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한국꿀벌생태환경보호협회(이사장 송인택)가 국내 꿀벌 생태계의 심각한 위기를 타개하는 방안으로 ‘꿀벌목장’ 제도의 도입과 공장식 사양꿀(설탕꿀) 생산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며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는 사양꿀 생산은 퇴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협회는 최근 국회의원, 정부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에게 관련 건의문과 함께 지난 4월에 국회에서 있었던 ‘밀원부족 해결을 위한 꿀벌목장 제도화 정책토론회’ 토론집을 배포하며, 꿀벌 생태계 보호와 양봉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 몇 년간 국내 꿀벌 생태계는 큰 난관에 봉착해 있다. 특히, 2021~22년 겨울철 78억 마리의 겨울나기(월동) 꿀벌집단 폐사하는 사건은 우리 농업과 생태계에 큰 충격을 주었고, 이러한 대량 폐사 사태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이 사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정부의 사양꿀(설탕꿀) 정책을 지목하며, 설탕꿀이 꿀벌의 면역력을 약화하고 수명을 단축하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오는 2029년부터 한·베트남 FTA로 인해 베트남 천연꿀이 무관세로 국내에 들어오게 되면서 국내 양봉 산업은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으며, 베트남 천연꿀의 가격은 국내 천연꿀의 1/5 이하 수준으로 국내 천연꿀과 사양꿀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꿀벌 생태계를 보호하고 양봉 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한 ‘꿀벌목장’ 제도를 제안하고 있다. 이 제도는 산지를 소유한 산주가 밀원식물을 식재하고 이를 양봉인에게 임대하는 방식이다.
또한, 친환경 숲을 조성하여 꿀벌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다양한 약용수를 활용한 프리미엄 벌꿀 생산으로 국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협회는 꿀벌목장 제도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법률적, 제도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면서, 산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 개발과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며, 사양꿀(설탕꿀) 제도의 즉각적인 폐지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송인택 이사장은 “꿀벌의 급격한 감소는 양봉 산업뿐만 아니라 우리 생태계와 식량 안보에도 중대한 위협”이라며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한 때”라고 호소했다.
그는 아울러 “꿀벌목장 제도 도입과 사양꿀 제도 폐지를 통해 꿀벌 생태계를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양봉산업을 육성하는 데 힘을 모아 줄 때”라고 강조했다. 전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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