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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줌인>한우능력평가대회 대통령상 받은 전남 영암 ‘태호축산’

신념있는 개량·기본에 충실했던 값진 시간들의 결과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제23회 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전남 영암 태호축산의 김용복 대표는 개량에 대한 확고한 신념, 철저한 기록을 바탕으로 한 농장관리, 기본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굳은 의지가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우연한 기회에 한우와 인연을 맺고 시작했지만 기왕 시작한 만큼 후회 없이 해보자는 생각으로 노력한 것이 결국 한우능력평가대회 대통령상이라는 전국 최고의 자리에 까지 오르는 결과를 만들었다.


개량된 소들 질병 사태 대비 우사 세 곳 나눠 관리

음용수 청결·기록관리 철저…좋은 환경 만들기 주력

도태 과감히…개체별 계획교배 능력이 농장 경쟁력


우연한 선택…“후회 없도록” 각오

김 대표는 “한우를 사육한 것은 나의 의지는 아니었다. 아내의 결정으로 시작해 처음에는 다툼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기왕 시작한 만큼 10년 동안은 후회 없이 해보자고 마음을 고쳐먹었다”며 “나중에 혹시 실패를 하더라도 후회를 남기고 싶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큰 상까지 받을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종축개량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 문효식 본부장은 “개체관리에 있어 남다른 관심과 한우에 대한 애정이 대단한 분이다. 주변으로부터 대통령상을 수상할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움에 대한 열정도 크지만, 배운 것을 실천하는 힘 또한 대단하다. 대단한 숨겨진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모두가 알고 있는 기본을 얼마나 얼마나 잘 지키느냐 에서 승부가 난다. 김용복 대표는 기본으로 승부를 걸었다”고 말했다.

번식우사 옆에 있는 관리사의 입구에는 ‘작물은 주인의 발소리에 자라고, 가축은 주인의 손길에 자란다-태호축산’이라는 글귀가 붙어있다. 김 대표가 얼마나 기본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는 한우를 사육하기 시작하면서 매일 같이 이 글귀를 보고 가슴에 새긴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관리사에 글귀를 붙여놓고 수 없이 생각하고, 또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농장에서 보내려했고, 소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고민하고 노력했다”며 “그런 시간들이 모여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개량에 대한 관심과 개량된 개체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태호축산은 총 3군데의 농장으로 구성돼 있다. 혹시 모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나름의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우리 농장의 가장 큰 재산은 개량된 소들이다. 질병 방역을 위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만약의 사태라는 것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우사를 일정거리를 두고 세 곳으로 나눴다. 작업이 조금 번거롭지만 힘들게 개량해 만들어놓은 소들을 한순간에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이 정도의 수고로움은 견딜 만하다”고 말했다.

그에게 농장관리에 있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첫 번째로 개량을 꼽았다.

“농장을 시작하면서부터 개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우리 농장의 소가 300두 정도다. 나는 굳이 500두 이상으로 키워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의 노동력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규모에서 500두 농장에서 올리는 수익을 만들어내면 된다고 생각했고, 그것의 시작은 개량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본, 알기 쉽지만 실천이 어려워”

기본을 알기는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김 대표는 철저히 기본에 충실하고자 했다.

물통을 하루에 세 번씩 청소한다. 주기적으로 수질검사를 실시하면서 음용수를 관리하고 있다. 물은 사료만큼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비육우에게는 하루에 사료를 세 번 준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지만 해보면 안다. 사람은 간혹 배신을 해도, 소는 절대로 배신을 하지 않는다. 내가 소에게 애정을 쏟고 노력하면 반드시 그에 대한 보답을 한다. 그런 믿음이 지금까지 태호축산을 이끌어온 기본 정신”이라고 말했다.

태호축산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이번 대통령상 수상이 결코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관리사의 외벽에는 소의 개체관리를 위해 붙여놓은 기록지들로 가득하다. 문을 열고 내부에 들어가면 또 사방에 이런 저런 메모와 기록들로 도배가 돼 있다. 20여년 이상 한우농장을 운영하면서 나름 개체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강구한 것이다.

축사에 들어 가보면 스탄치온에 현재 사육되고 있는 개체들에 대한 기록들이 쓰여져 있다. 그의 철칙은 기록은 정확해야 하고, 가장 사용하기 편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김 대표는 나름의 기록방식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그 기록은 매우 유용하다.

김 대표의 방식은 투박하면서도 명확하다.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는 방식에서는 자신의 노하우를 찾아간다. 

많은 농가들이 고민하고 있는 정액 문제에 대해서도 나름의 방식을 말한다.

“후보소로 쓸 암송아지가 태어나면 가임암소로 성장하기까지 1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동안 내 소에 맞는 정액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구하지 못할 정액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발정에 임박해 필요한 정액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결국 원하지 않는 정액으로 수정을 하는 것은 농장의 경쟁력을 해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농장에 맞는 최적의 시스템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9개월령까지는 매력한우 OEM사료를 급여하고, 이후부터 출하까지는 팜스코에서 생산하는 TMF사료를 급여한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내 농장에 가장 적합한 사료급여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개량을 통해 등심단면적을 늘리려 했다. 그런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개량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적절한 사양관리 방법을 찾아야 했고, 지금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번 수상축이 인상적인 등심단면적을 기록했지만 우리농장에서 출하한 소들 중에서는 그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경우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저능력 암소 도태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해

한우농장을 운영하면서 지금도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저능력 암소를 도태하는 것이다.

후대축을 출하한 후 성적을 보고 부족하다는 판단이 서면 출하개체의 암소계통을 전부 비육해 도축한다.

그는 “농장 내에 좋은 능력의 암소를 남기고 그렇지 못한 암소들을 줄여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능력이 떨어지는 암소들을 줄여나가야 한다. 좋은 농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겪어야 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많은 농가들이 여러 이유 때문에 이것을 실천하지 못한다”며 “기준을 세워 능력이 암소의 개체별 능력을 평가하고, 기준에 미달되는 암소는 과감하게 줄여나가는 것이 태호축산의 철칙이다. 어떤 사람들은 지금 같은 시기에 바보 같은 행동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소 값이 좋은 지금이 개량을 위한 도태를 하기에 더 없이 좋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효식 본부장은 “개량의 기본은 선발과 도태다. 그중에서도 도태가 좀 더 어렵다. 눈앞의 욕심을 버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시야로 내 농장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후대검정을 통해 암소의 능력을 판단하고, 저능력의 계통을 줄여 나가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종축개량협회는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용복 대표에게 지난 10월 26일 한우개량명인 현판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김병숙 한우개량부장은 “개량에 대해 남다른 신념을 갖고 노력하신 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장에 와서 보고들으니 그런 이야기가 뜬 소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며 “앞으로 더욱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태호축산과 김용복 대표의 가족들이 되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용복 대표는 “우리 농장은 평균 출하월령이 27개월령이다. 그럼에도 도체중은 평균 500kg을 넘는다. 등심단면적으로 120㎠정도가 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좋은 암소를 육성해 좋은 송아지를 만들고, 이 송아지들은 육성단계에서 잘 키우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또한 기본이지만 이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모범이 되는 농가로서 책임을 다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농장에서 같이 일하고 있는 아들이 또 한번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해 대를 이어 상을 받는 첫 번째 농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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