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44년 낙농 외길, 전업목장 우뚝…든든한 후계자 육성도
모임 통해 개량 지식 습득, 소중한 계기…목장 내실 강화
고능력 기둥소 탄탄, 유량유질 우수…꾸준한 나눔 실천도
생후 3개월령 분유떼기 젖소송아지 1마리를 구입하여 44년 동안 한눈 팔지 않고, 낙농에만 전념하여 우뚝 올라선 전업목장이 있다.
특히 이 목장은 젖소개량사업에 일찍이 참여하여 능력과 체형이 우수한 젖소 110두를 확보하고, 근면·성실함으로 일관하여 부채도 없이 축사부지 2천100평과 전답 5천500평을 마련했다. 7년째 대물림 수업을 받는 아들도 있어 반짝반짝 윤이 나는 미래가 밝은 목장이다.
나눔 봉사활동도 활발하게 추진하는 화제의 현장은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창만리 204-8. 유니나목장<대표 황의성(69세)>이다.
황의성 대표는 1979년 군을 전역하던 늦여름 분유떼기 젖소 송아지 1마리를 150만원에 구입하여 고양시 주엽리(현재 주엽동) 642번지에서 울타리를 쳐 놓고 낙농을 시작했다.
황 대표는 “취미로 분재와 선인장 등을 재배했는데 군 훈련소 동기(1976년) L씨가 우리 집을 방문하여 살펴보더니 꼼꼼하게 분재를 잘 재배하니 목장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면서 “그러나 본인은 공고를 졸업하여 젖소는 생소하여 처음에 거절했더니 목장은 성격이 꼼꼼한 사람이 기록 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다면서 고양에서 젖소를 기르는 사람이 주축을 이룬 ‘참나무 회’에도 가입시켜줬다”고 설명했다.
친목모임 ‘참나무 회’는 한국홀스타인품평대회 발전에 견인역할을 한 허증씨(前 엑셀란목장)와 벽제농협조합장을 지낸 고봉산목장 김보연 대표 등 회원이 11명이었는데 낙농에 관한한 문외한 이었던 본인에게 너무 많은 낙농기술과 정보를 소상하게 일러주어 고마움을 금치 못한다고 황의성 대표는 귀띔했다.
더욱이 ‘참나무 회’ 모임에서는 송아지를 낳으면 갚으면 된다며 젖소송아지 한 마리를 기증하여 두 마리로 시작했다는 것이 황 대표의 말이다. ‘참나무 회’ 모임은 아직도 이어지는데 회원 11명 가운데 10명이 나이가 많고 도시화 등에 밀려서 목장을 하는 회원이 없이 그동안 누적된 수 천 만원의 회비로 매년 2∼3회 만나 식사자리를 한다고 한다.
서울우유협동조합 비조합원이었던 황의성 대표는 1982년 착유우 5마리에서 생산한 원유를 하루 평균 110kg을 내면서 정조합원(7620)이 되었다.
고양시 주엽리 일대가 1991년 신도시로 발표 되면서 같은 해 9월 목장을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현재 목장이 위치한 땅 3천200평을 1천600평씩 분할 구입하려해도 당시 모아 놓은 전 재산이 1억5천만원으로 대지구입비 정도로 축사 100평을 건립하고 사료 등을 구입하는데 따른 비용은 늘어난 젖소 30두 가운데 10두를 정리해야 됐다고 밝혔다.
황의성 대표는 “소 중매인 얘기를 듣고 분할 구입한 목장부지가 후일 자연히 알게 됐는데 주변시세보다 비쌌다”며 “그러나 당시 내 나이 37세는 적고 세상물정을 몰랐던 내 잘못이 크지만 오늘날 구제역 등 큰 질병 없이 목장이 번성한 것은 목장이 잘되는 길한 터”라며 환하게 웃었다.
실제 황의성 대표는 1991년 목장을 이전당시 1천600평 위에 우사 100평이었던 것이 이후 늘어나는 젖소에 따라 우사를 3∼5년 간격으로 계속 이어짓고 우사 5개동과 창고까지 6개동이 차지하는 면적은 1천100평이다. 목장에 붙어있는 땅도 200평에 이어 300평을 추가로 매입하여 5년전 정원이 있는 살림집을 마련했다.
또 논 3천평과 밭 2천500평 등 5천500평을 구입하여 국내 기후와 풍토에서 가장 수확량이 많고 TDN(가소화양분총량)이 높은 사일리지용 옥수수를 심고, 후작으로 수단그라스를 재배한다. 그 입구에는 퇴비사 200평을 만들고 콘포스트를 설치했다. 이 모든 것은 황의성 대표가 44년전 결혼한 이혜순씨(68세)와 협업하여 최소비용의 가계비를 제외한 금액은 정기적금을 들어 가능했다.
예를 들어 납유량이 50kg만 늘어도 2년∼3년용 적금을 들어 정기적금통장이 한때는 11개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특히 유니나목장 황의성 대표는 30년전 동네 동생뻘 되는 사람에게 빚보증을 잘못서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황의성·이혜순 부부는 부채라는 것을 안고는 잠이 오지 않아 지금까지 빚보증은 서는 일은 없으며 부채도 단 한 푼이 없다.
