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최근 (주)하림(대표 박길연)이 소속 농가의 2017년 평균 사육소득이 1억9천100만원에 진입, 연내 농가 수익 2억원을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30년 상생경영의 결실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실제 하림과 20여년간 함께하며 육계를 사육하고 있는 대지농장 이광택 대표, 하림농가협의회장을 찾아 얘기를 들어 봤다.
고정판로 확보로 사육만 전념…소득 안정
소작농? 기우…아들에게 농장 대물림 준비
“1994년 하림과 계약을 시작으로 육계업에 뛰어 들었죠. 하림은 제가 닭 키우는 것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준 최고의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하림과 계약사육을 하는 것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광택 회장이 답한 말이다.
이광택 회장은 24년전 10여년간 몸담았던 우체국을 뒤로하고 육계업에 뛰어 들어 현재 전북 진안군 정천면에서 11만수 규모의 ‘대지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육계 사육을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하림과 계약사육을 하고 있는 산증인이다.
이 회장은 “육계사육을 처음 시작할 당시 우리나라의 계열화사업은 안정적이지 못해 주위 사람들의 걱정이 컸다. 계약사육이 결국 소작농 형태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많았던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기우였으며 현재 농가는 사육만 전담하고 회사는 가공, 유통 등을 맡아 서로 전문성을 갖고 상생하는 파트너로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육계사육은 특성상 짧은 기간에 닭을 키워 공급하는 만큼 고정적인 판로 확보가 최우선돼야 한다는 것. 계열화사업 등장과 함께 육계농가가 소득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 했다.
이 회장은 “물론 항상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초창기 하림도 자리를 잡지 못해 사육비를 어음으로 받는 등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서로 믿고 신뢰하며 사육에만 전념했다”며 “이는 다른 회사들과는 달리 하림이 인간적인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회장은 하림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 하기 위해 발전하고 있는 만큼 계약사육농가의 미래역시 밝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연유로 3년 전 둘째 아들(이상규 씨·45세)을 치기공사를 그만두게 하고 농장으로 불러들였다.
이 회장은 “멀쩡한 직장을 다니며 자리잡고 있는 아들을 농장으로 불러들인 것만 봐도 육계사육이 비전이 있다는 증거 아닌가”라며 “아직도 일각에서 계약사육을 ‘소작농’, ‘노예계약’ 등으로 폄하하는 얘기가 있는데, 세상 어느 아버지가 아들을 노예로 전락 시키겠는가”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하림과 같은 목표로 한 방향을 바라보며 걸어갈 것이라는 이 회장. 물론 보다 좋은 계약조건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열업체가 나타난다면 생각을 다시 해 볼 수도 있다는 농담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