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민승규 석좌교수(한경대·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는 올해 초 전국에서 한우 고수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인물21명을 모아 한우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 이들의 이름은 ‘우보천리 21’. 이들은 매달 한차례씩 모여 한명씩 그 동안 갈고 닦은 비법을 공개한다. 본지에서는 ‘고수의 비법’이라는 이름으로 이들의 비법을 소개 한다.
“하나하나 목표 달성 성취감…사육 의욕 북돋워”
소, 수동면역 형성…충분한 초유 공급 필수
초유는 송아지 체중의 최소 10% 급여 권장
육성기 조사료 조금씩 자주 줘야 융모 발달
소의 산육 생리를 잘 이해하고 소를 키워야 한다.
소는 초식동물이고, 지금과는 달리 풀을 뜯고, 풀씨들을 먹으며 자랐다. 풀을 뜯어먹으며 자란 소들은 지금처럼 설사를 심하게 앓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다양한 풀과 함께 다양한 미량원소를 섭취하면서 영양적 균형이 맞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핵심적으로 한 가지를 말하자면 비타민이다. 현재 축사 내에서 사육하면서 볏짚을 주로 먹이는 한우의 사육형태로는 비타민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비타민은 비록 미량이기는 하지만 소의 생장에 있어 절대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보충해 줘야 한다.
또한 소는 수동 면역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수동면역이란 성장하면서 필요한 면역을 외부로부터 공급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갓 태어난 송아지의 경우 초유를 통해 필요한 면역을 공급받게 된다. 반드시 초유를 충분히 먹여야 한다. 초유는 분만 첫날 98%가 나오기 때문에 바로 먹여야 하며, 송아지 체중의 최소 10%는 먹이는 것을 권장한다.
초유를 충분히 먹지 못한 송아지는 면역부족으로 허약해질 수 밖에 없고, 설사에 걸릴 확률이 그 만큼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한우는 유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분만을 대비해 초유를 준비해 뒀다가 바로 급여하는 것이 좋다.
태어난 송아지가 젖을 잘 빨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어미소와 송아지가 다른 소의 간섭없이 지낼 수 있도록 분리해 주는 것이 좋다.
계림농장에서는 이런 방법으로 금년에 260마리의 송아지를 생산했고, 이 가운데 설사로 인해 폐사한 개체는 단 한 마리도 없었다.
한우송아지의 생시 체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어미소의 유량도 많아져야 한다. 하지만 아직 많은 개체들이 필요한 만큼의 젖을 생산하지 못한다. 이와 관련한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제각은 반드시 해야 한다. 소에게 있어 뿔은 무기다. 무기를 가지면 사나워지고, 그 만큼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소를 키우는 것은 결국 축주의 관심과 사랑이다.
영양적 균형이 맞는 좋은 밥을 먹고 싶고, 좋은 데서 잠을 자고 싶고, 좋은 물을 마시고 싶어하는 것은 사람이나 소나 다르지 않다.
축주가 얼마나 관심을 갖느냐에 따라 이런 여건들은 달라질 수 있다.
소를 키우며 지키는 나름의 법칙이 있다. 육성기에는 조사료를 조금씩 자주 준다. 한 번에 많이 먹지 못하기 때문에 조사료 섭취량을 늘리고, 융모를 발달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저녁을 너무 늦게 주지 않는다. 소화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태로 위에 남으면 가스가 발생되고, 사고가 생길 수 있다. 소가 사료를 잘 먹고 있느냐를 보는 방법 중 하나는 털 길이를 보면 된다. 조사료를 잘 먹은 소들은 털 길이가 길다. 털 길이와 융모의 길이가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목표를 세우고 소를 키우라’는 것이다.
소를 키운다는 본질은 차이가 없지만 목표를 세우고 이것을 하나씩 달성하는 것은 자신에게 큰 희열을 주며, 한우사육의 의욕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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