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젖소송아지 네팔 보내기 사업 참여, 우수개체 4두 쾌척
미국 단체로부터 조부가 증여 받은 젖소 2두, 목장 ‘씨앗’
‘은혜 받으면 반드시 갚아라’ 부친 뜻 받들어 나눔 실천
“혜택을 받으면 그 이상으로 반드시 갚아줘야 옳다”는 부친의 말을 아로새긴 아들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젖소 송아지 4두를 기증하면서 자립한 낙농가가 있다.
화제의 현장은 경기도 여주시 가남로 700-36. 서울우유 임마누엘목장<대표 최충희(43세), 조합원번호 14618번>이다.
최충희 대표는 초등학교 재학시절인 1993년 2월 서울우유협동조합 비상근 감사로 재직하던 부친(고 최성도)이 서울 상봉동 본조합으로 업무를 보러 상경하는 도중 교통사고로 작고하여 집안의 가장이 되었다.
최충희 대표는 장남이다 보니 선친이 하는 말씀 가운데 남겨야할 내용은 바로 메모를 해두었다. 특히 선친이 입버릇처럼 한 말 “은혜를 받으면 반드시 갚아야 하며, 여유가 되면 베풀면서 살아가라며 베풀 장(張)자가 최고”라고 했다한다.
그러나 부모가 여주시 가남면 연대리에서 경영하던 장호원목장에서 2018년 11월 현위치로 독립할 때 우사 800평을 포함한 목장부지 2천700평을 구입하고, 헤링본착유시설(2×6두=12두)과 자동사료급여기(5대) 등을
설치하는데 몫돈을들여야 했다.
이처럼 지난 30년이 넘도록 숨 돌릴 겨를도 없이 바빴으나 부친의 말이 뇌리를 스칠 때면 나보다 못한 이웃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도왔다는 것이 최충희 대표의 말이다.
최충희 대표는 2022년 헤퍼코리아에서 추진한 ‘젖소송아지 나눔사업’에 4두를 기증, 네팔로 보냈다.
최충희 대표 조부(고 최은영)는 현존하면 96세로 미국 기독교연합봉사회(HPI)로부터 1963년과 1966년에 젖소 1마리씩 각각 증여받았다. 당시 받은 저지소 1마리와 홀스타인 1마리는 조부(최은영)와 선친(최성도)에 이어 본인과 동생(최익희)까지 3대로 이어진 셈이다.
“처음에는 헤퍼코리아가 네팔로 젖소송아지 보내기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과거 조부님이 송아지를 받은 HPI와 헤퍼코리아의 관계가 어떠한지를 궁금하여 문의했더니 이혜원 대표가 목장을 방문하여 자세히 설명하게 되어 기증하게 됐다”는 것이 최충희 대표의 말이다.
조부대에 받은 헤퍼의 도움을 발판삼아 목장을 일구어 냈음에 감사함을 전해준 최충희 대표는 그동안 목부도 없이 목장의 일을 혼자 처리해 왔다.
농협 젖소개량사업소에서 지난 1월 실시한 임마누엘목장 검정두수는 77두다. 착유기록이 있는 41두의 305일 보정 평균유량은 1만198kg. 이 가운데 ‘임마누엘 2018호’는 초산우인데 305일 보정 유량이 1만3천705kg에 달하고, 체세포수도 6만(cell/ml)로 우수한 초고능력우다. 다만 305일 보정 유량이 1만3천531kg인 ‘임마누엘 575호(2산)’와 1만2천989kg인 ‘임마누엘 581호(3산)’도 유량은 높지만 체세포수가 각각 30만(cell/ml)과 85만(cell/ml)으로 높아 앞으로 세심한 개체관리가 요망된다.
최충희 대표는 “원유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조사료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이 있으나 실제 이것저것 따지
면 구입하는 조사료가 경제적으로 이곳은 우리목장을 비롯해 친동생이 인근에서 하는 장호원목장과 상거목장·한사랑목장 원성목장·광안목장 등 6개목장이 공동으로 구입하여 자가 TMR 을 하는데 저렴하다”고 귀띔했다.
최충희 대표는 이어 “장호원감리교회는 약 125년의 역사를 지녔는데 증조모님에 이어 증조부님과 부모님, 형제 전원이 기독교리를 믿었다”며 “본인의 임마누엘목장명도 기독교 용어로 하느님이 함께하시네의 뜻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헤퍼의 도움을 기억하고 가축을 통해 경제적인 도움을 받은 수혜자들이 다시 나눔을 하는 ‘패싱 온 더 기프트’를 실천하는 현장은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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