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현장 환경을 바꿔 나가는 나눔축산봉사단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나눔축산운동본부(상임공동대표 안병우·김삼주)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축산현장의 환경개선 사업이 갈수록 탄력을 받고 있다. 축산인 스스로의 자정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축사 주변 환경개선 운동을 펼쳐오면서 자체 예산을 세워 조합원 농장 환경개선에 나서는 축협도 늘고 있다. 나눔축산운동본부는 지역사회에 축산농장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13억8천650만원(지정목적사업비 포함)을 투입해 축산농장 울타리 방취림 조성사업(18만 그루, 6억770만4천원), 예쁜 농장 벽화 그리기 사업(258농가, 3억4천560만원), 청정축산 환경대상 후원(총 4회, 4억3천319만6천원) 등을 해왔다. 지역사회 이웃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 차원의 운동으로 사랑받고 환영받는 축산업을 만들어 가는 것이 목적이다. 그 중 ‘예쁜 농장, 벽화 그리기 사업’은 지난해 62회에 이어 올해도 지정목적 기부금 8천820만원을 들여 63회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그림으로 오고가는 주민들의 눈길을 즐겁게 해주는 ‘예쁜 농장, 벽화 그리기 사업’ 현장을 다녀왔다.
멋지고 예쁜 그림으로 농장을 아름답게
농협 축산경제 대학생 서포터즈 'N블링'
경기 화성 서봉사슴농장 외벽 벽화봉사
한국양토양록농협 조합원농장 예산지원
경기 화성시 정남면 백리 자그마한 마을이 자리 잡은 계곡 중턱에 위치한 사슴농장 앞으로 9월 22일 아침 일찍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서봉사슴농장(대표 신하성) 외벽에 그림을 그리기 위한 봉사자들이다.
모여든 사람들의 구성이 다양했다. 우선 스케치부터 모든 마무리까지 벽화 그리기를 진두지휘할 드림인공존(Dream in 共 ZONE) 김대식 대표와 박미진 실장, 자원봉사자 2명, 그리고 이날 벽화 봉사를 위해 찾은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 안병우) 대학생 서포터즈 ‘N블링’ 2기생 7명과 농협 축산디지털컨설팅팀 최명연 팀장과 오은혜 계장 등 직원들, 한국양토양록농협 유종수 과장과 직원까지 그림을 그릴 봉사자들이 17명에 달했다.
나눔축산운동본부 공식협력 벽화봉사단체 드림인공존과 농협 축산경제와 N블링, 한국양토양록농협 구성원들로 즉석에서 벽화 그리기 나눔축산봉사단이 구성됐다.
일찍부터 농장에 도착해 외벽에 스케치 작업 중이던 김대식 대표와 김은혜 계장은 봉사인원이 모두 모이자 행사 취지와 진행 방법, 색칠 방법과 작업시간, 주의사항 등을 공지했다.
김대식 대표는 “벽화는 재미있게 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외벽이 철판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두 번씩 칠해야 붓 자국이 남지 않는다. 꼼꼼하게 칠해야 그림이 오래 간다. 페인트는 바닥과 신발에 묻지 않게 흘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붓을 모아야 원하는 방향으로 채색된다. 오늘은 수성페인트로 칠하고 코팅을 하게 된다. 수성이라도 마르면 비가 내려도 안 지원지고 코팅을 하기 때문에 내구성이 좋다. 농장주께서 강한 색상을 원해서 색감을 좀 더 진하게 할 것이다. 농장주의 기대가 매우 크다. 기대한 수준으로 그림이 나올 수 있도록 신경쓰면서 재미있게 봉사하자”고 안내했다.
김 대표는 바로 봉사인원을 3개조로 나눠서 작업을 진행했다. 그림 주제는 사슴이다. 한국양토양록농협 조합원인 농장주는 토끼도 그려주겠다고 하니 매우 반겼다.
그림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농장 앞길을 차량으로 지나가는 주민들이 궁금해하며 “무슨 일이냐”고 물을 때마다 서봉사슴농장 신하성 대표는 웃음을 가득 담아 “외벽에 그림을 그려 농장을 이쁘게 꾸미는 중”이라고 자랑했다.
아침 일찍부터 시작된 벽화 그리기는 간단한 점심식사와 휴식 후 오후 3시경 끝이 났다. 자원봉사자들이 돌아가도 드림인공존 팀은 남아 마무리 채색과 코팅 등의 작업을 이어갔다.
