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별 도매시장 가격 패턴, 월·금 상대적 낮아
편차 큰 요일 인위적 설정, 자극적 보도 의심
최근 한우산업에 크나큰 악재라고 할 수 있는 FMD(구제역)가 발병하여 한우농가의 시름이 깊어졌다. 더군다나 구제역 청정국 회복을 약 10년 가까이 기다려온 상황이었기에 한우농가 및 산업계의 충격도 그만큼 컸으리라 짐작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요 언론사에서는 앞다투어 ‘구제역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주요 내용으로 한우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보도하였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기사가 있는데, 산지 소값(도매가격)이 사흘새 40%나 폭락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렇지않아도 최근 가격하락으로 힘든 시기에 이러한 기사까지 보도되면서 한우고기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구제역 이후 주요언론사 보도내용>
"구제역에 산지 소값 사흘새 40% 폭락…축산농가 ‘한숨’"
"경매가 572만원 → 343만원, 소비위축도우려"
이 보도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보도에서 분석한 40% 폭락의 근거는 무엇일까. 해당 보도에서는 5월 12일 가격(3천43만원)과 5월 15일 가격(570만원)을 비교하였는데, 공교롭게도 비교 대상 요일이 금요일과 월요일이었다. 알다시피 월요일과 금요일은 정상적인 도매가격이 형성되지 않는다. 즉, 해당 보도는 소값 폭락에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편차가 큰 요일을 인위적으로 선정하여 분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실제로 저자가 분석한 결과 구제역 이후 가격하락은 없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것이 한우 가격은 항상 요일별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일까? 차이가 난다면 어느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직접 확인해보자.
<그림1>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13년간(3천84일)의 연평균 도매가격과 요일별 평균도매가격의 차이를 분석한 것이다. 월요일(파랑선) 금요일(빨강선)은 다른 요일보다 평균가격이 비교적 낮게 형성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2016년까지는 요일간 편차가 500원/kg 이내로 그렇게 크지 않았으나, 2017년부터(2017년초 가격급락)부터 가격 월요일 평균도매가격이 급격하게 낮게 형성되기 시작하였고, 올해(2023년) 들어서는 화요일과 월요일의 가격 편차가 약 5천원/kg까지 벌어지게 되었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출하예약제, 주5일제 등)가 있겠으나 금요일 도축, 월요일 경매를 농가들은 선호하지 않으며, 이 현상은 점점 고착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추가적으로 산지가격(숫송아지, 암송아지)도 요일별 가격을 분석해보았으나, 도매가격 같은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소비자가격은 재미있는 결과가 도출되었다<그림2>. 다른 요일과 비교하여 화요일에 가격이 가장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고, 금요일(빨강선)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낮게 형성되고 있었다. 올해 기준으로 화요일과 금요일의 가격 차이는 kg당 약 400원 수준이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요일에 한우고기를 구매하는 것이 다른 요일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수급상황이 좋지 않은 시기에 잘못된 언론기사나 보도내용은 농가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더욱이나 근거 기준을 인위적으로 적용하여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산업에 큰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 앞으로 오보로 인해 한우산업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유관기관들은 농가대상 정보제공에 힘써야 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