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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4차 산업혁명과 축산

  • 등록 2017.08.16 11:30:14


이무하 명예교수(서울대)


온 나라가 제4차 산업혁명 이야기로 도배를 하고 정부는 해당 위원회까지 만들었다. 도대체 세상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메리 케이 애쉬(Mary Kay Ash)는 세상에 4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했다: 세상에서 일이 일어나게 만드는 사람, 세상에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궁금해 하는 사람,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전혀 모르는 사람. 국내 농업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네 번째에 속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농민들은 세상일에 초연한 사람들인 것 같다. 도대체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모르고 사는 사람들 같다. 이제껏 그들은 무조건 자기 것만 주장하고 자기 이익만 챙기려고 떼를 쓰면 나라는 다 알아서 해줘야 하는 것처럼 행동해왔다. 또한 정치인들은 자기 표를 위해 그들의 요구를 들어 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아스팔트 농업이라는 자조적 농담도 들렸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변하게 내버려 둘 것이 아니고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인류의 발전 역사를 볼 때,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이 세상을 바꿨다. 산업혁명은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류하여 1차, 2차, 3차로 세분화한다. 1차 혁명은 물과 증기를 이용한 생산의 기계화, 2차 혁명은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 3차 혁명은 전자와 정보화 기술을 이용한 생산의 자동화. 요사이 회자되는 제4차 산업혁명은, 과거 1,2, 및 3차 산업혁명은 주로 생산에 관련 된 것이었지만, 생산 공정에 관한 것이다. 생산 공정에 물리적, 생물적 및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기술을 도입하는 형태이다. 과거가 대량생산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주문형 대량생산을 특징으로 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대량생산은 동일한 물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이지만 주문형 대량생산은 개별 소비자의 요구조건을 만족시키면서 대량생산공정을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모든 산업에서 속도, 범위, 시스템이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사물 인터넷(IoT), 빅테이터(Big data)와 인공지능(AI)이 4차 산업혁명의 주된 내용으로 알려지고 스마트 기술의 도입을 당연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에 의해 야기되는 변화의 깊이와 폭이 모든 산업 분야에서 생산, 경영, 조직에 관련한 전 시스템에서의 변환을 주도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정부에 의존하던 한국농업도 이제는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국내 농업의 시스템과 기술적 데이터의 축적이 부실한 것은 우리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만큼 시스템 변화 없이 융합기술만 도입한다고 미래 시대를 살아갈 수 있을 가는 의문시 된다.
제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수혜자는 소비자일 것이라고 주장된다. 왜냐하면 개인 생활의 효율과 즐거움을 제고시켜주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들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기술시대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이기 때문이다. 소위 공유경제의 시대를 열어주고 일상생활에서 대부분의 일을 디지털로 처리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공급자의 측면에서는 기술혁신이 수송 및 통신비용을 절감해 주고, 생산성 및 효율성의 개선, 물류 및 국제 공급 사슬이 훨씬 효과적이 됨에 따라 무역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본다. 이러한 결과는 새로운 시장의 확대 및 경제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것들은 국내적으로 그리고 수출을 하는 산업의 경우에는 매우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러나 국내 농업에는 위기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값싼 외국 농축산물은 더 좋은 품질로 더욱 저렴하게 국내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축산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여 경쟁력을 갖출 충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농업분야에서 거론되는 정밀농업은 4차 산업혁명에서 거론되는 스마트팜의 초보단계로서 축산에서 활용할만한 시스템이다. 국내 축산은 그동안 축적된 충분한 데이터가 있으므로 농업의 그 어느 분야보다 유리하다 할 것이다. 축적된 생산기술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축산은 디지털 시대에 실시간으로 획득이 가능한 기후 및 시장정보를 활용하면 한국 농업의 미래를 열어줄 것이다. 당면하고 있는 질병문제와 환경오염 문제 같은 것들은 스마트팜 기술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해결되리라 생각한다. 질병문제는 축산인들의 사고방식도 문제이지만 국가 방역 시스템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새로운 융합기술을 도입하여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오염 문제는 생산 시스템의 개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이제껏 항상 패배주의에 매몰되어 정부가 대책을 세워주기를 요구하는 행태를 보여 왔던 한국농업도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회를 최대한 유리하게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토지, 물과 에너지, 생태계와 생물종다양성은 모두 서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농업은 그 중심에서 이들을 총체적으로 이끌어 나갈 태세를 갖춰야 한다. 아울러 농식품시스템에 관련되어 있는 모든 사회경제적 이해당사자들과 지역 공동체의 생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농업이 되어야 한다. 우리 농업은 녹색혁명(쌀 증산), 백색혁명(온실재배)시대를 거쳐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왔다. 다가올 농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학자들은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하는 이야기를 하고 일부 소비자들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상황에서는 지속가능한 농식품 시스템을 실현하기 위한 혁신을 상품, 기술, 공정 및 비즈니스에서 이룩해야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국내 축산인들은 국민들을 한 단계 더 높이 만족시킬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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