의양TMR영농조합에서 공급받는 TMR사료는 착유우에게 주고 건유우와 육성우는 양주축협의 ‘헬스카우건유P’를 급여한다. 착유는 3두 복열 6두동 시착유시설로 TMR배합시간에 맞춰 매일 오전 5시30분과 오후4시에 시작한다.
2002년 900kg였던 원유쿼터도 늘어나는 착유우에 맞춰 구입하여 9월 현재 1천780kg에 달한다.
황의성 대표는 “올 여름은 유난히 덥고 습한 날도 많아서 젖소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하루 평균 납유량은 1천600kg 전후에 머물고 있다”면서 “그러나 찬바람이 나는 내달이면 회복되어 연 쿼터는 채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농협 젖소개량사업소에서 검정한 유니나목장 검정성적은 지난해 4월 54두의 305일 보정 두당평균 1만3천84kg이었던 것이 지난해 10월 61두, 1만3천448kg으로 높아졌다가 올들어 지난 4월 61두, 1만2천925kg, 8월 64두 1만2천767kg으로 다소 하향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8월 현재 유니나목장 검정우 가운데 ‘유니나 505호’는 5산차 305일 보정 유량이 무려 1만7천68kg에 달하는 초고능력우를 비롯해 ▲유니나 587호(2산)=1만5천746kg ▲유니나 535호(5산)=1만5천147kg ▲유니나 536호(6산)=1만5천47kg ▲유니나 586호(3산)=1만5천17kg 등 1만5천kg 이상에 달하는 초고능력우가 5두나 된다.
이밖에 ▲유니나 606호(3산)=1만4천852kg ▲유니나 615호(2산)=1만4천834kg ▲유니나 607호(3산)=1만4천803kg ▲유니나 618호(2산)=1만4천681kg ▲유니나 581호(4산)=1만4천642kg ▲유니나 619호(2산)=1만4천555kg ▲유니나 597호(3산)=1만4천538kg ▲유니나 600호(2산)=1만4천464kg ▲유니나 610호(2산)=1만4천111kg 등 1만4천kg 대 고능력우 젖소 9두는 유니나목장을 이끄는 기둥젖소 들이다. 유니나목장 젖소들은 체형도 우수하여 한국홀스타인품평회에서 7부 우수상을 차지한바 있다.
지난해부터 생산하는 원유의 체세포수는 매월 평균 6만8천∼15만4천(ml/cell) 사이로 ‘서울우유 나100%’ 전용목장이다.
전국의 대부분 목장들이 어려움이 다 있었듯이 유니나목장도 고충이 많았다.
황의성 대표는 “고양에서 목장을 할 때는 진입로가 협소하여 집유차가 들어오지 못하여 원유가 담긴 바께스통 5∼6개를 짐자전거에 싣고 뚝방을 이용하여 1km 밖 집유차가 있는 큰길까지 가야했다”면서 “빙판이 진 어느 날 가다가 미끄러져 3∼4m를 데굴데굴 굴러 떨어져 원유가 쏟아져 납유를 못한 날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 이후에는 힘들더라도 안전하게 리어카에 싣고 운송했는데 그 물량은 최고 바께스통 12개였으며 목장진입로가 확장된 1988년까지 약 6년 동안 눈비가 오고 덥고 추워도 늘어나는 납유량에 마냥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91년에는 목장을 파주로 이전하면서 우사 건립을 위해 모래와 시멘트를 적재한 레미콘차가 목장으로 진입할 때 동리 김아무개 어른이 농로가 무너져 내린다면서 보도에 누웠던 사건, 급전이 필요하여 판매하려고 질병검사를 한 개체에서 결핵이 나와 매달 한 마리씩 했는데 연거푸 5두가 나와 시가보상으로 시에서 소각 처분한 내용까지 들려줬다.
이러한 고충을 겪었기에 이웃에 대한 봉사도 앞장을 선다.
황의성 대표는 “아들이 어릴 때 같은 나이의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어린이재단을 통해 한 사람을 지정하여 도와줬다. 그런데 그 어린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가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매우 아팠다”고 말하고 “30년 전부터 초록우산을 통해 매월 3만원씩, 15년 전부터 월드비전을 통해 2만원씩 자동이체로 불우이웃을 돕고 있으니 마음이 편하다”고 덧붙였다. 목장경영이 쪼들리어 남을 돕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인데 이행을 한 것이다.
유니나목장은 지난해 12월 헤퍼코리아를 통해 네팔로 젖소 2마리를 기증도 했다.
황의성 대표는 “기증된 젖소는 2022년 5월16일생과 5월30일생으로 이제 처녀젖소로 성장했을 것”이라면서 “두 마리의 어미 능력은 305일 보정 1만3천kg 이상 개체의 딸 소이며, 5월16일생은 쌍둥이인데 한 마리는 죽고 살아난 한 마리가 시집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우유 파주유우진료소 김영찬 원장은 “50년간 가축을 진료한 경험과 유전능력을 감안할 때 쌍둥이로 태어난 개체는 딸 대가 아니면 손녀 대에서라도 쌍둥이를 낳을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황의성·이혜순 부부는 아들<황우연(42세)>과 딸<황은미(39세)>이 있으며, 3명의 손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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