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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단>채식주의는 탄소중립에 도움이되나

[축산신문 기자]

오인환 명예교수(건국대학교)


지난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53억4천800만 달러 규모로 5년 전 대비 4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식품업체들의 경쟁이 한몫하였다. 여기에 불을 지핀 것은 FAO가 2019년에 저탄소 축산을 위한 실현가능 행동으로 대체육/단백질을 꼽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와 방식으로 채식의 길을 택한다. 어떤 이는 윤리적 이유에서, 다른 이들은 건강을 이유로, 또 다른 사람들은 환경을 위해,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은 고기를 살 돈이 없어서 채식을 한다.

채식주의의 취약성

사람들이 채식주의자들에게 흔히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이것이다. 동물이 동물을 잡아먹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하지 않는데, 왜 사람이 동물을 먹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주장하는가? 그런데 아무리 강경하게 보일지언정 동물권에 대한 도덕적 논증은 ‘권리’에 대한 것이 아니라 동물의 ‘처우 개선’에 대한 주장일 뿐이다. 또한 동물권 운동가들은 흔히 육식을 노예 제도에 비유하곤 한다. 노예제가 비윤리적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면 그 결과로 사람들은 자유를 얻게 된다. 반면에 육식이 비윤리적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면 가축들은 ‘자유’를 얻는 게 아니라 ‘존재’ 자체가 사라지고 만다.

어찌 됐건 육식의 윤리학은 불가피하게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그 누구도 자신의 관점을 교조적으로 남에게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체험을 통하여 스스로 터득하여야 한다. 고기는 힘의 연료가 된다. 고기를 통해 단백질과 강해지는 데 필요한 영양을 얻는다. 10년간 채식주의자로 살면서 탄수화물로 가득한 점심을 아무리 먹어도 오후가 되면 피로를 느꼈다고 한다. 간밤에 얼마나 많이 잤건 계속 졸렸다. 고기를 다시 먹기 시작한 다음에야 오후에 졸음을 느끼지 않고 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채식주의자와 비건이 더 많은 염증, 두통, 어지러움을 겪는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붉은 고기에 함유된 비타민 B와 철분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심지어 오늘날까지도 고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핵심적인 에너지 공급원으로 남아 있다. “나의 신진대사에는 고기와 계란이 필요하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동물 복지학자인 탬플 그랜딘(Temple Grandin)이 한 말이다.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으면 나는 현기증이 나고 생각하기가 힘들어진다. 비건 식단을 시도해 본 적이 있지만 그랬을 때 내 몸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로부터 기력이 쇠하여지면 원기를 회복하려고, 특히 요즘같은 삼복더위에 보양식을 찾는데 조상들의 지혜가 엿보인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저널리즘대학원 교수인 마이클 폴란(Michael Pollan)은 2007년 출간한 ‘잡식동물의 딜레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채식주의자의 윤리적 명료함을 보면 내 안에서 질투심이 끓어오른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측은한 기분도 든다. 순수한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이란 그런 것이다. 그들의 사고방식은 대체로 현실 부정에 입각해 있고 일종의 오만을 내포하고 있다.”

채식주의로 온실가스는 얼마나 감소하나

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인이 채식주의자가 될 경우 음식 분야만 놓고 보면 개인별 에너지 소비는 16퍼센트 줄어들고 온실가스 배출은 20퍼센트 낮아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체’ 분야 개인별 에너지 소비는 고작 2퍼센트 줄어들 뿐이며 ‘전체’ 온실가스 배출 역시 4퍼센트 감소하는데 그칠뿐이다. 모든 미국인들이 육류 소비를 4분의 1가량 줄인다 한들 온실가스 배출량은 1퍼센트 줄어들 뿐이다. 모든 미국인이 채식주의자가 된다 한들 미국의 탄소 배출량은 고작 5퍼센트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식물 기반 식단은 육류를 포함하는 식단에 비해 저렴하다. 그 결과 사람들은 오히려 생산, 유통, 소비 과정에서 에너지를 사용하는 소비재 등에 돈을 더 많이 쓰게 된다고 연구자들은 지적한다. 이 현상은 흔히 ‘리바운드 효과(rebound effect)’로 알려져 있다. 소비자들이 채식을 하면서 아낀 돈을 소비재에 쓸 경우 그에 따른 소비가 늘어나게 되므로 순 에너지 사용량의 감소는 0.07퍼센트, 순 탄소 배출량은 2퍼센트에 지나지 않는 것은 그래서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식품이나 토지 사용 같은 분야가 아니라 ‘에너지 분야에서 탄소배출 절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 분야가 가장 중요하다. 전기, 수송, 요리, 난방 같은 에너지 분야가 세계 화석 연료 소비의 거의 9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식에서는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있다. 소위 대체육의 맛, 식감, 성분을 동물성 고기와 같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육류에만 포함된 필수아미노산, 그 결합체 등은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음식을 통한 섭취가 필수적이다. 또한 인간의 위는 특별히 엘라스틴을 분해하는 효소를 생산한다. 엘라스틴은 고기 말고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단백질 형태다. 채식으로 가축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양은 미미하다. 앞서 살펴본바로 미국인들이 육류소비를 4분의 1가량 줄이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1퍼센트 감소된다. 미국은 축산의 비중이 우리보다 휠씬 크다. 축산분야의 탄소배출이 1.3퍼센트 밖에 안되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채식에 의한 탄소배출 감소는 거의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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