농협경제지주 축산디지털컨설팅부 최명연 팀장은 “농협 축산경제 공식 홍보단 ‘N블링’은 축산업의 가치를 국민에게 홍보하기 위해 작년부터 시작된 대학생 서포터즈로 서류전형, 자기소개, 영상평가, 대면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학교 홍보 대사, 영화·뮤지컬 출연자 등 다양한 끼와 재능을 가진 대학생 15명이 선발돼 활동하고 있다. N블링은 농협 축산경제 공식 유튜브 채널인 ‘NH육튜브’의 콘텐츠 기획과 전국 대학교 축산업 홍보 투어 참여 등 축산업 인식 개선을 위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팀 오은혜 계장은 “예전부터 벽화 그리기 봉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 N블링 벽화 봉사를 추진하게 됐다. 오늘 벽화 봉사에 N블링 7명이 참여했다. 봄부터 벽화 그리기 봉사에 참여하고 싶어했는데 구제역으로 연기돼 이제야 농장에 오게 됐다”고 했다.
이날 벽화 그리기 주관기관인 한국양토양록농협 유종수 과장은 “농협 축산경제와 나눔축산운동본부의 지원사업으로 조합원 농장에 ‘예쁜 농장, 벽화 그리기 사업’을 한적이 있다. 당시 조합원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올해는 조합 자체 예산을 편성했다. 조합원 신청을 받아 올해 여섯 농가에 벽화 그리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드임인공존은 2010년 순수봉사활동을 목적으로 ‘공공미술 함께 놀기 프로젝트’를 슬로건으로 만들어진 벽화봉사단체이다. 벽화 봉사활동과 함께 미술에 재능있는 저소득층 아동 지원을 위한 나무별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상근직원 2명 등 20여명의 임원과 1천여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사회복지시설 벽화 마을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김대식 대표는 사회복지사, 여행사진작가로도 활동하며, 2017년 축산농장에 벽화 그리기를 몇 건한 것이 인연이 되어 2018년부터 나눔축산운동본부와 연계한 ‘예쁜 농장, 벽화 그리기 사업’을 하고 있다. 나눔축산운동본부에 지정목적 기부금 중 일부를 지원받아 물감을 비롯한 재료비와 진행비, 자원봉사자 도시락과 식수 비용 등으로 사용하고 일부는 다시 나눔축산운동본부에 후원금으로 환원하기도 한다.
# 인터뷰 / 서봉사슴농장 신하성 대표
"달라진 외벽에 마을 주민 반기고 동네 미관에 기여"
“저희 농장 이쁘게 만들어 주기 위해 많은 봉사자들이 방문해 너무 감사드린다. 농장 외벽이 바로 동네 길이다. 마을 주민들이 수시로 농장 외벽을 따라 오고 간다. 지나다니는 사람들 보기에도 좋고, 마을 미관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벽화 그리기 사업을 신청했다.”
서봉사슴농장 신하성 대표는 한국양토양록농협이 ‘예쁜 농장, 벽화 그리기 사업’을 진행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신청을 받길래 얼른 접수부터 시켰는데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했다.
“이젠 하얀 철판으로 막아 놓은 외벽이 더이상 밋밋하지 않게 됐다. 사람들이 외벽만 봐도 사슴농장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서봉사슴농장이 자리 잡은 마을에는 과거에는 축산농장이 9곳이나 있었다. 그러나 민원 등을 여러 가지 이유로 하나둘 사라지고 지금은 사슴농장 1곳만 남았다.
“전에는 폐수 때문에 마을 주민들 민원도 적지 않았다. 농장에 지붕을 씌우고 나서는 민원은 이제 사라졌다. 오히려 사슴 분뇨로 만들 퇴비가 마을에서 인기다. 사슴 분뇨는 지렁이도 많이 생길 정도여서 고추밭에 특히 인기가 높다.”
신하성 대표는 “이제 농장도 예쁘게 단장을 하게 되어 마을 주민들이 더욱 따뜻한 시선을 바라볼 것”이라며 웃었다.
# 인터뷰 / 드림인공존 김대식 대표
"커지는 주민 호응에 축산농가 관심도 점점 높아져"
“나눔축산운동본부와 본격적으로 ‘예쁜 농장, 벽화 그리기 사업’을 진행한 것은 2018년부터이다. 지금은 축협에서 자체 사업으로 벽화 그리기를 하는 곳도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한다. 작년에는 산청함양축협에서 하더니 올해는 한국양토양록농협도 자체 사업으로 하고 있다. 축산농장에 벽화를 그려 놓으면 지역사회에서 보는 시선이 한결 따뜻해지기 때문인 것 같다.”
드림인공존 김대식 대표는 벽화봉사단체를 운영하면서 사회복지시설 등에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나눔축산운동본부와 인연이 되어 지금은 축산농장에 벽화 그리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축산농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농가들의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을 느낀다. 지역주민과 불화도 있고 냄새도 나고. 농장에 벽화를 그리는 것은 축산인들이 주민들과 아름다움을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민들 호응이 좋으니까 축산농가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김대식 대표는 축산농가들이 환경에 더욱 관심을 가질수록 지속 가능한 축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나눔축산운동본부가 시작한 환경개선 활동이 축산농가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것을 직접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