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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단>겨울을 맞이하는 축산인의 두 가지 마음

양창범 제주대 석좌교수

  • 등록 2022.11.23 11:15:06

[축산신문]


겨울이 다가왔다.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철은 농민들이 밀린 휴식을 취하고, 화롯가에서 손주와 함께 고구마나 감자를 구워서 먹는 등 소박한 추억의 계절이었다. 하지만 21세기 농촌의 겨울은 여러 가지로 바쁘고 걱정이 많은 계절로 변하고 있다. 특히 축산인의 겨울맞이는 가축의 월동관리와 경영 안정화 등 노력과 고민이 많은 시기인데, 이를 토대로 축산인으로서 두 가지 마음을 간략히 짚어 보고자 한다.

 먼저 한가지는 축산인들이 다가올 겨울에는 가축을 잘 관리하여 큰 피해가 없이 희망이 가득한 새봄을 맞이하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겨울철 기상이 폭설과 매서운 추위가 올 것으로 예상되어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가축별로 차이는 있지만, 소는 더위보다는 추위에 강한 특성이 있으나 극심한 저온과 세찬 바람은 생산성에 큰 영향을 준다. 특히 겨울철 소의 생산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온도와 습도, 환기이며 급수 또한 중요한 작용을 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가축의 사육단계, 나이, 급여하는 사료의 영양수준, 관리방식에 따라 각각의 작용이 다르나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폭설과 추위에 대비하여 사육시설 보수와 환경관리에 대한 준비와 실행이 요구된다. 돼지의 경우 겨울철 관리의 핵심은 보온일 것이다. 돼지는 최적온도 이하로 떨어지면 체온의 방산(放散)이 심하여 열손실에 의한 사료섭취량 증가, 일당증체량 및 사료효율의 저하를 가져와 최종적으로는 손실을 온다. 따라서 겨울철 보온에 힘쓰고, 돈사 내외의 열손실 방지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닭(산란계)의 경우에는 기온이 떨어지면 사료섭취량 증가는 물론 산란율이 떨어지고 질병 저항성도 약화가 된다. 특히 습도가 높은 계사에서 저온조건이 계속되면 체온조절이 어려워 추위를 더 받게 되어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약해져 호흡기 질병 등의 피해가 클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적정 환경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절실한 것이다. 특히 축산농가에서 공통으로 요구되는 것은 축사 화재를 잘 예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축사내외부 전선 주변의 청소와 전기를 사용하는 축산기자재의 안전 여부 점검과 사용기준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다. 또한 축사 내외에 방화수와 소화기를 반드시 준비하고, 깔짚 등 인화물질의 정리와 소방통로 확보도 중요하다. 즉 축사의 화재 문제는 예방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정책적인 마찰과 가축 방역 등 여러 가지 현안들이 겨울을 보내면서 잘 풀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축산인들의 입장으로 보면 정말로 힘들고 서러운 시기를 겪어 내고 있다. 몇 가지 큰 이슈들을 살펴보면, 탄소중립 정책선언 대응과 배양육 산업의 축산 위협, 국제곡물가 폭등으로 사료비가 부담 가중 등 축산업이 실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분야별로는 한우의 경우 사육마릿수 증가 등으로 가격이 하락하여 생산비도 건지기 어렵다는 소리와 함께 소비자는 한우고기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원망도 함께 들어야 했던 슬픈 시간이었다. 낙농업은 어떤가? 우윳값의 ‘생산비 연동제’는 긴 줄다리기 끝에 정부와 협상이 이루어져 나름대로 봉합이 된 상태이나, 최근에 우윳값 인상에 따른 관련 상품의 가격 인상으로 물가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되어 소비자의 불만을 초래하는 기사까지 많이 접하고 있다. 

그 밖에 양돈의 경우 ‘모돈이력제’ 시범 시행, 가금의 경우 ‘계란이력제’ 등 다양한 갈등으로 보낸 시간이었다. 이밖에 겨울철뿐만 아니라 연중 축산농가의 피를 마르게 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 발생은 양돈과 가금 농가의 고민을 심화시키고 있다. ASF의 경우 충주지역의 야생맷돼지 폐사체에서 감염이 확인되는 등 계속하여 남하하는 상황을 보이고 있고, 올해 들어 양돈농가 발생도 총 7건(11월 9일 기준)이다. 

HPAI의 경우 지역과 가금 종류를 가리지 않고 총 18건이 발생(11월 18일 기준)하여 축산농가에서는 늘 긴장을 놓을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축산인들이 맞이하는 겨울은 녹록하지 않다. 하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겨울철 가축관리에 정성을 다하는 것도 축산인의 사명이며 숙명이고, 향후 정책당국과 매끄러운 협상과 합리적인 결과를 얻어 내기 위해서는 숙성된 고민과 지혜의 응집에 더 노력해야 하는 것도 축산인의 몫일 것이다.

 우리의 축산을 성찰하고 어려움을 현명하게 대처하는 길, 그길로 가기 위한 수단 중의 하나가 독서일 것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독서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다’라고 했다. 겨울철 바쁜 일상이 될지언정 틈을 내어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그 속에서 온고지신(溫故知新)과 새로운 영역을 탐구해보자. 축산인이 강건(剛健)하고 내공(內功)을 쌓는 기회의 겨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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