 “축산물생산 기반을 조성하고, 물가안정을 실현하는 등 할인특례 효과는 컸다. 생산자 뿐 아니라 소비자 등 국민경제에 도움을 주는 할인특례는 마땅히 연장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송우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할인특례는 수입축산물에 대응하는 등 FTA 보완 대책으로 마련됐다. 당시 10년 한시적 운영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 할인특례가 오는 12월 31일 일몰(종료)된다. 한달 후다”고 설명했다.
연규영 한국축산경영학회장은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는 농사용 전력 전기요금을 적용받는다. 미곡종합처리장(RPC)은 산업용 전력 50% 할인에 일몰이 없다. 하지만 도축장(LPC)은 산업용 전력 20% 할인이다. 일몰도 있다.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최농훈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 좌장으로 이어진 토론에서 배경현 한국축산물처리협회 전무는 “도축장은 안전·위생 축산물 생산이라는 공적인 업무를 한다. 그 때문에 여러 공무원이 도축장에 상주한다. 질병발생 시에는 작업을 중단하기도 한다. 규제만 하고, 지원은 외면하는 차별적 정책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서정호 농식품부 축산유통팀장은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이 크게 올랐다. 여기에 할인특례 종료가 더해질 경우, 내년부터 도축장은 30% 이상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한다. 도축수수료 인상, 농가·가공업체 비용부담 가중, 축산물 소비자가격 상승 등 연쇄파동이 불가피하다. 관계부처, 한전 등에 특례 연장 필요성을 설명하고, 연장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인용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규제총괄과장, 유제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무관세가 현실화되는 등 FTA 피해는 앞으로 더 심화될 전망이다. 특례 연장은 법으로 강제할 수 없는 만큼, 한전이 효과, 공공성, 형평성, 역진성 등을 고려해 전향적으로 연장을 검토해야 한다. 완충기간, 농사용과 산업용 사이 중간단계 전기요금 등 다른 대책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학준 한전 요금전략처장과 김남혁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시장과장은 “한전은 이익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상장회사다. 하지만 누적적자가 40조원에 달한다. 할인특례가 연장될 경우, 다른 고객에게 그 부담을 전가시켜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10종에서 2024년 현재 5종으로 특례대상을 확 줄였다. 이렇게 특례는 예외적으로 운영된다. 연장보다 정부 예산 편성 등 다른 지원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청중토론에서는 “연장 필요성에 대해 사회적 합의는 다 이뤄졌다. 많은 축산인들이 기대를 갖고 여기 모였지만, 결국 답변은 지난해 국회 토론회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지속축산이 위태롭다”며 연장을 호소했다.
김명규 한축축산물처리협회장은 “한달 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기간 특례 연장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농가 등 축산인은 물론, 국회, 관계부처, 한전 등이 연장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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