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조사료 작부체계 개발…전 두수 검정사업 참여 의무화
전국단위 원유 수급조절…집유·가공계열화 통합 관리
후계농 육성, 축분처리 효율화, 산·학연계 시너지 창출
▲시대 변화 대응 선순환 구조 창출을
기조발제자로 나선 한국생명환경자원연구원 정승헌 원장은 ‘경기도 낙농산업의 지속가능한 재구조화 방안’ 발표를 통해 현재 국내 낙농산업에 대한 근본 틀을 다시 짜야 하며 이를 위해선 새로운 시대 변화에 따른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캐나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원유수급불균형과 최근 우리나라서 논란이 되고 있는 남양유업의 원유 계약물량 30% 감축 움직임을 예로 들며 “단순 해프닝으로 여길 것일 아니라 집을 새로 짓는 다는 각오로 산업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경우 전체 원유생산량의 35%를 차지하는 농가들로 구성된 조합으로 다른 유업체들보다 여건이 나을 수는 있기는 하나 결코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것이 정 원장의 평가다.
국내 축산업 중에서 가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문이 낙농이라는 냉철한 진단도 내놨다.
정 원장은 “2002년 FTA 체결 시 전체 농업 생산액은 33조원 중 축산업 생산액은 9조원으로 27%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낙농업은 1조6천억원으로 축산업 생산액의 17.8%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20년이 지난 지금 농업 생산액은 60조원, 축산분야는 42조원으로 늘어난 반면, 낙농업은 2조2천억원으로 축산 분야서 8.7%로 비중이 절반 이상 줄었고, 2022년에 이미 농가수 6천호, 사육두수 40만호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전세계가 탄소중립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낙농은 탄소배출이 가장 많은 축종으로 꼽히고 있으며, 많은 국가서 곡물을 바이오에너지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에너지산업과의 경쟁도 해야한다. 과연 낙농업은 이런 시대 흐름 속에서 선순환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낙농산업의 지속가능한 재구조화 방안에 대해선 현재의 용도별차등가격제론 낙농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근본적인 문제부터 고쳐가야 하며 농가들의 생산시스템을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정 원장은 “국산 낙농용 조사료 작부 체계 개발 및 지원 방안으로 수입 조사료 의존도를 낮추고, 젖소 검정사업 참여 의무화와 합리적인 사양관리를 위한 전문가 지도를 강화해 생산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이와 함께 큰 틀에선 전국단위 원유 수급조절제를 마련하고 낙농진흥회의 구조와 기능을 강화시켜 원유 생산·집유·가공·유통 계열화 통괍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내년엔 낙농진흥법을 전부 개정한 가칭 지속가능한 낙농산업 재구조화법을 제안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산업 현장서 다양한 의견 개진
종합토론에선 전문가들로 부터 경기도 낙농업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분야서 정책이 제시됐다.
김성남 경기도의회 의원(농정해양위원회)은 “고령화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청년후계자 육성이 시급해졌다. 이에 신규진입을 지원하기 위해 후계농업인 육성지원 조례안을 발의했고 이를 통과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또, 오늘 기조발표에서 나온 낙농산업의 재구조화를 참고해 도 차원에서 ‘경기도 낙농·육우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재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주시 축산정책과 송진영 과장도 “낙농산업이 지속되기 위해선 후계자 지원이 필요하다. 후계자의 정착을 위해 축사시설 개보수 우선지원과 정부차원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에 후계자 할당 그리고 교육 참여 유도를 위한 인센티브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또, 앞으로도 사료가격이 불투명한 만큼 사료가격 안정화를 위한 사료구매자금 확대, 유통 다변화가 필요하고, 조사료포가 줄어들면서 축분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축분의 에너지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환철 경민대 대외협력단장은 “경기도와 서울우유가 함께 낙농산업과 대학이 연계한 사업을 통해 낙농산업이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으며, 서울우유협동조합 이영병 이사는 “정부가 우유를 물가관리 품목 중 하나로 지정해 강력하게 관리하고 있다. 낙농은 전후방 산업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20조원에 달하는 산업으로 낙농산업이 붕괴하면 그 여파는 상당하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낙농산업을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도 축산정책과 신종관 과장은 “경기도는 내년도 축산업 관련 예산을 올해 대비 76억 원 증액한 428억원으로 확대해 63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사료, 가축 재해보험, 가축행복농장, 가축분뇨 처리, 저지종 육성 등 현장 애로사항 들으며 실효성있는 사업으로 산업 경쟁력 제고에 힘쓰겠다”며 “다만, 아직 목장의 생산성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이에 개량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한데 경기도 낙농가 모두가 등록사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치즈 클러스터 구축으로 상생구조 만들어야
서울우유를 중심으로 경기도를 치즈를 대표하는 산업단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들도 나왔다.
서울우유 이영병 이사는 “서울우유 양주공장 인근에 치즈클러스터가 만들어지면 지역 균형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일본의 경우 시중에 판매되는 치즈의 일정 함량을 국산을 쓰도록 해 치즈 자급률을 보호하고 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얼마나 식량안보 산업으로 치즈를 바라보냐가 중요하다”며 “또, 소비자들이 축산업이 무조건 환경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오해를 하고 있는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창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축산정책과 신종관 과장은 “치즈 복합단지 구축을 위해 2억원 가량의 예산을 세웠다. 서울우유와 양주시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세부적으로 협의가 되면 농식품부에 건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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