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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저지종 육종사업 ‘공감’ 여부가 성패 좌우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국내 낙농산업은 원유 생산량이 많은 홀스타인종을 위주로 빠르게 양적 성장을 이뤄왔다. 하지만 시유 중심의 생산구조로 인해 저출산, 소비트렌드 변화, 외산 유제품의 공세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여건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국산 유제품은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와 경기도, 제주도를 중심으로 저지종 도입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저지종은 홀스타인보다 우유 생산량은 적지만 유지방, 유단백 함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체내 소화·흡수가 좋은 A2 베타카제인 유전자 보유 비율이 높아 기능성 유제품 생산을 통해 국산 원유의 경쟁력 제고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체구가 작고 사료 섭취량이 적어 메탄가스와 분뇨를 적게 배출해 정부의 탄소중립 실현에 부합한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저지종 육성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린 가운데, 최우선 과제로 일정규모 이상의 생산기반 조성을 위한 수정란 공급 사업이 시작됐다.
그렇지만 저지종 육성 계획을 바라보는 농가들의 시선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수익성이다.
일찍이 저지종을 도입해 본 경험이 있는 농가들은 원유 생산량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적었다며, 별도의 가격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저지유 생산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아울러, 유가공을 함께하는 목장의 경우 개별적으로 제품 생산이 가능하겠지만, 일반 농가의 경우엔 당장에 마땅한 활용방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즉, 농가들이 사업에 참여할지를 판단하기 이전에 저지종을 키울 이유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우유 생명과학연구소에서 저지종의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저지종(연구소 기준)의 사료섭취량은 홀스타인종의 약 74.3%지만 원유 생산량은 약 70.3%에 그쳐 생산 측면에서 불리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게다가 저지종 수소는 성우가 되더라도 체구가 작아 육우용으로서 가치가 떨어진다. 아무리 성감별 정액을 사용한다해도 수송아지가 태어나기 마련인데, 아무도 가져가려 하지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송아지 활용방안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물론, 이제 막 첫 발을 뗀 사업이기에 미흡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우려의 시선이 따라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유가공에 적합하고, 탄소중립에 도움이 된다는 수치에 빠져 국내 실정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저지종을 육성하려 한다면 사업에 동참한 농가들에게 회복 불가능한 피해가 전가될 수 있는 사안이기에 특히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민·관·산업계가 저지유에 대한 유대체계 개편 등 안정적인 저지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도개선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저지종 육성 사업은 국내 낙농산업이 처한 위기에 돌파구를 마련해 보겠다는 절실한 마음이 공감대를 이뤄 탄생한 만큼 농가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구체적인 방향성과 세부적인 방안을 제시해 당사자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사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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