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해소…자국 중심적 통상정책 전망
농경연, 농축산분야 FTA 개정 협상 예상도
“시나리오별 세부전략 수립…선제적 대비를”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한국 시간으로 지난 6일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2기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우리나라 농축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한두봉)은 지난 11일 ‘트럼프 2기 정부의 농업 부문 정책 변화 전망과 우리 농업의 대응 과제’라는 주제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농경연의 연구 자료를 정리해보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속한 미국 공화당은 미국 노동자와 농민을 불공정 무역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통상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설정했다.
보편관세와 보복관세를 적극 활용하는 등 공화당의 통상적책은 비교적 공격적이고 미국 중심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공화당은 무역 분야의 첫 과제로 ‘무역의 재균형(Rebalance Trade)’을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역 적자의 해소 수단 중 하나로 트럼프 행정부는 대미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관세‧비관세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농경연은 내다봤다.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무역 적자국 중 하나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399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우리나라도 미국의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한 제재 대상 국가로 포함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의 일환으로 대미 수출 농식품에 관세가 부과‧인상된다면 미국 시장 내 한국산 수출 농식품과 미국산 농식품과의 가격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대미 수출 농식품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의 약화는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 둔화로 이어질 우려가 커 수출물량 감소로 인한 국내 농식품 수급, 가격의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의 FTA 개정 협상에 대한 요구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 외 타 산업 분야에서 미국 측에 유리한 협상 결과를 가져가기 위해 미국은 우리에게 농산물에 대한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돼지고기, 쇠고기, 옥수수, 대두, 치즈 등과 같이 우리에게 수입 확대나 수입선 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품목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경연은 우리나라 정부 당국이 미국 측에서 수출을 늘리고자 할 품목, 관세‧비관세 장벽을 강화할 품목 등에 대해 시나리오별로 세부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2024년 농업법 제정과 관련, 상‧하원 의원 모두 식량 안보(Food Security)를 강조한 만큼 미국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2배로 늘리고 장기적 수요에 맞춰 농업 부문 연구 예산을 2배로 늘릴 것이라고 공식화하기도 했다.
농경연은 “미국 농업정책의 변화는 시대의 흐름과 글로벌 여건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며 “미국 농업정책의 변화가 글로벌 농업시장에 미칠 영향과 파급력을 예측, 우리 농정도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