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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종돈 산자수 개량, 무엇이 문제인가?

  • 등록 2020.10.28 10:37:16


김성훈 대표(피그진코리아)


세계적으로 산자수는 오래전부터 주요 경제형질로 개량해 왔지만, 유전력이 낮고 선발할 때 자신의 성적이 없는 등 개량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지만, 1990대말 PMWS 등으로 자돈의 폐사율이 높아지면서 동일한 조건이라면 산자수가 많은 것이 농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아래 적극적으로 산자수를 개량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연간 개량량이 0.05~0.1두 정도였으나 2000년 전후에는 0.3두씩 개량되어 최근에는 주요 다국적 종돈회사의 산자수는 17두를 넘어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GSP와 돼지개량네트워크 등을 통해서 산자수를 집중적으로 개량해서 최근 GSP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 종돈장의 번식성적이 많이 향상되었다.

산자수가 증가하면 농장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많이 낳고 많이 죽이느니 차라리 적당하게 낳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산자수가 증가했는데 출하두수가 변하지 않았다면 사육하는 중간에 사료를 어느 정도 먹은 돼지가 폐사한다는 이야기이므로 농장의 입장에서는 더 큰 손해이다.

산자수가 증가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과 산자수로 인한 문제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실제는 다른 것에 대해서 간단하게 짚어보기로 한다.


포유모돈 체평점 악화

산자수가 증가하면서 포유모돈의 상태가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임신초기에 사료를 증량해서 자돈의 균일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적당히 마르는 것이 좋지만, 모돈이 너무 마르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돈사 시설이 허락하는 한 이유일령을 최대한 28일까지 늘리는 것이 경제성이 있는데, 포유자돈이 증가할 경우 포유기간이 증가하면 모돈의 상태가 악화되기 때문에 산자수가 적을 때에 비해서 빠른 일령에 이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산성모돈을 위한 포유돈사료이다. 농장에서 포유모돈에 충분한 사료를 공급하기 위해서 돈사환경을 관리하고 급여횟수를 늘이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는 별개로, 영양전문가들은 산자수가 증가된 모돈에 맞는 포유돈 사료를 개발해야 한다. 우리나라 환경을 감안한 다산성모돈을 위한 포유돈사료가 개발되지 않는 한 다산성 포유모돈의 체평점악화는 막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돈·비육 육성률 저하

산자수가 증가해 이유두수가 증가하면 자돈사의 규모가 충분하게 확보되지 않은 경우 밀사가 야기된다. 일정 규모의 돈사에 적정두수보다 더 많은 자돈을 수용하게 되면 성장이 지연되고, 폐사가 증가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증가된 이유두수를 위한 공간의 확보가 어려울 경우 농장의 모돈규모를 줄이는 것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덴마크와 우리나라는 모돈 규모가 비슷하지만 연간 출하두수는 덴마크의 2천500만두에 비해 우리는 1천800만두로 차이가 많다. 우리농장도 모돈 100두로 1천800두 출하하는 것보다 모돈 90두로 연간 1천800두 이상 출하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돼지고기 품질저하

산자수와 돼지고기 맛은 동시에 개량할 수 없는 형질이다. 산자수가 증가하면 육질이 저하되고 육질을 개량하면 산자수가 저하된다. 돼지고기 맛도 좋고 산자수도 많은 품종이 있었다면 전 세계가 하나의 품종으로 통일되었을 것이다. 조물주의 배려(?)로 산자수가 많은 모계품종과 돼지고기 품질이 우수한 부계통으로 나누어서 개량하는 이유이다. 산자수도 매우 높고 돼지고기 맛도 아주 좋으며 경제적인 종돈은 없다.

다산성 모돈을 도입한 이후 우리농장의 육질에 문제가 생겼다면 원인을 좀 더 자세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가 사육하고 있는 다산성모돈은 주로 유럽에서 개량된 종돈이다. 유럽의 식문화와 우리의 그것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돼지고기 품질이 아쉬울 수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육가공업체 포함)가 원하는 돼지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종 교배되는 수퇘지 선정에 좀 더 많은 고민을 해야하고, 다산성 모돈이 생산하는 자돈의 육성·비육에 최적화된 사료의 개발과 활용이 시급하다.


모돈 갱신율 증가

다산성 모돈의 연산성이 떨어져서 모돈 갱신율이 증가한다는 평가도 있지만, 연구에 의하면 번식장애와 지제이상이 모돈도태의 5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서 다산성으로 인한 종돈 자체의 유전적인 문제로 도태되는 비율이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자수가 많아져서 자돈의 폐사율이 증가하고 모돈의 상태가 악화되어 모돈 교체율이 증가한다면, 그리고 다산성모돈 때문에 육질이 나빠진다면 굳이 다산성모돈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 그냥 적당히 낳아서 적당히 출하하면 될 것이다. 산자수의 증가를 농장의 위험요소라기 보다는 기회요인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리농장에서 산자수가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정확히(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러한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증가된 산자수를 수익증가로 연결시키는 것이 우리농장의 살길이다.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면 같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다산성모돈이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면, 종돈회사는 좀 더 우리나라 현실에 맞도록 강건성(robustness)을 개량하고, 사료회사는 현실개선에 필요한 포유모돈 사료를 개발하고, 농장에서는 증가된 산자수에 따른 경영과 사양관리 방법을 점검하는 등 증가된 산자수가 우리의 기회로 다가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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