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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냄새관리 매뉴얼의 중요성

  • 등록 2019.09.20 09:36:19


이 명 지 대표((주)안씨젠)


관능평가 객관성 ‘글쎄’
어떤 냄새가 악취인지 향기인지를 칼로 베듯 명확하게 나눌 수는 없다. 같은 냄새라도 농도와 개인의 경험에 따라 향기가 되기도 하고, 악취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방귀벌레 냄새의 원인은 헥산알인데, 이 헥산알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향료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좋은 냄새, 향기라 불리는 장미를 예로 들어보자.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합성향수의 문제가 보고되어, 이를 규명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환경보건학과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에서는 합성향이 천연향보다 2~3배나 독성이 강하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이 결과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합성 향수 독성문제와 함께, 우리가 보편적으로 “좋다.”, “향기롭다.”라고 느끼는 천연 장미향에도 독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독성이 있지만, 예쁜 장미라는 좋은  인식과 향이 좋게 각인되어, 부정적인 이미지는 나타나지 않는 경우다.
같은 냄새라도 누군가의 관능평가는 객관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오해 부르는 해결방법
축산업을 포함한 모든 산업계에서 냄새 제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궁극의 판단이 사람의 코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냄새를 맡는 사람의 성향이나 신체 상황 등에 따라 그 판단이 달라진다. 배가 고플 때 맛있게 느껴지던 음식 냄새가 속이 좋지 않을 때는 역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어떤 이에게는 익숙하고 친근한 냄새가 다른 사람에게는 참기 어려운 악취일 수 있는 것처럼, 어떤 냄새가 악취인지 향기인지를 칼로 나누듯 명확하게 나눌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생활하는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냄새도 복잡해지고, 그에 따라 탈취제나 해결방법도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청결 유지와 환기 등 자연적인 방법을 이용한 실내 냄새 제거가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자연적인 해결방법은 다른 문제를 생산했다. 감각공해 즉 악취로 표현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재생산했다.


유럽의 사례 참고를
현장에서 만나는 노부부는 과거보다 어려운 민원고충을 얘기한다. 과거보다 엄격하고 점점 더 어려운 문제가 되어가는 현실문제. 그러면 종종 이렇게 얘기하곤 한다. 누구나 ‘사고의 기준(Frame of Reference)’을 갖고 있다. 자기 행동의 옳고 그름의 판단. 사회규범이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을 얘기하는 것이다. 자연적 해결방법에서 발생된 문제가 아니라, 민원고충이 발생하기 전 잠정민원인과의 관개개선, 모니터링, 적극적인 대처보다 앞선 기록, 정보데이터화와 적극적인 공유를 권한다. 민원문제의 해결은 남의 사고기준과 내 사고기준의 접점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혹여 민원이 발생하더라도 이런 자료는 충분한 가치로 빛을 발할 것이다. 결국 엄청난 첨단 시설 없이도 자연적인 해결방법으로 관리를 하면서도 좋은 평가를 듣게 사업장을 많이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지난해 중국에서 ASF가 걷잡을 수 없는 전파속도로 확산될 때 중국정부의 초청을 받아 한국 양돈농가에서의 바람직한 청소방법과 청결유지방법으로 세미나발표를 한 적이 있다. 당시에 동유럽과 서유럽의 전파속도의 차이점으로 바람직한 소독방법을 설명했다. 유럽시장에서 자연친화적이고 뛰어난 효과로 눈부시게 발전하는 세척제시장을 참고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했고, 많은 호응을 얻었다.
우리가 할 수 없이 인공 탈취제를 사용하더라도 자연 친화적이고 가축과 인체에 무해한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축산인들도 바람직한 사고의 기준이 성립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지난 몇 년 동안 뜨겁게 경험한 악취문제에서 우리는 무엇이 남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한 축산업과 긍정 이미지를 가꾸기 위한 노력은 계속 돼야 한다.
 
위기탈출 시작은
1993년 6월 10일 미국 워싱턴 주에서 어떤 노부부는 개봉되지 않은 다이어트 펩시콜라 캔 속에 주사바늘이 발견됐다. 언론을 통해 미국 전역에 보도됐다. 첫 신고 후 3일째는 클리브랜드, 뉴올리언즈에서, 곧 미국 전역으로 주사기 발견 사례가 확산되자 CNN을 비롯해 미국 언론들은 이를 경쟁적으로 다뤘다. 이 과정에서 허위 신고도 속출했다. 생산과정상 주사기가 들어갈 수 없음을 알리는 비디오를 자체 제작해 미국 전역의 TV방송국에 보냈다. 이 영상물은 3억 명 이상의 누적 시청자가 지켜봤다. 협력업체와 제조 현장에 있는 직원들에게 일 2회 지침이 전달됐다. 그리고 그 다음날 사건이 반전됐다. 한 편의점에 설치된 CCTV를 통해 한 사람이 임의로 주사기를 넣는 모습이 촬영됐다. 경찰이 범인을 체포한 뒤 펩시의 잘못이 아니라는 정부의 공식발표가 나왔다. 펩시는 이후 “위기가 종결됐다”는 취지의 광고를 대대적으로 게재했다. 또 이러한 위기 극복이 소비자의 신뢰덕분이라는 의미로 ‘소비자를 위한 이벤트(Thanks America)’를 진행했다. 또 할인 행사를 한 달간 시행했다. 소비자 문의나 불만사항을 처리하는 직통 안내번호도 광고를 통해 전달했다. 캠페인 이후 실시한 기업 이미지 조사에서 소비자의 75%가 ‘펩시가 더욱 좋아졌다’고 응답했다. 빠른 초기 대응이다. CEO가 위기에 숨지 않고 소식을 접한 날 바로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며 진두지휘했다. 필자가 보는 펩시의 문제해결원인은 무엇보다 ‘주사기 소동’이 발생되기 이전부터 10년 가까이 위기관리 매뉴얼을 업데이트한 것이다. 문제의 발생 순간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 구성원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년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낸다. 냄새문제는 늘 뜨겁다. 누구나 알 듯 나쁜 냄새를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원인이 되는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조합이다. 위기가 우리에게 주는 기회란 무엇일까? 조직의 ‘준거틀’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바로 그 순간이 위기탈출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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